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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차태현 "'신과함께', 신파보다는 울림 있는 작품"

기사입력 2017.12.27 19:00 / 기사수정 2023.02.14 22:5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빅3? 영화를 16편정도 했는데 처음 듣는 얘기예요."

배우 차태현이 껄껄껄 소리 내 웃는다. 20일 개봉해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중심에는 차태현이 있다.

한국 영화 최초로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한 '신과함께'는 지난 해 5월 26일 촬영을 시작해 올해 3월 22일 크랭크업하기까지, 촬영기간만 10개월여가 걸린 프로젝트였다.

겨울방학 성수기를 겨냥해 개봉한 만큼, 많은 가족 팬들을 끌어들이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차태현은 "텐트폴이라고 하나요? 이런 영화에 참여한 것이 처음이라서"라고 웃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주연으로의 책임감만큼이나, '신과함께'의 각종 행사에서도 특유의 유쾌함으로 현장 분위기를 밝게 띄우는 것 역시 차태현의 몫이다.

차태현도 '신과함께'가 개봉하기까지 출연했던 각종 방송에서 촬영담을 전하며 "멧돼지에 물린 연기를 하고 있다. CG로 어떻게 구현될 지 궁금하다"고 너스레를 떠는 등 대부분의 장면이 VFX(Visual FX·시각적인 특수효과)로 구현된 '신과함께'의 완성본에 대한 기대를 전해온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2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차태현은 아들 수찬 군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아들과 함께 자신의 출연작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1편과 2편을 함께 찍었는데, 저는 2편에 나오지 않지만 촬영 스케줄도 1년간 빼줬어요"라고 웃어 보인 차태현은 "영화가 12세 관람가인데 수찬이는 11살이라, 저와 동행하는 조건 아래 같이 봤었죠. 시사회 당일에는 얘기를 많이 못 나누고, 다음 날 아침에 '재미있었어? 좀 길지 않아?'라고 물어보니 '길긴 한데 힘들지는 않았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모를까봐 말을 안 하는 것 같은데, 살짝 눈물 훔치는 걸 봤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제 영화는 진짜 잘 모르겠어요.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남는 것 같고요. 이번에는 수찬이랑 같이 봐서 더 그런가.(웃음) 첫날 딱 볼 때는 집중을 잘 못해요. 두 번째 보면 좀 나으려나요"라고 말을 꺼낸 차태현은 '신과함께'의 제작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끊임없이 비교돼왔던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함께'와의 비교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원작이 있는 영화들은 대부분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요. 특히 인기가 굉장히 많은 웹툰은 그대로 나와 주길 바라는 것 같고요. 주인공들이 배우를 통해 살아 움직였으면 하는 마음 아닐까요? 팬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보죠. 저도 예전에 '바보'(2008, 원작자 강풀)라는 영화에 출연했었는데, 그 영화는 그림 그려져 있는 것 그대로 나왔거든요. 그 때는 그것이 목표였기도 했고요. 장·단점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차태현이 연기한, 원작에서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등장하는 김자홍 캐릭터는 소방관으로 직업이 변경됐다. 차태현은 캐스팅 단계부터 모든 관계자들의 만장일치로 김자홍을 연기하게 됐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절함을 드러내며 눈물을 터뜨리는 차태현의 모습은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차태현은 "원작 팬들의 섭섭한 마음은 이해해요"라고 팬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또 "직접 연기한 제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었거든요. 시나리오가 들어오자마자 '아, 나에게는 자홍 역할이 들어왔겠구나' 예측했어요. 딱 맞았죠"라고 웃으며 "선입견이 있긴 했어요. '원작의 자홍이라면 보여줄 것이 없겠다' 싶었죠. 드라마라면 모르겠지만, 두 시간짜리 영화로는 너무 평범하게만 그려지고 심심할 것 같았어요. 소방관으로 바뀌고, 상황이 들어가니 재미있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신과함께'는 초반 자홍의 시선을 따라가다 자홍의 동생으로 나오는 수홍(김동욱 분)의 감정선까지 이어진다. 차태현은 "제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신과함께'에서 제가 할 수 있을만한 캐릭터를 떠올렸을 때 자홍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홍이 1편의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마무리는 수홍이가 하잖아요. 제가 많이 나오지만 임팩트는 수홍의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것 역시 시나리오에 다 나와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이유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영화였고, 하정우 씨를 비롯해서 많은 배우들이 같이 하는 작업을 해 보고 싶었죠"라고 얘기했다.

