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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클락 진짜 영웅 될까?

기사입력 2009.01.09 11:16 / 기사수정 2009.01.09 11:16

손현길 기자

[엑스포츠뉴스=손현길] 190Cm 90Kg의 딱 부러진 체격, 용병 선수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 까지. 그렇게 덕 클락(히어로즈)은 한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2008시즌을 시작했다.

덕 클락은 누구?

덕 클락은 199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해 2006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메이저 리그를 거쳐 2008년 1월 한화이글스에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로 입단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밟았다.

탄탄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과 빠른 발, 뛰어난 수비 능력까지 두루 갖춘 덕 클락은 시즌 초반 중견수 겸 3번 타자로 맹활약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필요할 때마다 터지는 홈런 한 방과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멋진 수비는 그에게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슈퍼맨의 부상과 추락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덕 클락에게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였다. 2008년 6월 28일 문학 SK 전. 이날 경기에서 클락은 8회 초 1사 1루에서 3루수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리는 과정에서 SK 1루수 박정권과 정면충돌했다. 클락의 왼쪽 무릎과 박정권의 왼쪽 정강이가 부닥쳤고, 박정권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클락도 몸과 마음을 다쳤다. 클락은 "불행한 사고였다. 내가 상대선수에게 부상을 입힌 건 처음"이라며 고통스러워했다.

이날 경기 이후 클락은 8경기에서 25타수 2안타 타율 8푼을 기록할 만큼 기나긴 슬럼프가 찾아들었다. 부상으로 인해 잘해보고자 했던 조급한 마음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슬럼프는 길어졌다.

결국, 클락의 방망이는 시즌이 마무리될 때까지 살아나지 못했다. 클락의 2008년 성적은 2할4푼6리의 타율, 홈런 22개, 출루율 3할3푼8리. 그다지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국내 선수가 아니라는 점과 시즌 초반 그의 활약을 감안했을 때, 최종 성적은 '잘했다.'라고도 말할 수 없다.

클락의 부진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결국 한화는 2008년 후반기에 무너져 내리면서 플레이오프 행이 좌절되었다. 결국, 한화는 덕 클락과 결별하고, 뉴욕 메츠에서 서재응(KIA)이 8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맹활약했던 2005시즌, 팀 동료로 뛰었던 빅터 디아즈를 영입했다. 팬들은 디아즈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슈퍼맨 덕 클락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덕 클락의 모습을 2009년에도 한국에서 계속 볼 수는 있게 되었다. 히어로즈가 덕 클락을 영입하면서 덕 클락은 절치부심하여 2009년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를 얻게 된 것. 2008년 후반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성실한 슈퍼맨

클락의 경기 출전 수는 125경기로 정규시즌 치러야 하는 126경기에서 단 한 경기 모자란다. 클락의 부상 당시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던 것은 부상에 대해 휴식을 권유했던 김인식 감독에게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라며 경기 출장을 단행한 것이었다. 팀보다는 자신의 몸을 먼저 생각하는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와는 사뭇 다른 그의 성실한 태도는 한화 선수들뿐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그런 그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경기를 뛰어주었던 점이 2008년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남아 있을 수 있던 하나의 이유이다.

못 잡을 공은 없다. 날아라. 슈퍼맨

성실함 하나만으로 경기를 모두 뛸 수는 없다. 부진한 그의 방망이를 감안했을 때, 감독은 클락을 타순에서 제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경기 출전 수가 많은 이유는 "클락이 타격은 부진해도 수비에서 잘해주고 있지 않은가. 수비로도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타격은 곧 나아지지 않겠나?"라는 김인식 감독의 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만큼 클락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타격이 좋고 수비가 안 되는 선수는 반쪽짜리 선수라는 이야기가 있다. 덕 클락은 타격과 수비 모두 되지만 타격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선수였다. 덕 클락은 2008년 7월 4일 대전 SK 전에서 이진영의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아웃시키며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만 보살을 2개나 기록하며 타격에서 부진한 분풀이를 수비에서 해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팀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선수라는 점이 클락이 한국에서 한 번 더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또 다른 이유이다.

'슈퍼맨' 히어로즈에서 진정한 HERO로

어떤 이유가 되었건 2009년 덕 클락은 히어로즈에 새 둥지를 틀게 되었다. 2008년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모두 선보이지 못한 비운의 용병 선수.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의 꿈을 접고 돌아갈 뻔했던 반쪽짜리 슈퍼맨 클락에게 히어로즈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제공해주었다. 외국 선수답지 않은 성실함과 팀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특유의 파이팅, 그리고 뛰어난 수비능력과 타격능력까지 갖춘 덕 클락.

이제 부상에서도 완벽하게 회복해 100점짜리 슈퍼맨으로 돌아와 히어로즈의 진정한 HERO가 될 클락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손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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