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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시즌 진정한 '최강 삼성' 으로 거듭날까?

기사입력 2005.05.26 00:28 / 기사수정 2005.05.26 00:28

서민석 기자


- 공수에 있어 최고의 짜임새를 보이고 있는 삼성. 하지만 약점은있다.


시즌 전 삼성을 제외한 7개 구단 감독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다.

"올 시즌 삼성의 경우 '특강' 일 수 밖에 없다. 결국 페넌트레이스는 삼성이라는 '공공의 적' 은 놔두고, 나머지팀 간의 물고 물리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일단 지금 봐선 시즌 전 전문가 - 감독들의 예상대로 삼성이 타 팀 보다 '한 수 위' 기량을 앞세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비록 두산이 두 게임차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노장위주로 구성된 팀의 특징상 여름으로 가면 갈 수록 더 불리하단 점을 감안했을 때, 삼성의 질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런 전력적인 우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삼성의 전력에 대해서 '최강' 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혹자는 2002년 이후 3년만의 한국시리즈 재패에 회의적인 시각 역시 많은 듯 하다. 그러면, 지금 삼성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 그리고 약점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첫째, '박한이-심정수-양준혁-김한수' 로 이어지는 막강한 공격력

5월 25일 현재 팀 타율 1위(0.288)와 8개 구단중 유일하게 400안타 이상(405안타)을 쳤고, 215타점으로 타점에서도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타선은 다른 팀 투수들의 공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비록 예상외로 홈런이 39개로 55개의 현대. 46개의 한화. 40개의 기아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이 말은 다르게 보면 홈런 위주로 풀어가던 공격방식이 이제는 연타와 짜임새 있는 공격력으로 풀어나고 있다는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또한 타격 20걸 중 심정수(0.329), 4위 진갑용(0.324), 10위 박한이(0.315) 등과 장외 타격왕 김한수(104타수 37안타 0.356)등이 이끄는 타선은 믿음직스럽다. 

특히 1998년 데뷔 첫 해 정교한 타격(타율 0.300)과 빠른 발로 유망주로 꼽혔다가 그 해 엘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수비 중 담장에 부딪혀 왼쪽 다리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당했던 강동우가 다시 올시즌 재기에 나서 박한이가 부진한 사이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톱타자 자리를 꿰찼다. 지난 20일에는 유격수 박진만이 복귀하면서 다소 활용에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1995년 데뷔 이후 '유망주'에만 머물던 김재걸 역시 0.298의 타격과 깔끔한 수비. 그리고 뺴어난 작전수행능력과 주루플레이등을 앞세워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둘째, 확실한 원-투 펀치와 완벽한 뒷문지기

아무리 타선이 좋아도, 타선이 9점을 뽑아도, 투수들이 10점을 내주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는 법. 삼성의 올 시즌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역시 든든한 투수력이다.

김응용 감독 밑에서도 그저 '공만 좋은 새가슴 투수' 로 인식되던 배영수 선수가 작년 선동렬 투수코치 지도하에 심리적-정신적인 면을 고치면서 괄목할만한 성장를 거두며, 작년 17승 2패 2.61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특히 4차전 10이닝 1볼넷 무안타 무실점 노히트 노런은 대단했다)에서 맹활약으로 팀을 이끌더니 올 시즌은 한 술 더 떠서 방어율 1.51에 비록 승운이 따르지 않아 6승(3패)밖에 거두지를 못했지만, 상대 타선이 1회 주자가 나가면 미련없이 번트(?)를 댈 정도로 한 경기 3점 뽑기가 힘든 말 그대로 '에이스' 로 거듭났다.

또한 이외에 바르가스-해크먼-임창용-전병호 등의 선발진은 바르가스 이외엔 그렇게 압도할만한  구위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특히나 4승 3패 방어율 5.23인 임창용의 부진이 너무 뼈아프다) 일단 상대팀 선발진과 비교해 봤었을 때 '비교 우위' 를 점하고 있음에 틀림 없다.

여기에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한 오승환(33.2이닝 2승 2세이브 2홀드 34삼진 방어율 1.87)을 중심으로 김진웅 - 박성훈 - 강영식 등이 활약하고 있는 선발진과 방어율 0을 자랑하는 마무리 권오준(17.2이닝 1승 10세이브  25삼진)의 뒷문 역시 든든하다.


셋째, 태양(SUN)의 존재


위에서 언급한 공-수의 안정감 외에도 역시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은 태양. 선동렬 감독의 존재다.

한-일에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마치고, 지난 해 삼성 투수코치로 부임한 그는 권혁 - 권오준 이라는 무명투수를 키워내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더니 올 시즌은 배영수 - 권오준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신인 오승환을 발굴하는 등 투수력을 강화시킴은 물론 타선에 있어서도 과거 홈런 위주의 기복이 심한 공격에서 과감한 작전과 주루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인지시키며, 과거 삼성답지 않은(?)  팀 칼라를 입히는데 어느정도 성공하는 듯 하다.

그리고, 이름 값 보다는 실력위주의 선수 기용은 1.5군 정도의 선수들에게도 '나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는 자신감과 동기를 부여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잃으키는 것 역시 그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삼성의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 이란 없다.

