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창간10주년 인터뷰②에 이어) 다수의 사극에서 왕 역할을 해온 터라 배우 최수종 하면 왕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최수종은 이와 달리 친근하고 소박한 매력을 지녔다.
“실제로는 (왕 이미지가)하나도 없어요. 젊은 친구들도 '저 사람이 왕이야' 라고 하면 '설마' 이래요. 사극할 때는 복식호흡을 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달라지잖아요. 연기할 때는 빠져서 하는 거라 지금의 이런 모습하고는 완전히 다르죠. 흉내 내라고 해도 잘 못 해요. 가끔 라디오에서 왕 톤으로 응원해달라는 요청이 오는데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드라마 등 작품 활동뿐 아니라 최근 라디오, 연극,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올해 초 KBS 해피FM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 DJ를 맡아 27년 만에 라디오 진행자로 컴백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연극 ‘선녀씨이야기’를 통해 8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오랜만에 했어요. 예전에 드라마 할 때 어르신들이 연극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2년에 한 번씩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약속했는데 드라마를 한 번 하면 6개월, 길게는 훨씬 넘어가서 쉽지 않더라고요. 연극 무대가 좋긴 좋아요. 라디오와 비슷한 면도 있고요. 대사 한마디에 관객이 울고 웃는 모습이 눈에 다 보였어요. 드라마든 영화, 연극, 라디오 다 매력적이에요. 맞는 역할들이 있잖아요. 이제는 내 나이에 맞는 딱 맞는 옷을 찾고 싶어요.“
브라운관에서 선하고 착실한 이미지가 있는 그는 당위성이 있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사실 요즘 악역이 많이 들어왔는데 다 거절했어요. 대본을 읽어봤는데 당위성이 주어지지 않은 그냥 나쁜 놈이더라고요. 그냥 죽이는 거죠. 드라마에서는 선과 악의 이분법이라서 선이 이기고 악은 그냥 나쁜 놈이에요. 그렇다 보니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아니더라도 연기 잘하는 분들이 많고요. 그렇다고 제가 악역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배우인데 뭘 못하겠어요. 어떤 역할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1987년 KBS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데뷔한 뒤 지난해 '임진왜란 1592'까지 30년 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이미 인정받은 베테랑 배우이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또 이루고 싶은 새로운 목표가 있을까.
“이루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하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좋은 길을 걸으면서 우리의 본이 된 선배의 모양새를 따라가기 바라요. 이순재 선생님이 그 연세가 되도록 자기 관리를 하면서 활동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저 역시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
꾸준히 한 길만 걸으며 오랜 세월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최수종이다. 10년 전 대상을 받고 그간의 삶과 연기를 돌아본 그는 엑스포츠뉴스 창간 10주년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라디오 스튜디오에 가보면 10년이 넘은 사람들만 얼굴 모형을 떠서 놔뒀어요. 10년이라는 세월은 짧지 않은 세월이죠. 한길을 가는 게 어려운 요즘 같은 세상에 10년을 보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 자체로만 가면 나중에는 커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창간10주년 인터뷰④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