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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외친소①] '비정상회담' 닉 "독일 가도 한국 편의점 그리워, 제2의 고향"

기사입력 2017.12.21 13:45 / 기사수정 2017.12.21 12:14

김선우 기자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 200만 명 시대입니다. 여전히 외국인을 향한 다양한 시선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그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TV 속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외국인 연예인입니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한국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엑스포츠뉴스가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JTBC '비정상회담'이 종영한지도 어느덧 2주가 훌쩍 넘었다. 매주 월요일 밤마다 안건에 대한 각자의 견해로 각국을 대표했던 비정상 대표들의 빈자리가 더욱 커져만 간다.

그 중에서도 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변으로 '비정상회담'을 사로잡았던 독일 대표 닉(본명 니클라스 클라분데)은 남다른 소신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닉은 보는 사람마저 설득시키는 토론 실력 뿐 아니라 불현듯 튀어 나오는 날선 비판들에 '부정왕'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마지막회까지도 특유의 시크함을 유지했던 닉이지만, 직접 만난 그는 '비정상회담'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닉은 "매주 하던 녹화 스케줄이 사라지고, TV에서 방영되지 않으니 이제야 종영이 실감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했고 그 점에 감사드린다"며 "배우는 것도 많았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앞으로 방송을 함에 있어서도 좋은 밑거름이 될 거 같다. 한국 문화에 대해 엄청 잘 알고 있진 않았는데 이번에 문화 뿐 아니라 문화 차이에 대해서도 배우게 돼서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닉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박해진을 꼽았다. 그는 "정말 열정적이고, 준비도 엄청 많이 해왔다. 진심과 정성이 돋보였다. 솔직하면서도 겸손해서 인상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되돌아보니 너무 '비정상회담'에 집착했나 싶더라. 열심히 하는걸 넘어 집착 정도로 올인했던 거 같다. 이미지도 생기다보니 SNS도 조심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스스로를 너무 억압했던 거 같다. 조금 더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드렸어도 좋았을 거 같다"고 회상했다.

담담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나가는 닉에게서 '비정상회담' 속 '부정왕'의 모습은 거리감이 있어 보였다. 이에 "사실은 긍정적이고 잘 웃기도 해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서 그는 "방송에서의 이미지 영향도 있는 것 같다"며 "부정적이라기보단 현실적인 편이다. 긍정적이다가도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금방 인지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 깊게 끌고가지 않는다. '비정상회담' 새 시즌에 대해서도 당연히 내게 제안이 오면 또 하고 싶다. 그런데 나를 다시 찾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슬프거나 실망스럽진 않다. 다른 사람이 해도 기쁘게 응원해 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점이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의지가 약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일 순 있었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닉은 '비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어 실력도 늘고, 다른 문화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올해 25세인 그는 어린시절부터 타지에서 홀로 생활해 온 탓에 자연스레 '애 늙은이'가 됐음을 인정했다. 또 한편으론 '비정상회담'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유명해지는 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었다고 털어 놓았다.

"유명하다고 항상 좋은건 아닌거 같다. 처음에 방송 시작할 때 신조가 절대 편하게 하지 않겠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제대로 똑바로 하고 싶었다. 특히 소위 연예인병에 절대 걸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금 나를 냉정하게 봤을 때 많이는 안 걸린거 같은데 나도 모르게 카메라 앞에서 의식을 하게 되는거 같긴 했다. 그래서 일부러 모니터링도 잘 안 한다. 의식하고 싶지 않다. 이런 점은 늘 경계하려고 노력한다"



방송으로 인해 자신의 의사가 본의 아니게 다르게 전달된 점에 대해서도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는 "'비정상회담'에서 이민자 이슬람 문화에 대한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그 당시에 한국보다 외국에서 회자가 되고 욕도 많이 먹었다. 번역에서 온 오역 때문이었다. 그 오해는 부디 풀렸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 의미도 아니고 그냥 서로를 좀 더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닉은 "이럴 땐 이유를 막론하고 좀 더 신중하게 발언해야 함을 느꼈던 때"라며 "내가 하는 말 한마디가 독일 사람을 대표하는 발언이 되다보니 영광이지만, 그게 오히려 미안해지는 상황도 발생하더라. 앞으로는 유튜브 등 개인활동도 늘려갈 참인데 독일 대표 닉보다는 그냥 개인 닉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년 반동안 함께한 '비정상회담'은 한국문화에는 생소했던 닉에게 어느 누구보다 한국문화, 또 본국인 독일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된 계기가 됐다. 또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됐고 결국은 국적을 떠나 모두가 다 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깨닫게 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비정상회담'과 함께 한뼘 더 성장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 더욱 한국이 좋아졌다는 닉은 "한국은 내게 '두번째 고향'이다. 어느덧 인생의 20%를 한국에서 지냈다. 이렇게 오랫동안 다른 나라에서 있었던 적이 없었다. 매일 한국어를 쓰면서 살고 있고, 독일보다 익숙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젠 고향 독일에 가도 한국 편의점이 그리울 정도다"라며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에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믿고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 덕분이기도 하다. 정말 감사드린다. 방송에 출연한 이후로는 SNS로 쪽지로 많이 온다. 답장은 잘 못하고 있지만 다 읽고 있고 너무 힘이 된다는 건 꼭 말씀 드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닉에게 '비정상회담'의 의미를 물으니 고민 끝에 '신세계"라는 답은 내놓았다. 닉은 "'비정상회담' 이후로는 내게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라며 "외국인인데 한국TV에도 나오고 경찰 홍보대사,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황봉송 등 너무나 뜻깊은 일들을 하게 됐다. 모두 '비정상회담' 덕분이다. 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다"라고 설명했다.(엑's 외친소②에서 계속)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JTBC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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