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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이승엽 "심장이 떨어져나가는 느낌"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7.10.03 16:01 / 기사수정 2017.10.03 16:04


[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은혜 기자] '국민 타자'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진짜 안녕을 고한다.

삼성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1995년에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식을 치르며 22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이승엽은 마지막 경기 전까지 통산 1905경기에 나와 2154안타 465홈런 1495타점 1353득점 3할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다음은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이승엽의 일문일답.

-오늘 아침 기분이 어땠나.
▲솔직히 기분이 별로였다. 야구장에 가는 마지막 길이었다. 나한테는 심장이 떨어져나가는 느낌이다. 야구장은 내게 많은 것을 준 곳이고, 야구를 다시 안 할 생각을 하니 아쉽다. 어제까지는 전혀 못 느꼈는데, 오늘 아침은 뒤숭숭하고 씁쓸했다.

-마지막 경기의 목표는.
▲사실 어제까지는 안타와 홈런도 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보다 오늘 하루를 정말 부상 없이 잘 보내고 싶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안타를 치고 못 치고를 떠나 23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사람들, 팬들에게 가슴 속에 이승엽이라는 선수가 있었구나 전달하면 만족할 것 같다.

-주로 전성기에 나섰던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아주 감사하다. 나 때문에 (구)자욱이가 5번으로 갔다. 오늘 하루를 위해 바꿔준 것이기 때문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았을 때가 3번타자 1루수일 때였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그렇게 오더를 짜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릴까'란 질문에 모르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은퇴 투어 세리머니를 할 때도 가슴 찡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잘 참았다. 울 지 안 울지는 판단할 수 없다 .상황이 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걸 냉정하게 다스릴 수 있을 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은퇴사는 준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가만히 앉아있으면 오늘 어떤 말을 해야할까 생각하고 있다. 분명 내가 준비한 멘트는 10분의 1도 못할 것 같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일본에서도 보러오는 팬들이 있다. (일본 기자 질문)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8년 간 생활을 했는데, 열성적인 팬분들이 많았다.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원정경기까지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었다. 다 오시진 못하지만 이렇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감사드린다. 감사했다는 마음 전하고 싶다.

-은퇴 이후의 계획은.
▲정말 고민 중이다. 상의를 하고 있고, 아직까지도 결정되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다. 공부, 해설도 생각하고 있고, 다른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

-누가 은퇴를 가장 아쉬워할 것 같나.
▲부모님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항상 강조하신 아버지, 돌아가셨지만 어머니께서 몸을 많이 관리해주셨기 때문에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했다. 결혼해서는 아내가 16년 동안 부상 없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해줬다. 가족에게 감사드린다. 직접적으로 말할 기회는 없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다.

또 야구 쪽에서는 많은 분들이 계신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지도자로 저를 타자로 바꿔주신 박승호 코치님, 형같이 도와주신 박흥식 코치님, 백인천 감독님, 지바 롯데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정신 무장을 도와주신 김성근 감독님, 또 삼성에 돌아오게 해주신 류중일 감독님과 현재 김한수 감독님까지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분들이다.


-많은 국제 대회에서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는데. (대만 기자 질문)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실패도 했지만, 극적인 장면에서 안타와 홈런을 칠 수 있던 비결은 대한민국만의 끈끈한 관계로 집중력에서 단기전에서 발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다시 태어나면 야구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다. 가진 건 없을 수 있지만 그라운드에서 누리는 그 기쁨은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스타가 될 때까지의 과정은 너무나 힘들다. 연습도 많이 해야하고, 보통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러 야구장의 소회를 얘기했는데. 대구 야구장에 대한 소회는.
▲사실 부끄럽지만 시민구장은 너무나 낙후된 곳이었다. 라커룸에서 식사하고, 쉬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좋은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싶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2년 동안 생활하며 너무나 좋은 시설을 썼지만 성적이 안나서 팬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과도기는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떠나지만 후배 선수들이 이 좋은 야구장에서 침체가 된 라이온즈를 정상으로 올려놓을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

-오늘 아내가 시구를 하는데.
▲집에서 연습을 했는데 곧잘 던지더라. 올스타전 때 큰 아들이 시구를 했는데, 마무리를 아내가 할 수 있어서 구단에서 의견을 물으셨을 때 흔쾌히 찬성했다. 내가 없을 때 아버님도 시구를 하셨더라. 가장 가까운 아내가 시구를 할 수 있게 되어 의미있고, 감사하다. 내가 시포를 하는데, 공이 빠지지 않도록 온몸으로 막겠다(웃음).

-어떤 야구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팬들에게는 홈런 잘 치는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웃음). 늘 최선을 다했던 선수, 모범이 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이승엽에게 야구란.
▲내 인생이고 보물이다. 야구를 제외하고는 내 이름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야구로 얻은게 너무 많다. 죽을 때가지 야구인으로 살 생각이다.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찾겠다. 야구는 정말, '사랑'이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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