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17 01:18 / 기사수정 2008.11.17 01:18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날씨가 쌀쌀해지며 겨울이 성큼 찾아온 가운데,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농구도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1라운드도 어느덧 3주차까지 마무리되며 팀당 7~8게임을 치른 상태. 현재까지 두드러지는 것은 원주 동부의 뚜렷한 강세와 부산 KTF의 뚜렷한 약세, 그리고 나머지 8개 팀의 대혼전 양상이다. 5승 3패로 공동 2위에 오른 울산 모비스와 전주 KCC부터 2승 5패의 9위 서울 SK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형국이다.
물론 1위 동부와 10위 KTF 역시 얼마든지 위기와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한 게임 정도에 순위가 뒤바뀔 상황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연패 혹은 연승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추락하거나 도약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어느 팀도 안심할 수 없는 '안개 형국'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선두권을 형성한 동부와 KCC, 그리고 하위권으로 처진 SK와 KTF간에 맞대결이 펼쳐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승리한 동부와 SK는 각각 독주 채비와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패한 KCC와 KTF는 분위기가 침체하며 아쉬움을 낳기도 했다.
조금씩 판도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이번 시즌. 판도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지난 한 주의 프로농구를 되돌아본다.
▲동부의 독주 체제, 막을 자 누구?
동부는 지난주 3전 전승에 이어 이번 주도 2전 전승으로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가장 유력한 선두권 라이벌로 거론되던 KCC마저 큰 점수 차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여태껏 불안했던 수비 조직력과 김주성의 컨디션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동부의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 역시 3전 전승으로 기세를 높였다. 특정 선수의 엄청난 활약은 없었지만, 두 외국인 선수와 김현중, 함지훈, 김효범 등이 돌아가면서 골고루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난 3차 연장 후유증으로 체력적으로 부담이 컸던 안양 KT&G와 KCC를 연달아 상대했던 점에서는 행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다.
창원 LG는 2승 1패, SK는 1승 1패로 각각 나쁘지 않은 한 주를 보냈다. LG는 기대가 컸던 외국인 선수 아이반 존슨의 기량이 점점 올라오고 있어 다행스럽다. SK 역시 지난주 첫 승을 계기로 전체적인 플레이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런스 섀넌의 득점력이 여전하고, 신인 김민수도 프로 적응을 서서히 마쳐가는 분위기다.
▲중위권 대혼전…'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
KT&G와 KCC는 지난 맞대결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를 치르며 소모가 심했다. 그 후유증 탓인지 다음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대패하고 말았다. KCC는 그 다음 경기에서도 모비스에게 발목을 잡히며 연패했던 반면, KT&G는 대구 오리온스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다소 회복한 듯하다.
서울 삼성은 2연패 끝에 인천 전자랜드를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테렌스 레더에게만 의존하는 빈곤한 득점력이 가장 큰 고민거리. 전자랜드는 지난 13일 홈에서 연장 접전 끝에 SK를 꺾고 3연패를 끊었으나, 이후 다시 2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젊은 주축 선수들의 기복이 심하고 접전 상황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KTF는 이 주에 가진 첫 경기에서 오리온스를 잡고 기나긴 5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역시 이후에는 다시 2연패로 주춤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나쁘지 않음에도 막판에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오리온스도 김승현 없는 한 주를 보내며 1승 2패로 부진했다. 특히 5연패였던 KTF와 '3차 연장 후유증'에 시달리던 KT&G에게 패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부진에 빠지는 지름길, 부상을 경계하라
아직 시즌 초임에도 일부 팀들은 주축 선수가 부상당하며 애를 먹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팀은 바로 김승현이 부상으로 빠진 오리온스. 지난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김승현 없이도 1승을 올리며 희망을 보여줬지만, 이틀 후 바로 KT&G에게 패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정재홍과 김영수가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두 선수는 현재까지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코칭 스태프를 실망시키고 있다.
KT&G 역시 KCC전에서 양희종이 부상당하며 2경기를 결장, 선수 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다행히 기존 포워드 자원이 풍부해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지만, 황진원과 은희석 등도 몸이 완전치 않은 상태여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에 기뻐하는 팀도 있다. 삼성은 주 득점원이었던 이규섭이 복귀 후 점차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어 다행스럽다. 그간 차재영과 김동욱 등으로 공백을 메우려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SK 역시 조만간 김태술과 김기만이 복귀할 예정에 있어 이와 함께 반전을 노리고 있다.
▲위클리 MVP : 브라이언 던스톤(울산 모비스) 3경기 평균 15.3득점, 9.3리바운드, 1.7어시스트, 1스틸, 3블록슛
3주차의 MVP는 모비스의 브라이언 던스톤이다. 기록 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 있지만, 홀로 골밑 수비를 전담하다시피 하며 팀의 3연승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하다. 더구나 지난주 상승세였던 팀에서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긴 선수들이 달리 없었다는 점도 선정에 영향을 끼쳤다.
센터로서는 작은 신장에도 탄탄한 체격과 긴 팔을 이용한 골밑 수비력은 던스톤의 트레이드 마크. 공격 시에는 힘과 탄력을 바탕으로 꽂아넣는 슬램덩크가 일품이다. 그의 존재와 함께 모비스는 10개 구단 중 손꼽히는 단신 센터진을 보유했음에도 골밑 싸움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상위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같은 팀의 오다티 블랭슨도 평균 21득점, 8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하며 팀의 연승에 일조했다. 이전까지 비교적 부진했던 모습을 보이며 코칭 스태프의 속을 썩였던 그이기에 지난 한 주의 활약은 더욱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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