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15 10:02 / 기사수정 2008.12.15 10:02
[유럽축구 놈놈놈] 11화 - 프리미어리그에서 온 선수 (세리에A)
마티유 플라미니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세리에A는 유난히 잉글랜드 출신 선수가 없는 편이다.
잉글랜드 선수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서 온 선수들도 현저하게 적은 편이다. 세리에A에서의 경기는 높은 전술 이해도가 중시되었던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힘과 속도로 대변되는 빠른 템포의 축구가 지배적인 무대였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출신 선수들은 대개 세리에A 무대에서 고전하기 일쑤었다.
현재, 이번 시즌 아스날에서 밀란으로 이적해 뛰고 있는 플라미니는 가장 최근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선수이다. 플라미니는 지난 04-05시즌부터 07-08시즌까지 4시즌 동안 아스날에서 뛰었었고, 특히나 지난 시즌에는 탁월한 활약을 선보이며 아스날의 주전 중앙 미드필더로 뛰면서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했었다. 그러나 큰 기대를 안고 온 밀란에서의 세리에A 첫 시즌은 아직 자신의 명성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플라미니의 커리어를 돌아보면서, 과연 그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 수 있을지, 아니면 세리에A에서의 적응에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좌절하고 말지. 예상해보도록 하자.
이탈리아의 핏줄을 가진 프랑스인
마티유 플라미니는 1984년, 프랑스인 어머니와 이탈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면서, 이탈리아의 핏줄이 흐르고 있는 선수이다. 그러나 마르세유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자라왔던 그는 마르세유의 유스 클럽에 입단. 프랑스에서 축구선수로서의 길을 닦기 시작하였다.
마르세유에서 출중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플라미니는 곧 자신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르세유의 감독은 2003년 마르세유 성인팀에 데뷔시키게 된다.
03-04시즌, 마르세유의 성인팀에서 14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유럽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축구선수가 되었다.
아르센 벵거와의 만남
마르세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플라미니를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절대 가만히 두지 않았다. 끊임없이 플라미니를 노리던 벵거 감독은, 플라미니가 마르세유와 성인계약을 먼저 체결함에도 불구하고, 이중 계약을 하면서까지 마르세유에서 플라미니를 속칭 '유소년 빼가기'로 데려가게 되었다.
결국, 마르세유는 단 한푼의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애지중지 키운 플라미니를 빼앗긴 것이다. 마르세유 구단 관계자, 팬들은 분노하게 되었고, 특히 당시 감독인 조세 아니고는 인터뷰에서 플라미니가 배신하고 자신을 이용했다는 발언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플라미니를 이적료 없이 데려왔던 아스날 또한, 이적료 한 푼 없이 자유계약으로 밀란에 플라미니를 빼앗기게 된다.
아스날에서의 중원 장악. 그리고 풀백
04-05시즌 아스날에서 첫 데뷔를 가진 플라미니는 중앙 미드필더로 9경기에 선발 출장, 그리고 12경기에 교체 출장하면서 그저 그런 모습을 보였다. 초창기에는 플라미니를 중용하는 벵거 감독이 상당히 욕을 먹었을 정도로, 플라미니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은 05-06시즌, 플라미니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하였고, 곧 아스날의 중원에서 없어선 안될 선수가 되었다. 하지만, 가엘 클리쉬, 애쉴리 콜, 파스칼 시강, 로렌까지. 모든 왼쪽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벵거 감독은 활동력 좋은 플라미니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플라미니는 자신의 포지션에 불만을 표하면서 뛰기 싫다고 외치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플라미니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왼쪽 풀백에서의 플레이는 수준급 이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원하든 원치않았든 간에 중앙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플라미니는 본격적으로 아스날에 정착해서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찰나 06-07시즌, 파브레가스의 엄청난 성장과 질베르투 실바에 밀려, 플라미니는 다시 한번 후보로 전락한다.
다시금 후보로 전락한 플라미니는 이적을 생각할 정도로 좌절했다. 실제로 그는 구단에 이적요청까지 하였으나, 벵거 감독와의 면담 이후 잔류로 마음을 돌려서 결국, 아스날에 남게 되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아스날에서의 마지막이 된 07-08시즌 플라미니는 아스날에서 이젠 절대 없어선 안될 선수가 되어버렸다. 질베르투 실바가 폼이 떨어진 사이, 플라미니는 한 단계 성장하며 아스날의 중원을 파브레가스와 함께 책임지게 되었다.
플라미니는 이 시즌에 30경기에 출장하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좋은 활약을 보인 플라미니를 내버려둘 아스날이 아니었다. 아스날 벵거 감독은 재계약 서류를 플라미니에게 내밀었지만, 무슨 이유였는지 그는 점점 아스날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미심쩍은 상황을 연출하기 시작하였다.
난 이탈리아의 핏줄이다. 밀란으로!
07-08시즌, 4월에 열린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플라미니는 부상을 당한다. 이 경기가 아스날 소속으로 마지막으로 뛴 경기가 되었다.
부상을 당한 지 한 달 후, 5월에 플라미니는 연봉 5백5십만 유로(100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밀란과 계약에 합의한다. 물론, 아스날에게는 단 1원의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자유계약 신분으로 말이다.
이에 따라 벵거 감독은 극히 분노하면서 밀란과 플라미니를 향해 화냈지만, UEFA 규정상 전혀 아무 문제 없는 계약이었기에 벵거 감독의 분노는 그저 분노로 끝날 뿐이었다. 플라미니는 밀란의 선수가 되어 08-09시즌부터 뛰게 되었다.
밀란에서. 하지만, 과연?
플라미니는 밀란으로 이적해와서 지금까지 10경기에 뛰면서 세리에A에 적응을 하고 있다. 한동안, 피를로의 부상으로 인해 중원 미드필더 자리에서 시드로프, 가투소와 함께 뛰고 있지만, 아직까지의 모습이라면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플라미니는 원래, 가투소의 파워풀한 활동력과 피를로의 패싱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지만, 밀란에서 플레이는 아직까지 둘 중 하나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물론, 아직 적응 기간이어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힘과 활동량만이 아닌, 조금씩 세리에A에서 중시되는 전술의 중요성을 배우고 하나하나 다져나간다면 아직 24세밖에 안된 플라미니이기에, 더욱 높은 곳을 향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플라미니
플라미니는 2007년 2월 7일. 부동의 프랑스 중앙 미드필더인 제레미 뚤라랑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아르헨티나 전에서 국가대표로 첫 소집 되었다. 하지만, 여러 명의 경쟁자에게 밀렸고, 결국 플라미니는 2007년 11월, 모로코전에서 첫 국가대표로 경기를 펼쳤다.
도메네크 감독 휘하에서 플라미니는 곧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 3경기에 출전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마티유 플라미니 ⓒAC밀란 구단 공식홈페이지, 그림=ⓒ킹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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