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크리스 다니엘스 영입으로 승부수를 띄운 원주 동부가 '천적' 서울 삼성을 상대로 올 시즌 첫 승 도전에 나선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선두를 독주하며 두 시즌 연속 챔피언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동부이지만, 유독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모습에 고민이다. 올 시즌 세 번 만나 전패,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외국인 선수 한자리를 제외하고 전력이 크게 바뀐 것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삼성만 만나면 이상하게 하향 곡선을 그리던 동부 선수들의 컨디션보다도 동부를 만나면 유독 힘을 내는 삼성 선수들의 경기력이 이런 일방적인 '천적 관계'를 형성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었다. 비교적 접전을 벌였던 지난 2차전을 제외하면 삼성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큰 점수 차의 완승을 거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바로 동부가 지난 19일 대구 오리온스의 크리스 다니엘스와 레지 오코사를 맞교환하며 전력에 변화가 생긴 것. 지난 시즌 정통 센터로서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당연한 재계약 대상자였던 오코사는 올 시즌에는 그만한 위력을 뽐내지 못하며 동부가 한때 고전했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물론 다니엘스의 영입이 반드시 상승 요인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올 시즌 평균 21.7점을 기록 중인 다니엘스는 득점력 면에서는 오코사보다 훨씬 낫지만, 사실상 골밑 지배력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더구나 최근에는 체력 저하로 인해 상대 외국인 선수에게 속절없이 밀리는 모습도 종종 보여왔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놓고 봤을 때 동부에게 유리한 트레이드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도 사실이다.
김주성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과 윤호영의 최근 기량 상승 역시 달라진 부분이다. 김주성의 부상이 동부에게 큰 마이너스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최근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호영의 기세를 감안한다면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페이스가 떨어진 특급 선수보다 패기로 뭉친 기세 좋은 신예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 역시 강혁의 부상 공백이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기며 생긴 자신감은 무시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지난 3차전 때만 해도 '플레이오프에도 못 가는 팀'이었던 삼성은 이제는 3위로 당당히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든 팀이다.
현재 두 팀의 순위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기에 이 천적 관계는 더욱 주목된다. 동부의 입장에서는 빨리 천적 관계를 떨쳐내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삼성의 입장에서는 이 기회에 상대를 다시 꺾고 완전히 자신감을 잃게 하는 것이 노림수일 것이다.
천적 관계를 둘러싼 두 팀의 맞대결은 오는 21일 오후 7시,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