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2:39
스포츠

[기록이야기] 편견을 깨는 의외의 팀 기록들

기사입력 2008.12.08 00:16 / 기사수정 2008.12.08 00:16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어느덧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2008-2009 프로농구. 모든 팀들이 7일까지 16경기를 치르며 선두권과 하위권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10개 구단 모두 시즌을 치르면서 형성된 '팀 컬러'라는 것이 존재한다. 각 팀의 코칭 스태프가 '우리 팀의 팀 컬러는 이것'이라고 표명해서 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언론이나 팬들이 경기 내용과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팀 컬러를 붙여주곤 한다. 일부 감독들은 "어차피 팀 컬러는 외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만의 플레이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팀 컬러로 형성된 특정 팀에 대한 고정관념은 대체로 실제 기록과도 맞아떨어지지만, 가끔은 전혀 정 반대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농구계의 오랜 속설이나, 우리가 강팀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알고 보면 다른 부분이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 2007-2008시즌 서울 삼성은 '가드 왕국'으로 불리며 낮은 골밑이 언제나 약점으로 지적되었지만, 실제로 정규시즌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한 팀은 다름 아닌 삼성이었다. 

이와 같은 고정관념을 뒤집는 의외의 기록들이 올 시즌에도 존재한다. 아직 16경기씩을 치렀을 뿐이지만, 어느 정도 외부에서 보는 각 팀의 팀 컬러가 정착된 상황에서 이런 '신선한 반전'도 프로농구를 보는 색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제압한다?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인기 만화 슬램덩크에서 나온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는 말은 농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기간 동안 이러한 속설은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올 시즌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울산 모비스에게는 이 속설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7일까지 7연승과 함께 12승 4패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인 모비스는 경기당 31.19개로 리바운드 부문에서 10개 구단 중 고작 8위에 불과하다. 브라이언 던스톤이 버티는 센터 자리는 든든하지만 다른 선수의 리바운드 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바로 뒤이은 공동 2위 원주 동부도 리바운드에서는 모비스에 불과 한 계단 앞선 7위(31.81개)다. 특히 높이의 팀으로 잘 알려져 있는 동부이기에 이 결과는 더욱 의외이다. 블록슛마저도 올 시즌엔 평균 2.5개, 8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에는 김주성 혼자 2.2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높이의 팀이란 별명이 무색해질 정도.

반면 7승 9패로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한 6위 대구 오리온스는 평균 35개의 리바운드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는 말은 올 시즌 프로농구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 셈이다.

◎KT&G는 높이의 팀?


안양 KT&G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의 높이가 가장 낮은 팀으로, 언제나 골밑 싸움에서는 우위를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곤 한다. 그런데 막상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올 시즌 34.19개로 리바운드 전체 3위에 오른 팀은 바로 KT&G이다. 신장이 작은 것은 분명하지만,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그 약점을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KT&G의 블록슛은 경기당 평균 4.8개로 전체 1위다. 2위와는 총 개수에서 9개 앞서며 한두 경기에 뒤집힐 만한 작은 차이도 아니다. 

캘빈 워너와 마퀸 챈들러의 작지만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적극적인 블록슛 가담과 2년차 양희종의 기량 향상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세 선수는 블록슛 부문에서 각각 4, 5, 16위에 오르며 KT&G의 높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2위를 기록한 팀도 바로 작은 골밑 신장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모비스다. 리바운드가 적은 모비스는 그래도 블록슛에서는 4.2개로 2위에 오르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모비스 역시 던스톤이 무려 2.81개로 블록슛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자랑거리다.

◎공격 농구의 시대, 그러나 수비도 필수

흔히들 올 시즌은 빠른 공격 농구가 대세라는 말을 한다. 최근 평균 득점 1위인 모비스가 7연승의 상승세를 구가하며 이런 이야기는 점점 사실로 굳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상승세 팀의 뒤에는 여전히 '수비'라는 배경이 깔려있다.

평균 실점에서 5위(83.8점)인 모비스와 4위(83.4점)의 KT&G, 2위(80점) 전주 KCC와 1위(79.8점)인 동부는 현재 모두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팀이다. 공동 4위에 올라있는 LG만이 전체 8위(86.6점)일 뿐이다. 이중 KCC를 제외한 네 팀은 평균 득점에서도 나란히 1~4위를 형성하고 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까지 잘되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평균 실점에서 3위에 오른 서울 SK는 빈약한 공격력 때문에 팀 순위는 9위에 머물고 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득점만을 기록한 공격진은 문제이지만, "수비가 잘 안된다"던 김진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괜찮은 수비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상대의 외곽포를 가장 잘 봉쇄한 팀(상대팀 3점슛 성공률 30.6%, 1위)은 SK였다.



최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