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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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포' 떼고 상승세…SK의 '불가사의한 힘'

기사입력 2009.03.02 05:12 / 기사수정 2009.03.02 05:12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방성윤의 부상과 테런스 섀넌 퇴출로 위기에 몰렸던 서울 SK가 기적 같은 경기력 상승으로 6강 진출을 향한 희망을 피워 올리고 있다.

SK는 지난 25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주포 방성윤이 무릎 부상을 입는 악재를 맞았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벼랑 끝에 몰린 팀 사정상 단 몇 경기의 결장이라도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여기에 27일에는 ‘대마초 파동’에 휘말린 외국인 선수 테런스 섀넌에 대해 눈물을 머금고 퇴출을 결정했다.

방성윤은 후반기 들어 컨디션 저하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섀넌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줄곧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맹활약을 펼쳤던 섀넌의 공백은 엄청난 타격이었다. 일부에서 제기된 ‘SK의 6강 탈락은 확정적’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무리는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방성윤과 섀넌의 ‘차포’를 떼고 치른 2경기에서 SK는 모두 승리하며 오히려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8연승의 맹위를 떨치던 난적 인천 전자랜드까지 격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주축 선수의 공백이 남은 선수들에게 자극제라도 된 것일까?

SK의 이런 상승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전반기 막판에도 디앤젤로 콜린스를 퇴출시키고 섀넌 한 명만으로 버티던 상황에서 오히려 연승을 달려 모두를 놀라게 한 기억이 있다. 오히려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빠져야 팀이 잘 되는, ‘불가사의한 힘’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연승에서 선봉장에 선 선수는 바로 김민수다. 김민수는 지난 2경기에서 모두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면서 공격력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외국인 선수나 서장훈을 상대로 개인 최다인 31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가 빠지고 공격력 부담이 가중되니 오히려 감춰졌던 기량이 최고조로 발휘되고 있다.

그레고리 스팀스마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스팀스마는 2경기 동안 평균 22득점에 14리바운드, 5.5개의 블록으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본래 수비형 센터로 공격력 부재가 약점으로 지목됐던 스팀스마는 지난 이틀 동안은 수비형 센터가 아니었다. 능수능란한 골밑 공격과 중거리슛까지 선보이며 공수를 겸비한 ‘완성형 센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2년차 야전 사령관 김태술과 김기만, 이상준 등 벤치 멤버들의 분전도 돋보였다. 김태술은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트리플더블급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주도했고, 벤치 멤버들 역시 투지 넘치는 수비와 천금 같은 외곽슛으로 팀 플레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물론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SK의 이 상승세가 단순히 우연이나 운에 의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콜린스의 퇴출 이후에도 김진 감독은 “선수들이 위기 상황에 자극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는 말을 수차례 했고, 실제로 출장 기회를 더 많이 보장받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이에 화답했다.

아직도 공동 5위와는 2.5게임 차.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논하기에는 다소 이른 상황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SK 선수들의 마음속에 있던 ‘낙담’이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와 함께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로 바뀐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명석 기자]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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