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28 13:07 / 기사수정 2008.11.28 13:07
[유럽축구 놈!놈!놈!] 9회 - 잘 알려지지 않은 '최고'의 선수, 미드필더편 (세리에A)
성실과 미소의 사나이, 줄리오 밀리아치오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예로부터 이탈리아는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본고장이었다.
특히나, 카데나치오와 아리고 사키가 창출해 낸 '압박축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엄청난 활동량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탈리아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개인의 능력으로는 유럽 유수의 선수들과 대결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즐비하다. 삼프도리아의 안젤로 팔롬보를 위시하여 레지스타의 전형을 보여주는 토리노의 유제니오 코리니, 진공청소기 역할을 잘 해주는 팔레르모의 로베르토 구아나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이탈리아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편에서 소개할 선수는, 절대 튀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성실' 그 자체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팔레르모의 줄리오 밀리아치오이다.
사보이아. 그리고 하위 리그들
밀리아치오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아마추어로써 그저 축구를 즐기던 한 어린 이탈리아인이였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사보이아라는 세리에D, 아마추어 클럽팀에 가입하면서 바뀌기 시작하였다.
세리에D에서 그저 그런 모습을 보이던 사보이아는 98-99시즌, 세리에C/1으로 승격하게 된다. 이로써, 밀리아치오도 드디어 프로축구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세리에C/1에서 뛰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감독은 밀리아치오를 세리에D 팀인 푸테올라나에 임대 보낸다.
밀리아치오는 세리에D는 특유의 성실한 모습으로 자신의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임대되자마자 29경기에 출장, 6골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첫 세리에A 그러나, 실패
사보이아와 푸테올라나에서 뛰던 밀리아치오를 당시 세리에A에 있던 팀인 바리는 눈여겨보았다. 결국, 00-01시즌, 바리로 밀리아치오는 이적하면서 세간 이목의 집중을 받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 성급한 결정이었는지, 밀리아치오는 세리에A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다.
자신의 처지에 좌절한 밀리아치오는 결국, 한 시즌 만에 바리를 떠나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을 물색하였다. 그 결과, 나타난 팀이 바로 세리에C/2의 쥴리아노였다.
01-02시즌, 02-03시즌 두 시즌을 쥴리아노에서 보낸 밀리아치오는 59경기에 출전하면서 세리에C/2를 평정하였다.
다시 한번 도약의 길로
세리에C/2를 평정한 밀리아치오는 바로 03-04시즌에, 한 단계 윗 리그인 세리에B의 테르나나로 이적한다.
성실한 플레이와 온 운동장을 휩쓸고 다니면서 타이트하게 펼치는 그의 수비력에 감명을 받은 테르나나의 팬들은 그를 매우 사랑하였고, 결국 이적해오고 한 시즌이 지나고 나서 난생 최초로 주장 완장을 차게 된다.
하지만, 여러 하위리그를 돌아다니면서 쌓은 그의 실력은 이제 세리에 B마저도 뛰어 넘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은 알게 되었다.
아탈란타. 그리고 영원한 스승 콜란투오노
04-05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테르나나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뛰던 밀리아치오는 세리에A의 아탈란타로 이적한다.
아탈란타는 세리에B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세리에A로 승격한 첫 시즌이였지만, 역시 세리에A의 벽은 두꺼웠는지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밀리아치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적해오자마자, 여러 경기에 출장하면서 팀을 구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아쉽게도 아탈란타는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강등되고 말았다.
05-06시즌, 아탈란타는 페루자에서 감독 생활을 하던 콜란투오노 감독을 영입한 후, 다시금 세리에A로 복귀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감행하였다. 결국, 세리에B에서 우승하면서 다시 한 번 세리에A로 복귀한다.
06-07시즌, 다시 세리에A로 복귀한 아탈란타는 파죽지세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시즌 막바지에는 로마를 이기더니, 인테르와도 무승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국 마지막을 8위로 장식하게 된다. 특히, 밀리아치오는 이 시즌에 33경기에 출전, 2골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콜란투오노 감독. 그리고 팔레르모
아탈란타에서 뛰는 동안 콜란투오노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우면서 몇 단계를 도약한 밀리아치오였다. 하지만, 06-07시즌 도중,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밀리아치오를 키워 준 콜란투오노 감독이 팔레르모의 감독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밀리아치오는 06-07시즌, 남은 경기를 모두 출전하기는 했지만, 약간 페이스가 떨어졌고, 이는 새로운 감독의 전술과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아탈란타에서 뛰면서 콜란투오노를 잊지 못한 밀리아치오는 07-08시즌. 자신의 스승을 따라가기로 결심하고 팔레르모로 이적하게 된다.
당시, 팔레르모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로 인해 수비력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었고, 여러 선수를 물색하던 도중이었다. 결국, 팔레르모로 이적한 밀리아치오는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팔레르모의 수비들을 구해내었다.
한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팔레르모에서 없어선 안될 선수가 돼버린 밀리아치오였고, 주장 완장을 찰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베테랑 미드필더인 리베라니의 이적으로 인해 부주장에 지명되었다.
잘 나가던 밀리아치오였지만, 08-09시즌, 자신의 가장 강력한 적을 만나고야 말았다. 바로, 유벤투스에서 새로 이적해온 안토니오 노체리노였고,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유망주인 그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비록, 주전 자리는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노체리노에게 내주기는 했지만,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팔레르모의 전술에서 한 명이라도 빠지는 경우, 매번 밀리아치오가 나와서 그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언제나, 성실한 플레이와 미소를 잃지 않는 매너를 가진 밀리아치오는 현재, 아마우리 이후 팔레르모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되어있고,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가 되었다.
어린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에서 시작해서, 이탈리아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클럽까지. 밀리아치오는 재능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인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재능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밀리아치오를 본받아서 열심히 노력하면 결국은 성공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줄리오 밀리아치오 ⓒ팔레르모 구단 공식 홈페이지, 그림=ⓒ킹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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