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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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걸린 FC서울, 고공행진 막을자 누구?

기사입력 2005.05.02 10:52 / 기사수정 2005.05.02 10:52

김용석 기자

주차장에 들어서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자동차, 수많은 암표상,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장사진을 친 행렬, 여기저기 붉은 유니폼을 입은 일반 관중들... 컵대회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을 5월 1일 홈으로 불러들인 FC서울 홈경기장의 풍경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날 FC서울의 경기는 올시즌 최다 관중인 4만 1,163명이 운집한 가운데 벌어졌다. 컵대회 1위팀 울산과 2연승을 달리며 선두추격에 고삐를 낚아챈 서울. 천재 골잡이 박주영과 프로 2년차 득점선두 김진용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날 경기는 관심집중의 대상이었다.

파상공세 울산

역시 1위 팀다운 조직력이었다. 경기 휘슬과 함께 박진섭 선수의 빠른 돌파로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한 울산은 전반초반 서울의 미드필더들을 시종 압박하면서 경기에서의 우위를 잡아갔다. 

정경호 선수의 군입대, 유상철 선수의 부상 등으로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조직력은 컵대회 1위를 아무 팀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주영, 김은중, 히칼도 삼각편대의 공격은 울산의 짠물수비를 뚫지 못하고 시종 고전했으며, 이에 질세라 울산의 공격은 갈수록 날카로워만 갔다.

그러나 축구는 '흐름의 게임'이라고 했던가. 전반 20분 김승용 선수가 오른쪽을 돌파하다 얻어낸 파울을 히칼도가 크로스, 문전에 있던 한태유 선수가 절묘한 헤딩 슛으로 귀중한 선취득점을 올리는데 성공한다.
 
히칼도 선수는 또 다시 어시스트 1개를 추가해 컵대회 도움 단독선두를 고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탄력을 받은 FC서울은 전반 30분쯤 박주영 선수가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상황을 맞는 등 주도권을 다시 잡아가기 시작했다. 




한태유 선수의 첫골에 환호하는 FC서울 선수들

후반, 울산 1골 만회

1골을 뒤진 울산으로서는 이번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할 경기였다. 이번 서울전만 승리한다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성적상 컵대회 우승이 그만큼 한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 또한, 울산으로서는 만년 우승후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이번기회에 반드시 날리고 싶었을 터다.

결국 그들의 강력한 바람은 본프레레호의 중앙수비수 유경렬 선수의 발끝에 의해 시작됐다. 후반 18분 FC서울 문전 앞에서 혼전 중 떨어져 나온 공이 유경렬 선수에게 흘러가면서 기습골을 허용한 것이다. 

상암의 분위기는 순간 정적 그 자체였으며, 500여명의 울산 서포터들은 환호 그 자체였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FC서울의 허술한 수비조직력을 질타하는 말들이 쏟아져나왔으며, 역습위주로 한골을 지키려고 했던 FC서울의 안일함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전문가 뺨치는(?) 분석의 말들이 오고갔다.    


영웅 박주영~ 알레~

컵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무승부로 인한 승점 1점은 필요치 않은 FC서울로서는 오로지 나머지 카드는 공격 전술 뿐이었다. 서울의 이장수 감독은 움직임이 무뎌진 히칼도를 이민성으로 교체했고, 그 뒤 곧바로 해결사 이원식을 투입하며, 승부를 내기를 원했다. 후반 내내 상대수비수에게 묶여 버리는 바람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던 박주영 선수는 이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후반 38분 수비수 한명을 달고 특유의 주춤주춤 드리블로 왼쪽진영을 돌파해들어오자 잔뜩 긴장한 울산 수비수는 엉덩이를 뒤로 뺀체 박주영의 발끝을 노려보며 공의 흐름을 간파하려고 노력했다. 박주영은 왼쪽에서 시작된 드리블을 중앙으로까지 이동했고, 이때 이미 울산의 전담수비수는 제껴진 상태였다. 그리고 이어진 박주영 선수의 한박자 빠른 슛팅,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유경렬 선수가 슬라이딩 테클로 박주영의 슛을 막아보려 했지만 박주영의 슛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슛은 유경렬 선수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키퍼를 넘기는 골로 연결됐다.



열광의 상암~ 지축이 흔들리다

4만 관중이 일제히 내뿜는 함성은 지축을 흔들었다. 4만 관중은 박주영 선수의 결승골이 터지자 일제히 기립해 함성을 내질렀고, 박주영은 이에 보답하듯 특유의 날개세레모니와 기도로 보답했다. 서울선수들도 박주영 선수의 골이 터지자 모두 박주영 주위에 몰려들어 뒤엉켜 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 서포터 수호신을 주축으로 '박주영 알레~'라는 구호가 시작되자 관중들도 하나둘 그 구호를 따라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서울은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컵대회 4위(1위와 승점차 4점)로 수직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날 전남을 잡은 수원은 1위였던 울산이 서울에 패하면서 컵대회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이로써 팀당 2~3경기씩 남아있게 된 2005 하우젠컵 대회의 우승향방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정국을 형성하고 말았다.



울산에서 온 대규모 원정대


FC서울V울산현대 이모저모

-경기장 매표소의 부족으로 일부 관중들이 후반 시작전까지 입장을 하지 못하자 이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울산은 이날 경기의 승리를 위해 대규모 원정대를 파견해 눈길. 울산 구단에서 버스와 식사, 경기티켓 등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했다는 점은 이번 경기 승리에 대한 목마름이 대단했다는 것임을 반증하는 대목  

-서울 수호신 서포터는 경기의 승리가 확실시 되자 울산 처용전사 서포터만의 잘가세요~를 불러 눈길

-경기가 끝나자 울산의 노정윤 선수는 즉석에서 상대방 서포터에게 먼저 인사를 하자고 제안. 서울 서포터는 울산 선수들이 자신들에게 인사를 하러 오자 '울산현대' 구호를 외쳐 그들을 위로했으며, 울산 처용전사 서포터는 서울 선수들에게 잘싸웠다는 의미의 '박수'로 화답.

-경기 후 서울 서포터는 장외썹팅을 주도하며, 축제분위기를 이어갔으며, 울산의 대규모 원정대는 쓸쓸히 울산으로의 귀향을 서두르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서울 서포터들은 울산 서포터의 버스가 지나가자 또 다시 '울산현대' 구호를 외치며 그들의 사기를 복돋아주는 등..울산과 서울의 서포터들은 그동안 과열분위기만을 보여줬던 서포터들의 모습을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의 연승이 이어지자 이날 서울 구단 숍은 사람들로 북적..이유는 3연승으로 인해 30% 할인이 시행됐기 때문, 그러나 아쉽게도 서울의 유니폼은 할인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은퇴식을 한 신의손 선수는 하프타임 시간에 관중들의 패널티킥을 막는 이벤트를 벌였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슛을 멋지게(?) 다이빙하며 막아보려 했지만 시종일관 골로 연결돼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페널티킥 시축자 중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도 포함돼 눈길. 김근태 의원은 페널티킥을 차기 전 신의손 선수를 따로 불러 '은근한 협박(?)'을 통해 막지 말 것을 부탁.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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