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28 09:50 / 기사수정 2008.11.28 09:50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전북을 꺾고 플레이오프 2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울산이 오는 30일 오후 2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을 상대로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그동안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포항과,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아쉽게 패했던 전북을 연속으로 꺾으며 그동안의 패배를 설욕했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 진출권과 내년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는 '일석삼조'의 성과를 일궈냈다.
휴식을 취했던 서울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반기부터 포스트시즌까지 계속해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울산인만큼, 지난해 '파리아스 매직'에 이은 '김정남 매직'의 신화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울산의 '에이스' 염기훈, 이상호의 부활!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선보이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 전북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염기훈은 그동안 잦은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 부상에서 복귀해서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에 그쳤다. 10월 19일 인천전에서 복귀 골을 터뜨린 이후 5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으며,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김정남 감독은 끝까지 염기훈을 믿고 기용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염기훈은 결국 전북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보답했다.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인 염기훈은 전반 24분 아크 중앙에서 특유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한데 이어, 전반 41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진호의 헤딩패스를 다시 헤딩슛으로 연결, 결국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수비가 끝까지 따라붙었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한 염기훈의 집념이 돋보인 골이었다.
이상호도 전북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막판 부상에서 복귀한 이상호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경고 두 장을 받고 퇴장당하며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그날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특유의 민첩한 움직임으로 시종일관 전북의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 36분 날카로운 문전 침투에 이은 이상호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왔다. 지난해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골대를 두 번 맞추며 패한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44분 우성용과 교체되기 전까지 제 몫을 다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탁월한 용병술! 김정남 매직!
평소에도 그날 경기의 득점선수를 잘 예측하기로 소문난 김정남 감독의 ‘예지력’이 플레이오프 들어서 더욱 빛나고 있다.
울산은 포항전을 앞둔 이틀 동안 승부차기 훈련에 집중했고, '비밀 병기'로 18세 신예 골키퍼 김승규를 준비시켰다. 경기는 치열한 공방 끝에 김정남 감독의 예상대로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김승규의 투입은 포항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출전으로, 결국 울산은 심리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상대의 1, 2번 키커의 킥을 모두 막아내며 울산에 승리를 안겼다.
전북전에서도 김정남 감독의 전술은 주요했다. 경기 전 "90분 내에 승부를 보겠다."라고 밝힌 김정남 감독은 '삼바 듀오' 루이지뉴, 알미르를 벤치에 앉히고, 정규리그 도움왕 브라질리아는 선발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포항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대신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공백 기간 동안 전방에서 고군분투하며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진호와 염기훈이 투톱으로 나섰고, 이상호가 그 뒤에서 날카로운 침투를 펼치며 활기찬 공격을 펼쳤다.
또한, 지난 9월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현영민도 이날 경기에서 복귀해 정경호, 최태욱 등 상대의 발 빠른 측면 공격수를 적절히 차단했다. 현영민의 복귀로 오장은도 본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임해 중원의 안정감을 더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전북에 홈에서 패할 당시 4골 중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 허용했던 만큼, 전북 전을 앞두고 다양한 세트피스 적응훈련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대비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교묘한 울산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전북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오히려 울산이 세트피스로 득점에 성공했다.
포항전에서 승부차기에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었던 울산은, 전북 전에서는 세트피스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러한 김정남 감독의 승부수가 두 경기 연속 정확히 맞아떨어지며 울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 서울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김정남 감독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기대해 본다.
챔피언결정전으로!
지난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대구에게 덜미를 잡히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서울은, 기성용, 이청용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만개하면서 정규리그 2위까지 올라서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은 서울을 상대로 한 통산전적에서 47승 40무 39패로 앞서고 있지만, 2004년 서울이 안양에서 연고지를 옮긴 이후에는 3승 9무 2패로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다. 양팀은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을 만큼 무승부가 많기 때문에 이날 경기에서도 한 점차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비록 올 시즌 들어 포스트시즌 경기 간격이 3, 4일로 줄어들면서, 상위팀이 보다 유리해졌다. 하지만, 울산은 전북전을 90분 내에 승부를 결정지었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재 출전 가능한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가 이진호, 이상호, 염기훈, 양동현, 알미르, 루이지뉴, 브라질리아, 우성용 등 8명이나 포진해 있다. 결국, 울산은 경기 간격에 구애받지 않고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적절한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
반면 서울은 20여 일간 휴식을 취하며 정규리그 동안 쌓인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이로 인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이 연습경기를 치르며 경기감각을 유지했다고 하지만, 울산의 실전 경기를 계속하며 얻어나가는 감각과 승리에 따른 자신감을 따라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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