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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스카우팅 리포트] 두터운 로스터를 보유한 레이커스 – 마지막 편 (5)

기사입력 2008.11.28 07:57 / 기사수정 2008.11.28 07:57

한만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 로스앤젤레스, 한만성 기자] 레이커스는 지난 15일, 디트로이트에 무릎을 꿇으며 이번 시즌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 특히 상대가 구사한 경기 운영 능력이 레이커스에 치명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레이커스의 패배를 우연으로 넘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디트로이트의 골밑 수비는 라시드 월래스, 벤 월래스라는 '월래스 형제'가 이끌던 시절부터 강세를 보여왔다. 이후 벤 월래스가 팀을 떠나며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그들은 파워와 수비력이 뛰어난 아미르 존슨, 제이슨 맥시엘, 콰미 브라운 등이 기존 멤버인 라시드 월래스, 안토니오 맥다이스가 지키던 프론트 코트 라인에 합류시키며 디트로이트 농구 특유의 ‘골밑 카리스마’를 유지시켰다.

그리고 이날 마이클 커리 감독은 레이커스의 프론트 코트 라인을 지키는 가솔과 바이넘을 상대하기 위해 라시드 월래스의 파트너로 수비력이 뛰어난 콰비 브라운을 주전 센터로 출전시켰다. 결과적으로 월래스와 브라운은 가솔과 바이넘을 원천 봉쇄했다 (가솔 15득점, 바이넘 8득점).

게다가 디트로이트에는 긴 팔과 재빠른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수준급 외곽 수비능력을 보유한 테이션 프린스가 버티고 있다. 프린스는 2003-2004 시즌 결승전에서 레이커스를 만나 코비를 봉쇄하는 데 성공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수비수다. 이날 역시 프린스는 코비는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이외에도 피스톤스는 이날 앨런 아이버슨 등의 선수들이 빼어난 외곽 슈팅 능력으로 레이커스의 수비를 공략했다. 특히 센터 겸 파워 포워드인 월래스가 지속적으로 외곽으로 빠져 나와 3점 포를 작렬했다. 때문에 그를 수비하던 가솔은 골밑을 비우고 외곽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으며, 이로 인해 레이커스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패배를 통해 레이커스는 공격 시에는 외곽 슈팅에 능하고, 수비력이 좋은 빅맨을 보유한 팀에게 약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여실히 보여줬다. 필 잭슨 감독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카고의 ‘72승 10패’ 기록, 돌파 가능할까?

소수의 단점을 지니고 있는 레이커스지만, 이들이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정규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팀인 것만은 분명하다.

현지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 팬들은, 이번 시즌 레이커스가 1995-1996시즌 당시 시카고 불스가 기록한 72승 10패라는 대기록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정확한 예상을 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재 레이커스의 전력이라면 기록 경신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론 시즌이 계속 진행되면 부상자가 속출할 수도 있으며, 팀의 전체적 리듬이 깨질 경우 연패를 거듭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레이커스가 시카고의 대기록을 갈아 치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필자가 위에 언급한 레이커스의 현재 약점들이 어느 정도 보완이 되고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피할 경우, 분명 레이커스는 과거 시카고의 기록에 도전할만한 능력을 지닌 팀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규 시즌이 끝난 후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의 결과다. 만약 72승 10패라는 대기록을 세운 시카고가 그 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면, 그들의 기념비적인 기록은 ‘빛 바랜 정규시즌 활약’에 불과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5-2006시즌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예로 들 수 있겠다. 플립 샌더스에게 지휘봉을 넘겨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과거 래리 브라운 감독 시절 습득한 강력한 수비력에 샌더스 감독이 추구하는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장착하며 시즌 중반까지 승승장구한 바 있다.

당시 현지 언론은 "디트로이트가 시카고의 기록을 갈아 치울 수도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디트로이트는 결국 그 해 기록을 세우기는커녕 플레이오프에서 샤킬 오닐과 드웨인 웨이드의 마이애미 히트에게 패하며 결승 진출 조차하지 못했다. 그들로선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친 셈이다. 그 당시 디트로이트에 정규 시즌 11번째 패배를 안긴 팀이 레이커스였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때문에 지금 이순 간에도 레이커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규 시즌을 치르며 발견되는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 ‘우승을 위한 전력’을 만들기 위해 팀을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최종 목표인 우승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정규시즌 기록을 뒷전으로 돌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한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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