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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백차승 선발,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8.12.02 20:53 / 기사수정 2008.12.02 20:53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명언 중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이러한 명언을 잘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국제무대다. 특히, 국제스포츠 축제의 장인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월드컵에서 이러한 점은 잘 드러난다. 물론 국제사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개인의 명예와 부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출전하는 데에 더 큰 의의를 두기도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야구인들의 축제인 WBC는 자발적인 선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대회다.

국가문제에 대한 단상

WBC는 선수들의 참여 국가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다. 즉, 자신의 현재 보유 국적(current country)이나 조국(native country)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야구선수가 주로 미국이나 중남미, 호주, 아시아 일부 국가에만 치우쳐져 있다는 것에 유념한 것이다.

이에 따라 1회 대회에서는 어머니의 국가를 따라 마이크 피아자(前 LA 다저스)가 이탈리아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바 있으며, 알렉스 로드리게즈 또한 조국과 현 국적 사이에서 출전 국가를 고심한 바 있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건 간에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백차승 역시 본인이 조국을 선택하여 WBC에 출전할 의지만 있다면 그 의견을 따라 김인식 감독이 선발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선수 선발의 전권은 감독에게 있기 때문이다.

백차승 선발에 반발하는 이유

그럼에도, 다수의 여론이 백차승을 반대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개인의 선수 생활 유지와 병역문제 회피를 이유로 국가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의 조국은 분명 대한민국이지만, 백차승의 현재 국가는 미국이며, 시민권을 획득한 후 많은 시간을 보낸 그는 분명 미국인이다. 병역 기피를 위해 스스로 국적을 바꾸었던 스티브 유(본명 : 스티브 승준 유, 한국명 유승준)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더구나 국적을 바꾸는 태도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올바르지 않은 정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정치/사회적인 특성상 군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야구선수이기를 떠나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써 자질 문제까지 대두가 된 셈이다. 즉, 과연 백차승이 한국인으로서의 자질이 있느냐는 것이다. 반대여론이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 점이다.

백차승이 WBC 출전을 망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백차승을 반대하는 세력이 많음을 그 누구보다도 백차승 본인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격다짐으로 그를 선발한다고 가정해도 그가 과연 편치않은 마음을 이끌고 조국으로 올지 의문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

그러나 우리보다 국민성이 과격하다는 이탈리아는 1회 대회 당시 피아자가 스스로 합류한다고 했을 때 반대하기는커녕 오히려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벽안의 선수가, 그것도 자신과 별로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 어머니의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야구팬들도 조금 더 신중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국적 여부를 떠나 백차승 본인이 진심으로 조국을 위해 봉사할 마음이 있고, 김인식 국가대표 감독이 그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최소한 그것을 말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김 감독이나 백 선수 모두 반대여론에 대한 뭇매는 감수해야 한다. 그러한 배짱 없는 선수 선발은 선발하지 않음만 못하다.

이미 김인식 감독은 공개석상에서 “백차승은 국내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또한, KBO와 각 구단은 김 감독에게 선수 선발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만큼 김 감독이 백차승을 필요로 한다면 KBO나 구단 모두 백차승 선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감독은 전술의 대가가 되어야 하며, 전술을 펼쳐야 할 전투기술의 대가를 뽑는 역할도 해야 한다. 백차승이건 히야마(한국계 일본 프로야구 선수. 한국명 황진환)건 간에 김 감독이 필요하다면 대한민국에 불러들여야 마땅하다. 


즉,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한 때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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