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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메소드' 방은진 감독 "첫 저예산 영화, 잇몸으로 버텼다"

기사입력 2017.11.03 18:00 / 기사수정 2017.11.03 16:14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영화도 자기만의 운명이 있겠죠."

메소드 배우 재하(박성웅 분)의 연기를 향한 진심과 아이돌 스타 영우(오승훈)의 완벽을 향한 열정이 만나 만들어내는 강렬한 스캔들을 담은 영화 '메소드'(감독 방은진) 개봉 전, 방은진 감독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얘기했다.

'메소드'는 영화 '오로라 공주'(2005),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 등 대형 상업 영화를 연출했던 방은진 감독의 첫 저예산, 다양성 영화다. 전체 촬영 기간이 한 달이 채 안 되고, 촬영 회차도 18회로 매우 짧았다. 영우 역을 맡아 박성웅에게 결코 지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낸 신인배우 오승훈은 크랭크인 3일 전에 캐스팅이 결정됐다.

그러나 개봉 전부터 팬덤이 생기고, 지난달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리미어에서 5초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방은진 감독이 지금껏 보여준 작품 세계에 박성웅이라는 배우의 명성,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 등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방은진 감독은 "부산은 부산"이라며 "지금은 팬덤이 움직이는 시기다. 정작 개봉 후 영화를 보러 갔는데 '메소드'가 없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상영관이) 몇 개나 열릴지 모른다"라고 부푼 기대감을 경계했다.

방은진 감독은 '메소드'를 '민들레 홑씨가 바람에 흩어지는 것처럼' 만들었다고 묘사했다. 영화에 쓰인 연극 '언체인' 연출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한 뒤, 이를 영화에 가져오게 된 것부터, 드라마 촬영 중인 줄 알았던 박성웅을 극적으로 캐스팅한 것, 일주일 전에 연출부를 꾸린 것, 예산을 맞추기 위해 시나리오 수정을 거듭한 것까지. 영우가 극 중 '논란을 일으켰다가 복귀한 아이돌'로 설정된 것도 예산 문제였다.

"원래는 되게 잘 나가는 애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보조 출연자에 제약이 있었다. 촬영을 마쳤는데 잘 나가는 아이돌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후반 작업을 하면서 제일 처음 라디오 멘트를 넣게 됐다. (웃음)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한 거다. 제자들을 착취하고, 연출부 후배, 관계자 친구들을 관객석에 앉혔다. 악덕 기업주였다. 나는 상업 영화를 찍던 사람이고 이런 것들에 굉장히 민감했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제약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때때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짧은 기간, 적은 회차 안에 촬영을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언론 시사회 등의 자리에서 말했다. 방은진 감독도 마찬가지다. 단시간에 집약된 에너지는 영우와 재하의 연극 첫 공연에서 폭발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는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고무줄을 보듯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정말 확 빠져서 했다. 그래서 서로의 에너지가 짧은 회차에 나오게 된 것 같다. 만족도 같은 것은 우리가 몇 달을 준비했어도, 몇 달을 촬영했어도 아쉬운 게 있을 것이다. 부족하고 아쉬운 것은 늘 있기 마련이다. 특히 이 영화는 레퍼런스가 없고 분류되지 않는 장르이기 때문에 세상에 내놓으면서 '자기 운명이 있겠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엣나인필름/모베터 필름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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