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윤택 극단 연희단거리패 전 감독을 향한 성추행 폭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실명 공개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윤택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중이다.
논란은 지난 14일 시작됐다.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페이스북에 #Metoo(#미투', 나도 당했다)라고 적으며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김수희는 "10년도 전의 일이다"라며 지방 공연 당시 머물렀던 여관방에서 이윤택이 자신을 불렀고,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 나는 손을 뺐다. 그리고 그에게 '더는 못하겠습니다'란 말을 꺼냈다. 그의 방에 들어와 처음 했던 말이었던 것 같다. 나는 방을 나왔고 지방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밀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도 한두 편의 작업을 더 하고 극단을 나왔다. 정해진 일정이었고 갑자기 빠질 수 없어서였다"고 남겼다.
또 "그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고 말하며 고민 끝 폭로에 나선 이유를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김수희가 이윤택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당 인물이 이윤택이라는 내용이 급격히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이윤택은 SNS를 통해 "지난날을 반성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전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성의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이윤택은 19일 오전 종로의 한 스튜디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성폭행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화만 더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이윤택은 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지만, "성폭행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해 원성을 자아냈다.
같은 날 배우 이승비는 'meto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윤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과거 '떼도적'이라는 작품을 연습할 다시 "그 연출가가 낮 연습 도중 따로 불러 발성 연습을 하자고 했다.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 몸을 만졌다. 결국 내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자기 시작하여,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진서연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윤택, 길에서 만나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 차오른다. 제2의 이윤택도 예외는 아닐 터"라는 글을 게재하며 분노에 찬 마음을 표현했다.
연희단거리패에 속했던 배우 김지현도 자신의 SNS에 "저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을 했다.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다"고 적었다.
이들은 모두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고 얘기하며 이번 이윤택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함께 드러냈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며 이윤택은 연극계에서 퇴출되는 분위기다. 17일 서울연극협회가 이윤택의 제명을 결정했고, 한국연극연출가협회와 한국여성연극협회도 연이어 성명서를 내 이윤택을 비판했다. 극작가이기도 한 이윤택은 한국극작가협회에서도 제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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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