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4 23:15 / 기사수정 2009.03.04 23:15
[엑스포츠뉴스=곽도원 기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이 그렇듯 축구판의 순위도 자본의 힘에 의해 굴러간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당장 작년 리그 테이블만 봐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지원하는 팀들이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는 모습은 오히려 당연스러웠고 비인기 지방 클럽들의 경기에는 텅 빈 운동장만이 선수들을 반기고 있었다. 바로 자본의 힘이다.
대부분 알다시피 지방의 클럽팀들은 굴지의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수도권 빅 클럽팀들과 비교해서 머니 파워에 매번 밀릴 수밖에 없다. 언제나 이런 빅 클럽들은 대형 스타들의 영입을 주도했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곤 했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지방 팀들에게는 가뭄에 콩 나듯 어렵게 키워낸 재목을 쉽게 넘겨줘 버려야 하는 현실이 힘의 논리에 의해 정당화된 것이다. 결국, 지방 클럽팀들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는 잠시나마 해결될지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허약한 수익구조는 금세 팀 재정을 다시 바닥으로 만들어버린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한 팀의 스타가 되어야 할 주축선수들을 빅 클럽에 잃는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백은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지방 클럽팀의 성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팀의 스타를 잃음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중동원에도 실패하게 된다. 말 그대로 부익부 빈익빈이다.
스타의 중요성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기도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선수를 실제로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팬들은 언제나 자신의 팀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영입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면서 때로는 종종 겉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작년 시즌이 시작하기 전, 모 지방 클럽팀이 이적시장에 참고하기 위해 팬들을 대상으로 영입을 원하는 선수 설문조사를 했더니 박지성이 나오더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팬들이 "박지성의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오퍼를 넣어 달라."라는 뜻이라기보다 "우리 팀에도 스타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뜻의 왜곡된 표현이다. 결국, 팬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스타선수를 영입하거나 혹은 만들어내지 못하면 팬들의 흥미도 잃게 된다는 사실이다.
한 팀에서 스타선수의 존재는 비단 성적뿐만 아닌 상상 이상의 더 큰 효과를 가진다. 그 예로 작년 부산 아이파크는 황선홍과 안정환이라는 두 스타를 감독과 선수로 영입하면서 얻은 효과들이다. 야구 도시라 불리는 부산에서 부산 아이파크는 두 스타를 이용해 축구장과 야구장을 오가는 이른바 크로스마케팅을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축구와 야구의 공존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스타와 이슈를 만들자
지방 팀들이 팬들이 원하는 스타급 선수들을 살 수 없다면 스타를 만들어 내는데 더 많은 투자와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또한, 성적이 관중동원의 절대적인 답은 아닌 만큼 눈앞의 성적보다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통한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얼마 전 군에 입대한 부산 센터백 배효성이 상무에서 공격수로 부활하는 정도의 이슈메이킹은 필요 없겠지만(상무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다.) 팬을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실험과 재미가 있는 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 예로 대구는 작년 시즌 전만 하더라도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으나 막상 리그가 진행되자 다양한 전술적 실험과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축구로 K-리그 팬들 사이에서 큰 이슈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비록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대구는 이근호를 완전한 국가대표 주전으로 키워내면서 타 팀들과는 차별되는 특색을 가진 팀이 될 수 있었다. 결국, 대구가 어려움을 겪는 지방 클럽 팀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다른 팀과 차별성을 두는 것, 즉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실험정신이 팬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사진=불경기를 이겨낼 수 있는 지방팀의 대책은 '스타'다(C)엑스포츠뉴스 DB, 하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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