그렇지만, 이렇듯 완벽해 보이는 삼성에도 문제점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막상은 승승장구하는 팀의 모습에 가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여름을 지나 시즌 후반. 그리고, 포스트 시즌이 다가오면 또 다시 재발할지 모르는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 발은 여전히 느리다

사실 홈런. 안타 등의 눈에 보이는 기록적인 면 말고,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도루다.

삼성은 25일 현재 팀 도루 28개로 54개의 LG. 33개의 기아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언뜻 봐서는 그리 큰 문제가 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도루가 주로 대주자로 나오는 강명구가 6개. 대수비로 자주 나오는 조동찬이 4개. 노장 양준혁이 4개인 것 이외엔 톱타자 강동우가 3개. 박한이가 2개를 달리는 등. 주전중에 소위 말하는 '발 빠른' 선수가 없다.

"아니 도루 적은게 뭐가 어때서?", "그까이꺼 그냥 홈런으로 점수 내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루나. 빠른 주자는 눈에 보이는 기록 이외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대 전준호나 롯데 정수근.  LG 박용택-클리어 같은 선수들이 누상에 나가면, 투수의 신경을 분산시켜 실투를 유발하기도 하고, 내야진을 흔드는 등 팀을 작은 부분에서 부터 흔드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루나 발 빠른 주자가 나갔다는 것 자체가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물론 강명구와 같은 발 빠른 선수가 당장에 주전을 꿰차면 좋겠지만, 당장에는 그럴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은 주자로 나갈 경우 좀더 과감한 도루시도라든지 주루 플레이가 요구된다. 그런면에서 주루 센스에 있어선 최고였던 김재걸이 박진만의 복귀로 운신의 폭이 줄어든 점은 매우 아쉬운 점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과연 용병 투수를 믿어도 될까??


스캇 베이커-호세 파라-갈베스-호지스.

이 투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렇다. 전통적으로 투수력이 약했던 삼성이 영입했었던 용병 투수들 이었고, 정규시즌에서는 어느정도 제 몫을 해주었던 투수들 이었다.

그러나 이 투수들은 정작 중요한 게임에 가서는 불을 지르기 일수였다. 베이커의 경우 정규시즌에선 15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맞상대였던 LG가 좌타위주의 타선임을 감안했을 때 막아줄 유일한 선수라고 생각했으나, 당시 LG용병 주니어 펠릭스에게 결정적인 3점홈런등을 허용하는등.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가로막았고, 파라역시 빼어난 구위에 비해 들쭉날쭉한 제구력 때문에 마무리로 올라오면 항상 삼성팬이나 코칭스테프을 조마조마하게 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결정판은 2001년 영입 되었던 갈베스였다.

일본 요미우리등에서도 뛰었던 갈베스는 5월에 입단해서 3개월만에 10승을 거둘때만해도 구세주였다. 하지만, 왠걸.  가장 중요했던 한국시리즈 1-4차전에 등판한 그는 6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10실점을 했다. 직구 스피드가140km를 넘지 못하는 등 에이스의 위용은 간 데 없었다. 말 그대로 '삼류 투수였다' 특히나, 2001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8:2로 이기던 경기를 3회 12점을 내주는등 18:11로 패한 경기에서도 갈베스는 무력했다. 결국 그의 추락은 삼성 마운드의 붕괴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토록 삼성과 용병투수와의 궁합은 그 동안 맞지 않아왔다. 그렇지만, 올 시즌은 해크먼은 비록 4/5일 승리이후 승리의 맛을 못 보는등 부진하지만, 바르가스는 3.04의 방어율에 7승 2패로 배영수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과연 그는 큰 경기에서 '용병' 의 역할을 해줄 것인가. 이 또한 삼성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셋째, 큰 게임에 약한 팀의 근성

이것 역시 삼성의 큰 문제점 중에 하나다. 평범한 경기. 고만고만한 상대와의 경기에선 잘 드러나지 않지만, 큰 경기. 그리고 근성있는 팀과의 경기에선 상대적으로 그런 모습이 많이 드러나는 것이 문제다.

2002년 LG를 상대로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것또한 준플레이 오프-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LG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그다지 '투혼' 이라든지 '근성'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한방' 에 의한 승리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삼성과 '근성' 이란 단어는 왠지 맞아보이질 않는다.

축구나 배구에선 삼성이 재력을 앞세워 우수한 선수를 영입해서 우승을 밥먹듯 하지만, 농구나 야구에선 그러질 못하는 것은 농구야 '셀러리 캡'등의 제도 때문이라고 하지만, 야구라는 스포츠는 1-2명의 스타선수가 영입 되었다고 해서 바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 뿐더러 '멘탈'  이라는 경기 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삼성이 '우승 0순위' 라는 주변 평가에 걸맞는 성적을 거두며, 여유있게 우승을 거둘지. 아니면, 늘 그래왔던 것 처럼 명승부의 희생자가 될지. 올시즌 롯데와 두산의 돌풍등과 더불어 올 시즌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듯 하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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