유쾌함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지만, '신과함께'에서는 그런 웃음기는 쏙 빠져있다.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차태현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제가 나오면 한 두 번은 웃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장면이 하나도 나오지 않으니까 저 역시 생소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도전이라고 생각해 줄지 모르겠지만 '신과함께' 캐릭터 자체는 제게는 도전이 아니었어요. 좀 새로운 것을 했을 뿐이지, 만약 스릴러를 했다면 모를까 제게서 아주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은 아닌 거죠."

앞서 2012년 KBS 드라마 '전우치' 등을 통해 그린 매트에서의 연기를 경험해 본 차태현은 "저보다는 (하)정우나, 다른 배우들이 더 고생했어요. 분량이 많았죠. 저야 '전우치' 드라마를 하면서 장풍을 쏴 봤기 때문에 정우의 고충을 알아요"라고 웃었다.

"그럴 땐 모른 척 해줘야 하거든요. 신경 쓰면 얼마나 민망하겠어요.(웃음) 그런 의미에서 연기 하나는 진짜 잘하는 친구들인 것 같아요. 다들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잘 해내던지. 저는 자꾸 무엇에 묶이거나, 멧돼지에게 물리는 신들이 많아서 혼자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나중에 메이킹 영상이 공개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까지 일곱 개의 지옥은 섬세한 VFX 작업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됐다. 촬영 이야기를 털어놓던 차태현은 사막 신을 언급하며 "세트가 진짜 멋있었거든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중국 얼마나 가요? 해외 로케이션은 얼마나 가나요?'라고 묻기도 했었어요. 진짜 중국 가서 찍는 줄 알았죠"라고 웃었다.

"그런데 다 세트에서 찍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 그렇게 큰 세트장이 있는 줄 몰랐어요. 지옥에서 지옥으로 옮겨갈 때마다 설레고 기대됐죠. 사막신은 진짜 모래에 파묻혔었어요. 모래에 점점 빨려 들어갔고, 다시 쭉 올라가줘야 할 때에 기계가 고장 나면서 목 바로 아래까지 갇혔었죠. 그 때 '이렇게 패닉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스태프들이 달려와서 일일이 모래를 파내고 그랬었어요. 그런 촬영이 좀 힘들긴 했죠."

'신과함께'를 본 이들이 '신파가 강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 부분에도 차태현은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말을 신파라고 써서 세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해요. 저 역시 억지로 상황을 쥐어짜 만드는 감동은 싫죠. 하지만 '신과함께'를 보면서 신파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후반부에 너무 많이 우나?' 싶기는 했지만, 그건 신파라기보다는 울림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고요."

'사후세계를 믿냐'는 물음에도 차태현은 "제가 오늘 새벽기도를 갔다 왔는데…"라고 웃으며 "원작을 봤을 때도 그랬고, 영화를 볼 때도 그랬고 '똑바로, 잘 살아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통과할 지옥이 없을 것 같아요"라고 미소를 보였다.

올해도 차태현은 KBS 예능 '1박2일'을 비롯해 용띠클럽 친구들과 함께 했던 '철부지 브로망스', 라준모라는 이름으로 유호진 PD와 함께 연출에 도전한 '최고의 한방'까지 다양한 활동 속에 한 해를 꽉 채워 보냈다.

얼마 남지 않은 2017년을 되새긴 차태현은 "내년에 사실 '무엇을 해야지'라는 계획은 잘 짜지 않아요. 다음에 제게 들어올 작품 중에, 또 무엇을 선택해서 보여드릴 수 있을까를 궁금해 하고 있죠"라면서 다가올 2018년에도 지금까지 그랬듯 꾸준한 발걸음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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