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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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만 보이던 빈자리와 지켜보는 마음

기사입력 2009.01.22 00:01 / 기사수정 2009.01.22 00:01

김미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미진 기자] 2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L 역사상 최초의 5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진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의 시합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한 남자가 있었다.

시합 내내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자신의 팀이 지고 있을 땐 누구보다 큰 걱정을, 팀이 이기고 있을 땐 누구보다 큰 환호를 보내며 3시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간 서울 삼성의 주장 강혁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3라운드에 강적 동부를 상대로 빈틈없는 디펜스와 여유로운 리딩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그가 이 시합은 그저 관람석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8일 대구 오리온스와의 시합에서 양쪽 손목에 실금이 가는  중경상으로 8주 진단을 받아 시합에 나설 수 없는 상태.  그렇기에 그는 두 눈으로 팀의 패배를 고스란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시합 내내 곳곳에서 나타난 강혁의 빈자리 

1~3라운드 동안 07-08시즌 삼성만 만나면 날아다녔던 이광재를 평균 10.3득점 1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묶고 ‘동부의 외곽슈터' 강대협을 평균 8득점 0.6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묶으며 팀의 승리를 배달했던 강혁 (동부 상대 9.6득점 1.6리바운드 5어시스트)이 빠진 삼성은 참담했다. 

이광재와 강대협은 모두 30점씩을 득점했고, 접전이 계속되던 연장전엔 강혁이 많은 시합에서 터트려 준 중요한 한방이 부족했던 것. 물론 김동욱과 이상민이 연장전을 5차전까지 끌고 가는 3점 슛을 넣어주며 시합을 이어가긴 했지만 그들의 그것은 승리를 부르지 못했고, 삼성 구단관계자들은 시합을 보는 내내 ‘저 자리에 강혁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만 곱씹을 뿐이었다. 4차 연장 후반에 이상민이 5 반칙 퇴장당하고 5차 연장 초반에 이정석이 5 반칙 퇴장당한 삼성은 선장 잃은 돛단배처럼 유기적이지 못한 모습만을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지켜보는 마음

강혁은 시합 내내 숨도 쉴 수 없을 만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굳게 맞잡은 두 손은 오랫동안 피가 통하지 않아 붉게 물들어 있었고,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이 우왕좌왕할 때마다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또한, 경기 곳곳에 붉어져 나온 애매한 판정에 대해서도 일일이 물으며 코트 안의 선수들과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시종일관 굳어 있던 그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4차 연장 초반 연속된 3점 두 방으로 팀이 앞서가던 때였다. 하지만, 이어진 이상민의 파울 아웃과 5차 연장에서의 패배는 그의 얼굴에서 다시금 미소를 앗아갔다. 그 역시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발길도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복귀는 아직도 6주가량이나 남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코트 위에서 동료 들과 함께 가쁜 숨을 내쉬고 있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면 그에게 남은 시즌은 고작 2주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 부상이라는 짐이 더 아파 온다.  경기장을 나서던 그의 발걸음이 무겁다.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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