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7:32
스포츠

박세리의 '봄날'은 언제쯤 찾아올까

기사입력 2005.04.08 01:07 / 기사수정 2005.04.08 01:07

이종은 기자

'신도 숨죽여 지켜본 명승부'라 극찬을 받았던 골프선수를 기억하는가. 98년 US 여자오픈 우승 후 맨발로 스윙했는 구릿빛 피부의 동양 여자, 데뷔 시즌 타이거 우즈보다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할 거라는 칭송을 얻었던 여자. 그녀는 다름아닌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역사를 다시 쓴 박세리다.

'요술공주' 박세리가 최근 슬럼프에 빠지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 대책으로 한달 간 장기 휴가를 선택했다. 때문에 16일 계획했던 태국 타이거스킨스대회와 15일 열리는 다케후지클래식, 22일 개막하는 코로나모렐리아챔피언쉽, 29일 열리는 프랭클린아메리칸모기지챔피언쉽 등의 참가를 취소했다.

최근 박세리는 커리어그랜드슬램에 야심차게 재기를 노리며 도전했지만 실패해 자존심의 상처를 입게 됐다. 이로 인해 그녀가 이대로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많은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1승에 그치며 힘든 시기를 보낸 박세리는 올 시즌 첫 경기에서 8오버파 공동 54위에 머무르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슬럼프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 됐다. 이전보다 체형이 변하면서 이전 스윙폼이 현재와 맞지 않는다는 설도 있었다. 스윙의 문제가 아니라면 심리적인 요인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가들은 일정기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면 쉴 것을 권했고 박세리는 이를 받아들인 듯 장기 휴가를 선택하게 됐다.

박세리는 작년 말, 최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선수’ 1위로 뽑혔다. 2위는 슈퍼 땅콩 김미현이, 6전 7기의 승리자 박지은이 3위에 올랐다. 이렇듯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골프하면 박세리가 떠오를 정도다.
 
사실 한국 여자프로골프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일 수 있게 된 데에는 박세리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골프 문화를 이끌었던 주인공인 그녀는 한국 골프계에 큰 힘이 된 기초라 불린다.

또한 박세리는 에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과 더불어 여자 프로골프계에서 빅3라고 불리기도 했으니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까지 그녀의 명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대목이다. 멕시코 대표 일간지 레포르마는 '한국의 골프를 말할 때 박세리를 빼놓을 수 없고 그녀가 사실상 전부라고 할 수 있다'고 극찬했고 워싱턴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박세리가 골프사의 새로운 장을 창조했다'고 높이 샀다.

미 프로에 입문한지 7개월만에 그린의 여왕으로 등극했고 메이저 대회 사상 최연소, 최저타수, 동양인 최초 우승 등 타이거 우즈의 각종 기록을 단숨에 바꾸기도 한 박세리. 그 당시 우리나라는 IMP 사태로 인한 극심한 불황이었는데 박세리의 국제적인 명성은 한국의 희망의 불씨를 살려주는데 일조했고 나아가 박세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박세리의 부모가 보여준 골프 교육이 큰 주목을 받기도 해 특히 상류층 사람들의 스포츠라는 인식을 무너뜨리는 문화적인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박세리가 선택한 한달 간의 장기 휴가라는 극약처방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지는 미지수다. 골프에서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다. 계속되는 부진에도 박세리는 자신감만은 잃지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인 만큼 강한 정신력이 요구되는데 체력을 단련하며 꾸준히 훈련한다면 박세리는 요술부리듯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무사복귀를 기원해 본다.




<사진은 한국여자골프협회입니다.>



이종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