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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랭킹 1위의 일본, 그 비결은?

기사입력 2009.01.08 15:16 / 기사수정 2009.01.08 15:16

손현길 기자

[엑스포츠뉴스=손현길] 축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있듯 야구에서도 국제야구연맹(IBAF)이 발표하는 순위가 있다.

지난 2008년 10월 IBAF에서 처음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세계 야구 순위는 월드컵, 올림픽, WBC 등 주요 국제 대회의 성적에 따라(우승한 팀 100점, 2위 90점, 3위 80점)점수를 부여 받고, 이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또한, 아마추어 대회인 세계대학선수권과 대륙간컵의 성적도 반영되는데 월드컵 등에 적용되는 점수의 절반으로 산출해 반영한다. 그 밖에도 지역별 올림픽 예선 등의 점수도 가산하여 순위를 매긴다.

그렇다면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제1회 WBC 4강 등의 좋은 성적을 거둔 우리나라 야구는 세계에서 몇 등일까?

기뻐할 수만은 없는 한국의 순위

높은 순위가 예상되었지만 우리나라의 세계 야구 순위는 1위인 일본, 2위 쿠바 3위 미국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세계 랭킹 4위라는 기록이 실망스러운 순위는 아니다. 특히 다른 구기 종목이 세계무대에서 어느 정도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성적이다. '메이저리그'를 갖고있는 미국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WBC에서 우리나라에서 두 차례나 패배를 했었고, 올림픽에서도 우리에게 두 번이나 패배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일본이 1위를 차지한 것을 봐도 그렇다.

세계 랭킹 1위의 일본, 그 비결은?

일본이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데는 이유가 있다.

비록 WBC에서 우리나라에 두 번 패배를 당했지만 WBC 최종 우승의 영광은 일본이 누렸다. 또한, 아마추어 대회인 세계대학 야구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마추어 대회의 성적이 우수하다. 그렇다. 일본은 아마추어 야구의 성적이 좋다.

이쯤 되면 단순히 일본과 우리나라의 야구 세계 순위에 황당하고 분해하며 불만 섞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우리나라 야구의 문제점과 일본 야구의 장점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일본에 우리가 뒤지는 부분이라고 인정하고 넘어갈 부분은 야구의 역사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개화가 빨랐던 만큼 야구의 도입도 빨랐고, 때문에 일본의 프로야구는 70년이 넘는 역사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는 이제 26년을 넘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아마추어가 행복한 나라 일본

단순히 역사의 차이가 아니라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야구라는 스포츠를 대하는 두 나라의 태도이다.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프로야구만큼이나 발전해있으며, 프로선수들을 양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 중, 고교 야구가 발전해있다. 일본의 고교야구팀의 수는 4천 개가 넘는 데 비해 국내의 고교야구팀은 50여 개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은 어디를 가도 사회인들과 아마추어들을 위한 야구장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야구장은 하나만 지어진 것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 5~6개의 구장이 밀집되어 동시에 많은 경기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어떨까. 동네 주위를 둘러봐도 풋살 정도는 모르겠지만, 정작 야구 한 게임 하려 해도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일본의 고교생들은 야구부에 가입해 전문적으로 야구를 하지 않더라도 체육시간에 야구 종목이 따로 편성되어 있다.

게다가 야구 시간에는 체육복이 아닌 '야구복'을 갖추어 입고 경기를 한다. 이를 통해 소속감을 키우고 야구에 대한 애정을 키워간다. 우리나라의 체육시간이 어떤가를 생각해 본다면 정말 큰 차이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사회인 야구와 고교야구에 대한 투자와 국가적 차원의 지원에서 한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에 대한 지원과 투자에 대한 차이 역시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격차를 벌어지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한국의 야구장을 둘러보라.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다. 대구구장은 1948년에 지어졌으며, 광주구장은 1965년, 대전구장은 1964년에 지어진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매번 야구장을 새로 짓는다는 말만 있었을 뿐이며 일본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돔구장이 우리나라에는 단 한 개도 없다.

적어도 이런 점에 있어서는 일본야구를 따라오려면 한참 남았다던 이치로의 발언이 망언이 아니라 충고로 들린다. WBC와 올림픽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야구는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숙제를 받게 되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다시 치솟고 수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는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제 종전의 방식으로는 우리나라 야구를 발전시키는데 무리가 있다.

이제 국가와 국민 모두가 야구에 대한 저변확대와 수지개선, 아마추어 야구의 육성 등의 수많은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프로야구 구단의 운영진은 더 큰 도전정신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야구를 발전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야구장, 쾌적한 환경제공, 사회인 야구를 위한 저변 확대 등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멋진 선수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것이다.

단순히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나라가 야구를 잘하고 순위가 높은 나라가 아니다. 이번 국제야구순위 발표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제 한국도 선수들이 야구 경기를 할 맛나고, 팬들은 야구 볼맛 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올림픽과 이번 국제야구순위 발표 그리고 곧 있을 WBC 대회를 계기로 한국야구가 한층 더 성숙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사진='야구선진국'답게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의 부활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중인 일본 (C) NPB] 



손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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