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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고백부부' 이이경 "고독재 코믹 비주얼 위해 소품까지 직접 구입"

기사입력 2017.11.24 14:00 / 기사수정 2017.11.24 13:48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긴 머리 휘날리며 깨방정스러운 모습으로 예능드라마 '고백부부'의 웃음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독재(이이경 분). 함께한 모든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웃기는 이이경을 '미친 배우'라고 칭찬했으나, 정작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봐 온 부모님은 "네 성격에 연기하기 힘들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늘이 점지해준 고독재인 줄 알았더니 이게 무슨말일까. 영화 '아기와 나'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모습을 생각하면, 그리고 그게 배우 본인의 말처럼 자신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는 걸 떠올리면 그 말이 아예 틀린 것 같지는 않다. 

이이경의 배우 인생에서 가장 극과 극인 캐릭터 고독재와 도일이 비슷한 시기에 대중을 찾았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고백부부'의 종영 소감을 물어봤다.

"다들 너무 아쉬워한다. 배우들 단체 카톡 방에 늘 아쉬운 목소리가 가득하다. 촬영이 좀 힘들었다. 12부작이라 육체적으로 힘든 건 아닌데 캐릭터에 변화도 있고 과거 왔다 갔다하고, 액션도 많고, 장소 이동도 많아서 힘들었던 것같다. 그만큼 시원섭섭하다."

대학 캠퍼스에서 20살 고독재가 되었다가, 어느 술집에서는 38살 고독재가 됐다가, 강릉 바닷가에서 또 20살 고독재가 되어 뛰어 놀다가 인생에 찌든 서로를 위로하는 38살 고독재가 되기도 했다. 시간과 장소의 이동이 인상적일 만도 하다. 그리고 '고백부부'는 이이경이 본격적으로 코미디에 도전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코미디 장르라 그런지 미팅부터 재미있었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수염이 빨리 자라는 편인데 정말 자연인 그대로 메이크업도 안 하고 수염도 기르고 감독님을 만났다. 그런데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 그때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출연을 제안해주셔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이왕 망가지는거 확실하게 망가지겠다고 결심했다."


고독재의 코믹함을 배가시킨 것은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다. 극중 고독재는 '브래드 피트' 스타일이라고 고집하지만, 2017년이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에게는 '프로듀스 101'에 나왔던 래퍼 장문복을 닮았다는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이이경은 가장 90년대스러운 의상, 90년대스러운 액세서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머리 긴 거야 원래 설정이었다. 그 외에 놀러 가서 쓴 눈알만 가리는 선글라스 같은 건 다 내가 준비한 거다. 바다에 놀러 가는 신이 진주와 반도의 과거를 끄집어내기 위해 가는 거라, 나에게 주어진 대사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웃음을 비주얼만으로 임팩트 있게 주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선글라스를 말하자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동묘에 가서 중고시장을 뒤져서 찾아왔다. 다들 직접 그 선글라스를 가져왔다고 하니 놀라더라."

고독재 캐릭터가 강렬했던 만큼 이미지 고착도 염려할 부분이다. 코믹한 이미지가 한번 박히면 계속 코믹한 이미지로만 소비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시청자분들이 다들 연기로 봐주시는 것 같다. 그냥 '이런 연기도 할 줄 아네' 이런 시선인 것 같다"고 확실하게 말했다.

코믹한 연기에 더해 나이를 넘나드는 연기도 처음이었다. 20살이나 38살이나 늘 붙어 다니던 최반도(손호준)와 그의 친구 안재우(허정민), 고독재. '고백부부' 시청자들이 가장 놀라워했던 것은 분명히 같은 배우가 연기하는 데도 1999년도의 캐릭터와 2017년도의 캐릭터가 비주얼부터 성격까지 아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는 것.

"38살과 20살의 차이를 늘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20살 때는 아기니까 최대한 가볍게보이려 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38살 때는 좀 더 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움직임도 없고 대사도 툭툭 깔면서 가고 그런 식으로 차이를 뒀다."

진지한 성장극부터 코미디, 사극까지.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 온 이이경. 매번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조여줬던 그에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와 역할에 대해 물었다.

"진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나보다 강한 여자한테 휘둘리면서 같이 꽁냥꽁냥하는 생활형 로코를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인데도 그 안에 저보다 더 강한 여자한테 안에서 휘둘려서 남녀의 그런 관계가 상반되면서 같이 꽁냥꽁냥하는 생활형의 로코를 해보고 싶다. 혼자 하는 사랑 말고 감정이 같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코미디의 가벼움과 로맨스의 높낮이가 함께 존재하는 작품이면 좋겠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AFA/CGV 아트하우스, K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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