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3.26 00:02 / 기사수정 2005.03.26 00:02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 0순위로 불리면서 상당히 부담을 안고 시즌을 치뤄야 할 삼성. 다만 선동렬 감독의 조련으로 상대적으로 마운드는 안심이 되고 있고 심정수-박한이-강동우로 이어질 외야진 역시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내야진이다. 겉으로는 화려한 듯 보이나 왠지 허전한 삼성 내야진에 대해서 한번 살펴 보자.
<1루수> - 3루의 '나비효과'에 의해 크게 요동칠 1루
1루수는 각 팀의 타격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맡기는게 대부분이다. 바로 수비의 부담을 줄이고 호쾌한 타격을 바라는 일종의 배려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작년 시즌 1루를 무난하게 지켜왔던 양준혁의 입성이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3루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 여파가 1루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것 역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양준혁선수의 말처럼 DH보단 1루 수비를 하면서 타격을 하는 것이 신체리듬적으로나 타격감각적으로 훨씬 나을 듯 보인다. 그러나 지난 시즌 양준혁의 1루 수비가 조악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서용빈-이숭용 같이 빼어난 수비를 보여주지는 못 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번트 쉬프트나 1루 강습 타구가 나올 때 허둥지둥 대던 그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만약 3루에서 김한수가 밀리게 되면 아마 그를 1루로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물론 양준혁 선수 입장에선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조치일진 모르겠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올해 연봉 4억을 받게될 김한수를 백업으로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단 선 양준혁- 후 김한수 1루. 양준혁 DH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듯 하다.
<2루수> - 가장 경쟁이 덜 한 곳. 하지만...
지난 시즌 현대에서 이적했던 박종호의 입성이 유력하다. 그의 유일한 경쟁자라 할 수 있는 강명구가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발을 앞세운 멋진 주루센스가 장점이었던 강명구는 지난 한국시리즈 9차전서 보여준 본헤드플레이 이후 알게 모르게 상당히 위축되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아무래도 올 시즌 그에게는 대수비-대주자의 역할이 주어질 듯 하다. 하지만 이 역할도 박빙의 승부에선 결승점이 되기 때문에 팀에서의 비중 역시 가벼운 것은 아니다.
<3루수> - 모든 내야진 변동의 핵심! 3루수~~!!
가장 경합이 심하다. 또한, 3루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타 포지션의 변동도 심할 것으로 생각되므로 자칫 잘못하면, 조직력이 생명인 종목인 야구에서 팀워크가 와해될지도 모른다.
일단 올시즌 4년 28억에 FA계약을 체결한 삼성도 '3루수 김한수에게 그 정도 액수를 재시한 것이라 그의 3루입성이 가장 유력하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타격에 호수비를 보여준 그로써도 3루는 97년 이후 8년여 동안 지켜온 그의 자존심이다. 하지만, 박진만에게 밀린 조동찬이 심상치가 않다.
시범경기에서 8할에 육박하는 장타율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익숙치 않은 3루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칫 그가 3루에서 밀려 1루로 자리를 옮기는 시나리오도 배재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양준혁 역시 영향을 받게 된다.
물론 3루 조동찬-1루 김한수 라인이 갖춰지면, 유격수 박진만 2루수 박종호와 더불어 내야의 제 1덕목인 수비가 최상이 될 수있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의문이다. 특히 조동찬에 있어서 더욱 그런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일단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김한수가 3루를 올해도 지키는 것이 될 듯 하다.
<유격수> - 박진만이 유일무이한 대안?
박진만이 4년간 39억을 받고 삼성으로 올 때만 해도 주전 유격수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가 데드볼도 아닌 수비중 공이 오른손에 맞으며 부상을 당하자 팀내에는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범경기 전 경기 출전 못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조동찬이나 김재걸이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조동찬의 가장 큰 잠재력은 '가능성'이다. 작년 타격이나 한 번 씩 나오는 어설픈 수비가 문제였지만, 올 시즌 이를 악물었는지 타격에서도 호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박진만이 프로 3년차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가능성'에 삼성의 미래를 걸어야 할 것이다.
다만 4년에 39억을 주고 온 선수 때문에 졸지에 백업으로 밀린 상황이라 아쉽긴 하다. 하지만 그가 분발해준다면 '제 2의 진갑용'이 될지도 모른다. 3년에 8억이란 돈을 주고 김동수를 영입하고도 진갑용이 갑자기 성장해 김동수를 벤치로 물러나게 한 것처럼 말이다. 현재까지는 그의 페이스 역시 그런 시나리오를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재걸의 경우는 프로 10년차에서 나오는 노련한 수비가 강점이다. 과거 김응룡감독 시절엔 그리 중용되지 못했지만, '지키는 야구. 이기는 야구'를 표방하는 선감독 밑에서 그가 상당부분에서 활약할 여지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나이의 부담(올해 33세)과 다소 작은 체구로 인한 타격에서의 장타가 부족한 것은 주전 유격수로는 다소 의문부호를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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