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상큼한 미소와 반전되는 섹시한 몸매까지. 무대 위에서 끼 많은 댄싱머신으로 활약하던 다혜는 무대 밖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조곤조곤 잘 정리해서 말하는 최고의 인터뷰이였다.
"무대 모습만 보신 분들은 제가 되게 잘 노는 줄(?) 아세요. 실제로는 잘 못 놀아요"라며 인터뷰 호흡을 걱정했던 다혜는 걱정과는 달리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아직 회사를 찾는 중이에요. 쉬면서 인스타그램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노래나 춤에 대한 연습도 많이 하고 있고, 요가도 많이 하고 운동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지난 2013년 4인조 걸그룹 베스티로 데뷔했던 다혜는 지난해 9월,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해지하며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베스티의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여러 고민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이런 고민에 대해서 회사에 진지하게 이야기를 전했더니, 회사 쪽에서도 '꿈을 찾아 보라'고 말씀해주셔서 계약 해지를 하게 됐어요. 회사 쪽에서 저를 진정으로 이해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어요."
다혜는 보컬을 잘 하는 다른 멤버들에 의해 베스티의 메인 래퍼로 나섰다. 베스티를 준비하면서 처음 랩을 공부했었기에, 당시에는 랩을 더 열심히 해서 무대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에만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러다 길어진 공백기에 자신을 되돌아보니,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었다고.
"어렸을 때 가수라는 꿈을 꿀 때부터 팀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팀 생활을 해보고 싶었던 거죠. 베스티로 나와서 네 명의 색이 어우러지는 앨범을 냈잖아요. 이 때는 베스티로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백기가 되니까 팀이 아닌 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나만의 음악이나 무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공백기 가지면서 처음 들었어요. 그런 고민을 하면서 앞으로의 진로를 많이 고민하게 됐던 것 같아요."
다혜는 현재 동영상 사이트에 댄스와 보컬을 커버하는 개인 페이지를 만들어 팬들과 소통 중이다. 여전히 팬들이 찾아와 영상을 보고 간다고.
"사실 가수 준비를 노래로 시작했어요. 춤보다 노래 부르는 것을 더 좋아했는데, 랩 포지션이 배정된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쉬면서 보컬 연습도 많이 하게 되고, 내 노래를 하고 싶어서 커버곡 영상을 많이 올리게 됐어요. 제가 직접 장소를 섭외하고, 녹음은 예전부터 봐주시던 보컬 선생님께서 해주시고 계세요."
현재 다혜의 꿈은 '솔로 아티스트'다. 온전히 자신만의 음악을 펼쳐가는 선배 혹은 후배들의 모습이 굉장히 부럽다고.
"베스티가 활발히 활동할 때만 해도 솔로 여가수들이 지금처럼 엄청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선미·수지 선배님과 청하님 같은 경우에도 너무나도 활발하게 자기 이름을 알리고 계시잖아요. 저도 열심히 준비해서 무대 위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어요."
아직 소속사를 벗어난 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다혜에게 오는 압박감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스물 여섯, 걸그룹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가 버티고 있었고 6년차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의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처음 회사를 나왔을 때만 해도 '길게 보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마음을 굳게 먹으려고 했는데, 은근히 잊혀지는 게 더 무섭더라고요. 잊혀질까봐. 그래서 오히려 SNS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기도 해요. 우리 팬들이 너무 안쓰럽고 미안해서, 그 마음에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제 근황을 의무적으로라도 알리는 게 팬들에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의 반응에 너무 감사했어요."
모든 것을 통제 받는 걸그룹 생활과 홀로서기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을 터.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을 묻자 "이렇게 혼자 인터뷰를 잡은 것 자체가 신기해요"라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베스티에서도 공백기를 거치고 나오다 보니까,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전 회사도 강압적이고 강요하는 회사가 아니었거든요. 아티스트들을 자유롭게 해주려는 굉장히 좋은 회사였어요. 정 달라진 것을 꼽자면, 제 마인드 같아요. 베스티 시절에는 제 자신을 틀에 가뒀어요. 회사 안에만 갇혀 살았고, 세상 밖이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만 했었거든요. 숙제를 못 하면 못 노는 스타일이거든요. FM이었죠. 무대 위에서만 열심히 했지, 내려오면 아예 인맥도 쑥맥이었어요. 그러다 쉬는 동안 태국 끄라비를 갔다왔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동안 너무 갇혀 살았다는 것을 느낀 거죠. 회사 나와서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우물 안에서 받아먹기만 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도 하게 되더라고요."
보컬과 춤 연습 뿐 아니라 다혜는 작사 작곡도 공부하며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주위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공부중이라고. 다혜가 만들고 싶은 곡은 어떨까.
"사랑 이야기인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 대입해봤을 때 공감이 가는 가사를 만들고 싶어요. 일상에서 힘이 들었을 때, 노래를 듣고 공감하고 치유가 되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싶어요. 팬들한테 위로를 주는 음악을 하고 싶은 게 가장 커서, 아마 처음 제 이름으로 뭘 쓰게 된다면 그런 내용을 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가수가 꿈이었기에, 학원에 다니며 실력을 가꾸고 연습생 생활을 4년 정도 거치고 베스티로 데뷔한 다혜. 팀을 탈퇴하고 새로운 미래를 기약해야 하는 지금, 걸그룹이라는 직업을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을까.
"후회는 없어요. 아직도 너무 감사해요. 처음 가졌던 꿈이 걸그룹이었기 때문에, 데뷔가 꿈이었으니까 어쨌든 그걸 이룬거잖아요. 엄마도 항상 그런 말씀을 하세요. '데뷔 하면서 꿈도 이루고, 지금까지 해온 게 얼마나 감사하니.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잖아. 이제와서 이쪽 일을 안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도 충분해. 마음 편히 하고 싶은 것 생각해라'고 너무 공감 가는 소중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걸그룹 생활, 솔직히 말하자면 힘든 일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태어나서 '할래?' 하면 또 할 것 같아요. 지금 어떻게 보면 정체기잖아요. 주위에서 '아직도 하고 싶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저는 더 해보고 싶어요. 좀 더 나의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베스티로서는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너무 만족스럽고, 일단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게, 아직도 생각하면 감사하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으면 좋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솔로 활동 때 이루고 싶은 것을 묻자 다혜는 "'주간아이돌' 나가고 싶어요"라며 눈을 빛냈다.
"예전에 MBC에브리원 '비밀병기 그녀'에 출연해서 우승을 한 적이 있거든요. 우승 상품이 '주간아이돌' 출연권이었는데, 나중에 활동을 하게 되면 꼭 나가고 싶어요."(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am8191@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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