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는 혹독하기로 유명했다. 특히 박경완 배터리코치가 합류한 2015년부터 포수진의 스파르타식 훈련은 가고시마 캠프를 대표하는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의 가고시마 캠프는 지난 캠프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가고시마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던 한 포수는 캠프 훈련에 대해 "토할 뻔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토를 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가쁜 숨소리와 비명은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위치한 종합운동공원의 익숙한 현장음이었다. 물론 박경완 코치는 이 훈련들이 자신의 현역 시절 훈련의 5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 가고시마 캠프의 훈련량은 예년보다 확실히 줄었다. 일단 캠프 전체적인 훈련 방향이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두고있다. 캠프에서 타격 혹은 수비 등 선수 한 명 한 명에 따라 맞춤형 훈련이 이뤄지는데, 타임 체크와 영상 녹화 등으로 훈련과 그에 따른 변화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박경완 코치 역시 훈련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박경완 코치는 "예전에는 미리 얘기를 해주고 훈련 때는 얘기를 거의 안 하면서 연습만 시켰다. 지금은 비디오도 찍고, 같이 보면서 대화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면서 "첫 해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강했다. 올해는 변화를 주고싶었다. 운동에도 소통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너무 쉬워도, 너무 고되도 힘든 것이 캠프'라고 말한 박 코치는 "훈련량을 단순히 적게 하는 것은 아니다. 강도를 높여야 하는 날과 떨어뜨려야 하는 날이 있다. 그런 부분도 내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114경기를 소화했고, 내년 포수로서 풀타임 3년차를 맞이하는 이재원과 제 3의 포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윤재, 임태준의 훈련량도 따로 잡혀있다.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선수들의 의욕이 더해지면서 확실히 변화는 느껴진다. 박경완 코치는 "효율성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집중력이 더 생겼다. 재원이의 경우 정말 많이 바뀌었다"면서 "나야 항상 잘해도 부족해보이지만, 단장님이나 전력분석팀 등 주위에서도 좋은 평가를 내려 흐뭇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의 과정과 성과는 이번에만 만족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12월과 1월,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거쳐 결국엔 다음 시즌까지 이어져야 한다. 캠프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김성갑 수석코치는 "양도 양이지만 많이 질문하고, 자신의 내용을 머리 속에 집어넣을 수 있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가깝게는 다음 시즌이지만, 더 멀리까지의 SK를 좌우할 테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가고시마(일본),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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