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김상중부터 김승우, 고수희, 고인배까지 베테랑 배우들이 한 무대에 총출동했다.
연극 '미저리'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이다. 소설 ‘미저리’의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담은 스릴러이다.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액션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드라마 '심야식당', '돌아온 일지매', '궁', '러브어게인' 등의 황인뢰PD가 연출한다.
황 연출은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여배우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기도 하다.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지만 방해도 됐다. 동시에 이 배우들과 같이 하게 돼 행복하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상중, 이건명, 김승우가 유명 소설가 폴을 연기한다.
김상중은 "2000년도에 연강홀 이 자리에서 연극을 마지막으로 했고 한동안 안 했다. 그러다 18년 후에 다시 연강홀에서 연극을 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극장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상중은 "이 연극을 하게 된 계기는 어쩌다다. 이 극을 번역한 대표가 이런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 브루스 윌리스가 브로드웨이에서 해서 호평을 받았다. 판권을 샀는데 할 생각있냐고 제안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때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는데 번역본을 읽어보니 영화와는 또 다른 묘한 재미가 있더라.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또 한 번 갈등했다. 황인뢰 감독이 연출을 한다고 했다. 영상의 서정미를 그 어떤 감독보다 잘 만들기 때문에 굉장히 섬세하고 재밌는 작품이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 "영화는 당연히 봤지만 브루스 윌리스는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다이하드' 속 이 사람이 과연 폴 역할을 어떻게 연기할까 궁금했다. 원작자인 스티븐 킹도 생각했다. 흥행 작가지만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은 작가다. 자기의 자화상을 '미저리'라는 인물에 넣은 것이다. 스티븐 킹의 삶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생각하며 임했다"고 말했다.
데뷔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 김승우는 "출연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승우는 그 이유로 "20년 넘게 하면서 연기에 대한 것이 탄로나지 않았는데 괜히 연극에서 탄로날까봐 못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황인뢰 감독님이 TV드라마의 데뷔작을 연출한 감독이다. 전화를 끊자마자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희곡도 마음에 들고 브로드웨이에서 좋은 공연으로 평가를 받았다더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연습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더라. 정말 다행인 게 있다. 연극을 하면서 혹시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걱정했다. 나 뿐만 아니라 아내, 주위 사람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재미가 힘든 것을 이겼다. 연습하면서 재밌으니 '이래서 연극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같은 연기가 아니었다. 하루하루 즐겁고 신나게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목표는 동아연극상 신인상이다. 김승우가 왜 무대에 서지 하는 시선을 잘 알고 있다. '저 녀석이 무대와도 꽤 어울리는구나'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주로 뮤지컬에 출연했던 이건명은 연극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스릴러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2시간 동안 유지하면 관객이 힘들 거다 영화라면 팝콘도 먹고 하지만 연극은 그럴 수 없는 공간이다. 그래서 감독님이 요소마다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코드를 잘 숨겼다. 공연을 본 관객이 영화와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것 같다. 흔치않게 여자 배우들이 강한 에너지로 끌고 가는 작품이기도 하다"라며 영화, 소설과는 또 다른 연극 '미저리'의 매력을 언급했다.
폴의 열렬한 광팬 애니 역은 길해연과 이지하, 고수희가 연기한다.
길해연은 "감독님이 애니는 외로움의 끝에 서 있는 인물이라고 문자를 보내줬다. 폴과의 사이에서 집착이 있고 외롭기 때문에 파생되는 것들이 있다. 외로움의 끝에서부터 시작했다. 이후 폴과의 위치가 바뀐다. 이건명 고수희는 신혼부부의 느낌이 있다면 김승우 이지하는 15년 산 사람, 김상중과 나는 죽기 살기의 관계이다. 외로움에서 시작된 결핍, 여기에서 비롯된 집착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지하는 "자신이 항상 꿈꾸던 허상을 실제로 만난 뒤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로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서로 어떻게 잠식하면서 달라지는지 변화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랑에서 광기로 변해가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짚었다.
고수희는 "케시 베이츠와 싱크로율이 3만 퍼센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오늘 처음 얘기하는데 부담이 굉장히 컸다. 관객들이 케시 베이츠를 상상하고 올 거라는 부담감이 컸다. 이를 능가하는 '고시 베이츠'가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영화를 몇번 다시 보면서 케시 베이츠의 장점을 가져와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소설책을 다시 읽으면서 영화와는 다르게 표현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감독님이 고수희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해달라고 했다. 어떤 사랑스러움이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실종된 폴의 행적을 수사하며 극중 긴장감을 불어 넣어 줄 마을 보안관 버스터역
에는 고인배가 캐스팅됐다.
고인배는 "20여년 전에 황인뢰 감독과 작품을 했는데 20여 만에 연극을 함께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원래 세 커플 위주로 연습을 했는데 3월 중순부터는 섞여서 9팀이 된다.김상중 길해연은 노련함과 중후함이 있다. 김승우 이지하는 감독님이 생각하는 애니의 멜로가 가장 돋보이는 커플이다. 고수희 이건명 커플은 귀엽고 유머러스하다. 다 다른 작품을 보는 느낌이 든다"고 평했다.
4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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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