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4년 반 만에 '기타 요정'이 돌아왔다. 긴 공백기만큼 음악적 역량과 분위기 역시 성숙해졌다. 더 이상 '기타 요정'이 아닌 '기타 여인'이라는 말로 불러달라는 너스레까지 장착한 주니엘의 이야기다.
주니엘은 컴백을 앞두고 몇 차례 티저를 공개하면서 확 달라진 분위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장발의 밝은 염색머리로 대표되는 주니엘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흑발의 단발머리로 돌아왔기 때문.
지난달 31일 공개한 새 앨범 '오디너리 띵스'(Ordinary Things) 타이틀곡 '혼술'을 비롯해 '편지', '메리 고 라운드'(Marry-go-round), '송 포 유'(Song for you), 그리고 지난 8월 공개했던 '라스트 카니발' 등 총 5곡이 수록돼 있다.
앨범의 트랙을 모두 듣다보면, 우울한 이야기 혹은 이별 이야기가 대부분인 주니엘의 노래들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듣기 좋은 멜로디에 절로 따라 부르고 싶은 음절들 그리고 누군가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 각박한 청춘살이에 대한 좌절, 떠나 보낸 누군가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이질적으로 어우러져 특별한 감성을 자아낸다.
"작년에 많이 힘들었어요. 갑상선 기능 저하랑 우울증이 같이 왔거든요. 5, 6개월동안 친구들 모두와 연락을 단절하기도 했어요. 그때 나온 노래들이 많다 보니 전체적으로 앨범이 우울해지기는 한 것 같아요. 제가 겪은 '청춘통'을 노래에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잠수를 풀고 친구들을 만나보니까 똑같이 겪고 있더라고요. '많은 친구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앨범을 내게 됐어요."
'짠 마시고 잊어버리자 모두 다 잊자 / 모든 지나간 건 다 버리자 아아 / 짠 하게 또 웃는 내 모습이 난 / 서러워서 밉고 애틋해서 아파 / 내가 행복하길 바래 / 제발' 등의 애틋한 가사는 괴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술 한잔과 같은 위로가 돼주고 있다.
최근 진행한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혼술'과 관련해 질문을 받던 중 소주 2병이라는 주량을 공개했던 주니엘은 "늘 그렇게 마시는 건 아니에요"라며 웃었다.
"컨디션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간을 보조해주는 약을 먹는데 굉장히 효능이 좋더라고요. 유전이냐고요? 아버지는 노력형으로 잘 마시고, 엄마는 맥주·막걸리파, 저는 소주·와인·위스키를 좋아해요."
대표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주니엘은 이번 앨범 역시 작사, 작곡 등 프로듀싱을 맡아 활약했다. 다양한 일상에서 소스를 얻는다는 주니엘은 한 때는 우울증 때문에 음악이 싫어지기도 했다고.
"음악을 비롯해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던 때가 있어요. 누워서 천장만 보고 시간을 보냈죠. 극복이요? 운동도 하고, 우울증 극복 약도 먹었죠. 술도 마시고, 그림도 그리면서 치유가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주니엘은 타이틀곡의 주제이자 테마이기도 한 술에 대해 자신의 치유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힘든 세상 속에서 괴로워할 때 자신을 위로해줬던 치유제였다고. 또 "스스로 양을 제어할 수 있는 치유제 같아요"라며 애주가다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팬들과 '혼술 라이브'를 개최하며 돈독한 대화를 나눴던 주니엘. '혼술 라이브'는 팬에게도 주니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됐다.
"버스킹을 한 느낌이었어요. 옛날에 버스킹할 때, 맥주 한 캔씩 마시면서 보시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처음으로 술을 마시면서 팬 분들과 편하게 라이브를 하니까 옛 생각도 많이 나고 '컴백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주니엘은 '오디너리 띵스'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자신이 직접 만들고 부른 노래기에 애착은 당연히 클 터. 컴백 쇼케이스 차트 100위 안이 목표라고 했던 주니엘은 이뤄지지 않아도 상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서요. 순위가 잘 되면 좋은거고, 안 돼도 재미있게 작업했으니 만족해요. 원하는대로 프로듀싱을 했고, 원하는대로 곡이 나왔다는 것 자체로 만족이 돼요."([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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