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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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K리그의 ‘블루칩’ 으로 주가 폭등... 그러나...

기사입력 2005.05.10 00:30 / 기사수정 2005.05.10 00:30

이권재 기자
 [2005 K리그] 삼성 하우젠컵 2005 결산 <2>


박주영, K리그 ‘성공’ 데뷔와 ‘인기’ 폭풍 몰고와


어찌보면 올 시즌 컵대회의 최대 화두는 수원의 3번째 우승도 하위팀의 반란도 ‘사자왕’ 이동국의 복귀도 아닌 리그 새내기 박주영의 뛰어난 활약이었다.


실제로 많은 언론에서 컵대회 내내 박주영과 그의 팀 FC서울의 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그가 공격 포인트라도 올리는 날이면 모든 언론은 ‘박주영’, ‘박주영’, ‘박주영’을 외치며 흥분했고, 박주영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대담함으로 상대 수비진을 유린하며 연일 상대팀 골문을 열어냈다.


물론 지난 3월 13일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골을 터트리며 시작된 박주영의 득점과 도움 레이스는 컵대회 13경기중 11경기에 출장해(3번 교체출장) 6득점 1도움을 기록하는 전혀 신인 같지 않은 놀라운 활약으로 이어졌다.

이런 그의 활약은 관중몰이에도 영향을 미쳐 FC서울의 홈 경기장은 경기를 거듭 할수록 관중이 늘어났고, 원정경기에서 조차 ‘박주영’ 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구름관중이 몰리는 기현상이 펼쳐지게 됐고, 4월 24일 대전, 5월 1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연속해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그의 주가는 최고를 달리게 되었다.


특히 당초 “결국은 청소년대표의 레벨이다”. “몸싸움이 약하다” 등 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의 우려섞인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리그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이뤄냄으로서 5월에 열리는 세계 청소년 대회는 물론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대표팀 명단에도 곧 ‘박주영’ 이란 이름 석자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이처럼 이번 K리그 컵대회 흥행의 주요한 역할을 했던 신예 박주영.
그러나 그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짝사랑은 ‘관심’과 ‘기대’를 넘어 기사거리 하나를 위해 달려드는 승냥이 떼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3일 서울과 부천의 경기에서는 부천 최철우가 후반 극적인 헤딩 결승골로 경기 MOM에 선정되었지만, 정작 언론과의 인터뷰의 첫 주자는 승장 정해성 감독도 결승골의 주인공 최철우도 아닌 박주영 이었다.



언론의 지나친 박주영 사랑을 경계한다.

- 컵대회 중계방송 비율로 본 방송사들의 중심잃은 방송 중계


올시즌 들어 리그데이 중계방송을 고정 편성하는 등 많은 개선을 보이고 있는 KBS를 비롯한 방송사였지만, 그 중계 편성에서는 박주영과 FC서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를 못한점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3월 6일부터 5월 8일까지 2개월간 13라운드 78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K리그 주관방송사인 KBS와 케이블 스포츠 채널(SBS스포츠, KBS SKY스포츠), 그리고 각 지역민방들은 총 34회에 생중계, 녹화중계방송을 진행했다.


이런 중계 수치는 지난해에 비하면 연맹과 각 구단차원에서 중계방송을 통한 K리그 알리기에 노력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비중이 지나치게 박주영과 그의 팀 FC서울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총 34회의 중계방송에서 전국 공중파 방송인 KBS를 통해 총 6번 방송되었고, 지난 4월 24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와 전남의 경기를 제외한 모두 5번의 경기가 FC서울의 경기였고(공중파 중계 비율 약 80%이상) 그 외에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된 FC서울의 경기가 5번인 점을 봤을 때, FC서울의 경기 중계비율은 전체 중계 중 30%에 육박할 정도로 편중현상을 보였다.


특히 컵대회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경기가 열린 5월 8일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는 수원과 대전 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 울산의 경기는 중계되지 않고 포항과 서울의 경기가 중계된 점 등은 단순히 박주영과 서울에 대한 편애가 가까운 중계편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일 뿐 아니라, 리그의 흥행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우승팀에 대한 중계 프리미엄을 박주영 이란 선수 한명과 맞바꿔 버리는 엄청난 실수를 범해버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K리그 13개 팀을 널리 홍보해야하는 리그 주관방송사 KBS와 각 케이블 스포츠 채널들이 지나치게 박주영과 FC서울에 치우친 중계방송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 K리그의 ‘희망’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다.


물론, 현재 많은 축구팬들이 박주영에 열광하고 있고, 그로 인해 K리그가 얻는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박주영에 대한 기사가 머릿기사를 장식하고 있고, 리그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에게 한국 프로축구에도 호나우도, 지단 못지않은 ‘천재 ’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박주영의 존재는 향후 그들을 리그 팬으로 흡수할 수 있는 좋은 매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프로축구는 98월드컵이 끝난 뒤 안정환, 고종수, 이동국, 김은중 등의 신세대 스타들을 앞세워 부흥을 맞았지만 곧바로 된서리를 맞았던 경험이 있고, 2002 월드컵 이후에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하지만 연맹과 각 구단은 이번 컵대회 기간 동안 박주영으로 인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과에 일희일비 하면서 지난 98년 이미 경험했던 잘못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박주영이란 ‘블루칩’은 현재 K리그의 절반 이상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호재를 언론, 구단, 연맹이 단순히 박주영 개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편중하기 보다는 박주영으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된 축구팬들에게 진정한 리그 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각도의 노력이 연맹과 구단차원에서 필요하고,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언론의 역할일 것이다.


분명 지금 현재 박주영은 K리그의 ‘희망’이 되었지만 연맹과 구단 그리고 축구팬들이 박주영을 K리그의 ‘전부’라 생각한다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박주영이 떠난 K리그는 상상할 수 조차 없을 만큼 참혹한 모습이 될 것이다.



이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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