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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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3주년 '냉장고', 평범한 냉장고가 그립다

기사입력 2017.11.27 07:00 / 기사수정 2017.11.26 20:25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냉장고'가 3년을 이어오는 동안 평범한 냉장고 보기가 어려워졌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장고')는 '대한민국 최고의 셰프 군단이 그날의 게스트를 위한 고품격 요리 배틀을 펼치는 푸드 토크쇼'다. 지난 2014년 11월 17일 처음 방송됐고 쿡방 유행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냉장고'의 매력 중 하나는 쉽게 볼 수 없는 스타들의 냉장고를 통해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먹다 남은 배달음식이나 냉동실에 처박혀 있는 오래된 재료 등을 보면서 스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고, 닭가슴살이나 과일, 채소 등 건강식으로 채워진 냉장고를 보며 몸매관리에 힘쓰는 연예인의 고충을 이해하기도 한다.

두 번째 매력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셰프들의 15분 요리 대결에서 오는 긴박감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요리, 정성이 들어가는 요리도 기막힌 창의력과 노련한 손놀림 속에서 15분 만에 완성되는 것을 보는 희열이 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요리 재료와 도구들을 이용했기 때문에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해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냉장고'가 해를 거듭하면서 꾸준히 지적되는 문제점들은 이런 매력 요소를 해치고 있다. 먼저 MC들의 반복되는 토크 패턴은 때때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혼자 사는 미혼 연예인이 나왔을 때는 냉장고를 보며 사생활을 캐내려고 한다. 별 것 아닌 재료에도 지나치게 의미부여를 해 게스트도 난감하게 만들고 보는 시청자도 불편하게 한다.


또 스타들의 냉장고에서 '공감'이 사라졌다. '냉장고' 촬영을 앞두고 새로운 요리 재료를 사놓거나, 쉽게 구하기 힘든 송로버섯이나 향신료를 구비해놓은 연예인이 많아졌다.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톱 셰프들이 최상급의 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하고, 이를 보는 것 또한 재밌겠으나, 그 빈도가 잦다 보니 이제 '냉장고'에서 선보이는 요리들은 따라하기엔 너무 먼, 그저 보는 즐거움에 그치게 됐다.

셰프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성규(인피니트)의 냉장고처럼 너무 아무것도 없는 경우는 극단적이다. 하지만 냉장고에 다양한 종류의 육류와 해물이 가득하고 해외 식재료가 끊임없이 나오는 순간 '냉장고'의 매력이 반감된다. '냉장고'를 위해 재료를 채운 경우, 연예인이 실제로 사용하는 냉장고 속 재료를 사용한다는 취지도 없어지는 셈이다.

이런 의견과 달리 '유명 셰프들이 자취생 요리하려고 힘들게 공부한 줄 아느냐'라고 고급화되는 '냉장고' 레시피를 옹호하는 시청자도 있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냉장고와 그렇지 않은 냉장고의 비율을 적절히 맞출 필요는 있어 보인다.

3주년을 맞이한 첫 번째 특집 방송에서 MC 김성주, 안정환의 요리 대결을 보여준 것은 흥미로웠다. 또 27일 방송될 게스트 박나래, 이국주의 요리 대결 역시 기대된다. 여기에 야구선수 오승환, 홍성흔 편에는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가 스페셜 셰프로 등장한다.

이렇게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냉장고'가 JTBC 대표 장수 예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냉장고가 보고 싶다'라는 시청자 의견도 슬기롭고 재치있게 해결하리라 기대한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JT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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