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7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향한 허정무호의 힘찬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
10일, 제주에 입성한 축구대표팀이 2주동안 전지훈련을 갖고,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다음달 11일, 이란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벌이는 이번 전지훈련은 이란 원정을 깔끔하게 장식하겠다는 허정무 감독과 23명의 대표 선수들의 의지가 담겨 있는 중요한 훈련이기도 하다. 이번 훈련에서 지켜봐야 할 부분, 3가지를 꼽아 정리해본다.
치열한 엔트리 경쟁, 해외파 넘는다
이번 훈련 기간동안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도르트문트), 박주영(AS모나코) 등 해외파 선수를 비롯해 조원희(수원), 조재진(감바오사카) 등 최근에 해외 진출이 확정되거나 협상이 진행중인 선수가 이번 엔트리에서 모두 빠졌기에 이들을 넘기 위한 '국내파'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최종예선에서 2경기 연속 골을 넣은 이근호(대구)는 이번 기회에 박주영을 밀어내고 '대표 스트라이커'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0월 이후, 연이어 대표팀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는 정성훈(부산)은 훈련 기간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득점력을 키워 경쟁력을 완벽하게 갖출 작정이다. 그 밖에도 이근호-정성훈에게 밀려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서동현(수원)과 잦은 부상으로 대표팀을 들락날락했던 정조국(서울),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김동찬(경남)까지 어느 누구 하나 밀리지 않는 실력으로 최종 엔트리에 반드시 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미드필드진은 더욱 치열하다. '캡틴' 박지성이 버티고 있는데다 지난해 한국 축구의 핵심키워드로 꼽힌 '쌍용' 기성용-이청용(이상 서울)의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이들의 중용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김정우(성남), 염기훈(울산)이 '신-구 조화', '공-수 완벽한 조직력'을 이루는데 중추 역할을 하는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그밖에 송정현(전남), 하대성(대구), 한태유(서울)가 실력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친다.
수비진은 부동의 센터백 라인인 강민수(전북), 조용형(제주) 콤비에 상대적으로 A매치 경험이 적은 이정수(교토퍼플상가), 임유환(전북), 김치곤(서울), 김창수(부산)가 얼마만큼 적응해 이들의 주전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젊은 피'로 최상의 조직력 다진다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4.9세이다. 또한, A매치 출전 횟수가 한자리 숫자인 선수가 13명에 이른다. 그만큼 허정무 감독의 '세대 교체 실험'은 이번 훈련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허정무 감독이 "체력적인 부분보다 많은 연습 경기를 통해 조직력 및 전술적인 부분을 다듬겠다"고 밝힌 만큼 실전 경험을 통한 조직력 정비에 초점을 맞춰 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로 구성됐지만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전처럼 '최상의 조합'을 통해 완벽한 조직력을 갖춰 경기에 나선다면 '홈 무패'를 자랑하는 이란도 겁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대표팀 경기에서 보여졌던 허약한 수비를 가다듬는데 중점을 둬 '홈텃세'가 예상되는 이란의 날카로운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다. 강민수, 조용형 등 센터백 자원들은 이번 훈련을 통해 전체 수비진은 물론 미드필드진과의 유기적인 호흡을 갖추기 위한 능력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좌우측 풀백인 최효진(포항), 김치우(서울)는 이영표,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FC) 등 해외파 풀백 자원을 대신해 빠른 상대 측면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이란과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골찬스를 만들기 위한 세밀한 패스플레이와 함께 허정무 감독이 끊임없이 강조한 세트플레이도 이번 훈련 기간동안 한층 더 세밀하게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 등반…전지훈련 의미 찾는다
제주는 대표팀은 물론 우리나라 프로팀들이 동계 전지 훈련을 하는데 많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곳에 있어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큰 무리가 없고, 훈련장 주변 자연 경관이 뛰어나 선수들이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제주 전지 훈련을 본격적으로 갖기에 앞서 12일, 한라산을 등반해 정상에 우뚝 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키울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체력적인 부분을 키우는 것은 물론 산을 타면서 다져지는 팀워크를 통해 보다 좋아진 분위기를 살려 실전으로 이어가겠다는 의도이다. 어떻게 보면 등반을 통해 전지훈련의 의미를 찾고,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을 향한 목표를 보다 확고히 다진다는 것이다.
2주 간의 전지 훈련을 통해 2009년의 대표팀이 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서 즐거운 축구를 구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