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정남의 친화력은 낯을 가리는 안정환도 사로잡았다. "친구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던 안정환은 어느새 "헤어지니 자꾸 생각난다"고 배정남을 이야기했다.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파일럿 '1%의 우정'에서는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설민석-김종민, 안정환-배정남이 만나 우정을 쌓아갔다.
안정환과 배정남은 만나기 전부터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만사가 귀찮은 귀차니스트 안정환과 아침부터 운동에 패션쇼로 시작하는 에너자이저 배정남은 전혀 치구가 될 수 없어보였다.
첫만남도 어색함 그자체였다. 안정환이 혼자 '보안관'을 보고 있는 영화관에 배정남이 등장했다. 둘은 배정남이 나오는 영화를 보며 어색함에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시간을 보냈다.
영화관에서 나온 뒤 배정남은 안정환에게 자신이 직접 만들어 온 페도라를 건네며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을 표했다. 그러나 그 모자가 제 스타일이 아니었던 안정환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는 청년들을 발견한 배정남은 안정환에게 2 대 2 농구를 하자고 제안했다. 안정환은 귀찮아했지만 농구 대결에 누구보다 열심히 임했다. 그러나 결과는 완패. 농구 대결 후에도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둘의 침묵을 깬 건 이번에도 배정남이었다. 그는 땀을 흘린 안정환에게 함께 사우나에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안정환은 정색을 하며 싫어했다. 처음 본 사람과 사우나까지 가는 건 그의 성격과 맞지 않았던 것. 그러나 배정남은 계속해서 "저희 집에 화장실 두개에요", "아니면 형님 집으로 갈까요?"라며 떨어지기 싫어했다.
결국 각자 씻고 만나기로 합의를 본 두 사람. 씻기 위해 집으로 가는 길에 안정환은 "나랑은 정말 안 맞는 것 같다"며 "약속 시간을 더 늦출까"라고 배정남과 함께 있는 시간을 피하고 싶어했다.
다시 만난 장소는 배정남이 즐겨 찾는 옷가게였다. 배정남은 전성기 시절 '테리우스'라 불린 안정환의 외모를 되찾아 주고 싶어했다. 그러나 몇번의 패션쇼 끝에 안정환은 지쳐갔고 배정남도 안정환이 이를 싫어한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도 배정남이 꾸며주는 대로 옷을 입은 안정환은 함께 이태원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 두 사람은 1%의 공통점 술을 찾아냈다. 안정환은 배정남이 즐겨찾는 길거리 술집을 보고 신기해했다. 술이 들어가니 진솔한 이야기도 하나씩 나왔다. 술 한 잔에 하나의 질문씩 던지며 둘은 조금 더 친해졌다.
본격적으로 자리를 옮겨 밥과 함께 술을 나눴다. 그 자리에서 둘은 할머니 손에서 힘들게 자랐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어릴 때의 외로움때문에 배정남은 사람들에게 먼저 말 붙이는 친화력있는 성격으로, 안정환은 오히려 사람을 피하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라게 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둘의 특별한 하루가 끝나고 배정남은 안정환에게 앞으로도 연락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안정환은 조금 더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날의 만남 이후 안정환과 배정남은 스튜디오에서 재회했다.
안정환은 배정남에 대해 "헤어지고 나니 묘하게 생각나는 매력이 있다"며 "덕분에 새로운 것을 많이 해봤다"고 어느새 배정남의 매력에 빠져 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친구를 계속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건 정규편성이 되면 말해주겠다"고 하는 '밀당'도 펼쳤다.
친한 사람들끼리 가는 여행이 아닌,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친해지는 과정이 예상 외의 재미를 선사했다. 게다가 누구에게나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오픈 마인드' 배정남은 이 프로그램과 잘 맞는 인물이었다. 굳게 닫혔던 안정환 마음도 결국 열어내는 배정남은 '1%의 친화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