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가고시마(일본),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건강한 2018시즌을 위해 훈련에 한창이다. 팔꿈치 수술 후 10개월, 점진적으로 재활 단계를 밟으면서 브레이크는 없었다.
지난 1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지난달부터 일본 가고시마현 사츠마센다이시 종합운동공원에 꾸려진 유망주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 이곳 캠프에서 김광현은 100%의 힘으로 두 차례, 40개씩 불펜 투구를 마쳤다. 수비 훈련 등 다른 선수들과도 동일하게 움직인다. 최상덕 투수코치는 "번트 수비 훈련은 걱정을 조금 했는데, 문제 없이 잘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 SK에 합류한 손혁 투수코치도 김광현의 상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손 코치는 "광현이 본인이나 재활, 트레이닝 파트에서 굉장히 준비를 잘해줬다"면서 "사실 재활 선수는 돌발 변수가 많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광현이가 피칭하는 걸 보고 기대가 생겼다. 워낙 좋아 최대한 천천히 하라고 얘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 가고시마 캠프 종료까지 전력투구 60개 목표
-김광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벌써 수술을 하고 10개월이 지났다. 보통 수술을 한 뒤에 2년이 되면 완벽하게 돌아온다고 하던데, 아직까지는 정말 좋고, 괜찮다. 물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내년에는 무리 안하는 선에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섀도 피칭을 시작하기 전 기대 반, 긴장 반이라고 했었는데. 섀도 피칭 이후를 돌아보면 어땠나.
▲그때부터가 진짜 재활 시작이었던 것 같다. 공을 던져야 하는데 못 던졌으니까 그 때까지 너무 지루했고, 답답했다. 팀도 한 시즌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지나고나니까 또 금방 온 것 같다. 한 해가 그렇게 간 것 같다. 벼르고 있다. 올해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우고, 내년엔 우리 팀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게 최대한 보탬이 됐으면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몸을 빠르게 잘 만들었다고 하던데.
▲통증이 있어서 멈춘다거나 그런 것 없다보니 빨랐던 것 같다. 트레이너 코치님, 재활 코치님이 관리 잘 해주셨기 때문에 안 아프고 브레이크 없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시즌 마운드에 서는 장면을 그려봤을텐데.
▲우리 팀이 홈런이라는 큰 무기를 갖고있기 때문에 투수로서 편하다. 평균자책점이나 탈삼진은 둘째 치고 이겨야 하는 게 야구다. 홈런이라는 게 한 번에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다. 내 입장에서도 더 신나서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캠프 올 때의 목표는 뭐였나.
▲지금은 조금 코치님이 관리를 해주시고, 다른 선수들 공 던질 때 웨이트를 늘린다던지 조정이 들어간다. 12월에는 휴식을 한 번 하고, 1월부터 다시 캐치볼을 시작해서 2월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합류해야 한다. 그전에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할 수 있게끔 만들어가는게 목표다. 60개까지 전력으로 투구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놓고 휴식을 줬다가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남들이 여기서 시즌을 끝내는 거니까 나도 여기서 마무리한다는 느낌이다.
-불펜 투구를 하면서 느낌은.
▲별반 다른 건 없다. 근데 아직까지는 조금 속 불안한, 아직은 잠겨있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원래 내 스타일이 와일드한 편인데, 그런 건 조금 줄어든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컨트롤 부분에서는 좋다고 코치님이나 선수들이 얘기해줬다. 경기에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간결해진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그런 느낌은 있는데, 1년 쉬면서 공의 힘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 에이스로서의, 선배로서의 책임감
-'베테랑 막내'라는 별명도 있었다. 후배들과 캠프에 오니 느낌이 다를 것 같다.
▲기분이 이상하다. 캠프지 오면 맨날 막내였고, 물 들고다녔는데 이제 나한테 물을 주더라(웃음). 캠프 명단에서 투수 중에는 두 번째다. 확실히 선배가 되니까 부담도 있다. 막내일 땐 또 그 때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있지만 이제 1군에 가도 막내는 벗어났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것들에 대해서 얘기는 많이 나눴나.
▲올해 후배들과 얘기를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아는 선에서 다 알려주려고 하고. 그게 재활하면서 또다른 나의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보면 조금이라도 후배들이 야구를 하는 걸 도와줄 수 있는 것도 높은 연봉을 받는, '돈값'이라고 생각한다. 후배가 먼저 물어보기는 쉽지 않다. '내가 이랬다' 정도는 아는 척이 아니니까, 내가 먼저 얘기를 해준다.
-책임감이 달라졌다고 해야할 것 같다.
▲나도 사람이니까 질 수도 있는거고, 홈런 맞을 때도 있는 거고, 항상 매번 잘 던질 순 없는 거다. 그런 부담을 조금 덜어냈다. 덜어냈는데, 이제는 선배가 되면서 후배들 앞에서 책임감 그런 게 생기더라. 근데 그런 부분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에이스라는 칭호는 내가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선배로서의 모습은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으니까 내 스스로 해결하면 될 것 같다.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웠을텐데.
▲나는 어렸고, 지금도 어리지만 3년차까지는 그게 정말 정말 부담이었다. 이겨야한다, 점수를 주면 안된다, 내가 나가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런게 있었다. 그래서 경기 하면서 무리도 하고, 안되는 건데 되려고 힘도 쓰고 그런 적도 많았다.
-캠프에서 다른 선수들처럼 시즌을 마감한다고 했으니, 내년을 시작할 때 기대가 더 크겠다.
▲그렇다. 12월에 쉴 때 더 잘 쉬어야 한다. 완전히 놓고 쉬는게 아니고. 15일 정도 쉬고, 12월에 결혼식도 정말 많다(웃음). 남은 15일은 보강 등 훈련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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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