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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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승리의 공식

기사입력 2005.03.19 08:50 / 기사수정 2005.03.19 08:50

이은정 기자


"볼을 소중히 다뤄라!"

부산과 서울의 첫 번째 시합에 대한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농구는 확률의 게임이기에 공격기회를 소중히 하는 팀이 이길 수 있다.'

KTF가 삼성에 비해 약했다고 할 수 없지만 주어진 공격기회를 소중히 하지 못했다. 새로 영입된 디킨스 선수 득점력이 좋은 선수다. 그러나 KBL리그에서 시합 경험이 없는 채 플레이오프부터 출발했다는 것이 문제다.

수비는 희생정신이다. 팀을 위해 한발 더 뛰고 몸을 던지는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다. 27세의 선수라면 리그를 뛰어본 경험이 아주 없지 않을텐데 적극적이지 수비 자세가 아쉬웠다. 적어도기본적인 박스아웃만은 제대로 해줬어야 했다. 반대로 모슬리와 서장훈은 끈끈한 수비로 삼성이 무너지지 않고 따라갈 발판을 만들어 줬다. 

삼성은 주전중 4명이 두자리수 리바운드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그런 제공권의 우위 속에서 승부를 가른 것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삼성 선수들의 끈질김과 기본에 대한 충실함이다. 주희정, 이규섭 등 정규리그 경기에선 종종 포기하거나 집중력도 흔들리는 모습 많이 봤는데 역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란 큰시합에서는 또 다르다.

반대로 현주엽과 맥기를 제외한 다른 KTF 선수들은 공격기회에 지나치게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좋은 흐름에서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 선수들이라서 분위기에 많이 휩쓸리는 점이 있는데 이런 것은 처음부터 조절해줬어야 했는데 아쉽다. 

공격이 현주엽과 용병들로만 집중되면 후반 공격패턴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졌던 것이 패인의 하나다. 적어도 딕킨스가 스코얼러로서 역할이라도 제대로 해줬어야 했는데 외곽으로 빠져서 확률 낮은 슛을 쏘면서 공격의 실마리가 더더욱 풀리지 않았다.

삼성에 서장훈과 모슬리가 있었다면 KTF에는 현주엽, 조동현, 그리고 맥기가 있었다. 3쿼터 현주엽의 놀라운 활약과  꾸준한 궂은일 하는 맥기 그리고 스케일과 같이 코트에서 사라져버린 조동현은 시합을 끝까지 안개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리바운드에서 우위였을 뿐 삼성 역시 공격기회를 소중히 하는 것에는 한참 미흡했다.

양팀 다 좀더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 2차전도 문제지만 어느 팀이 올라가든 TG는 정말 쉽지 않은 팀이다. 질식할듯한 수비조직을 갖춘 TG는 상대의 허점을 쉽게 놔주지 않는다. 비록 턴오버가 양산된 시합이었지만 내용면에서는 기억에 남을 좋은 플레이가 많았다.  

골밑에서 압도적인 위용을 발휘하는 서장훈, 볼을 강탈하다시피 스틸한 뒤 원패스로 노마크 찬스 만들어주던 현주엽, 그리고 골밑에서 바스켓 카운트 만들던 노련한 현주엽, 스케일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조동현, 리바운드 하는 가드라는 옛 명성이 부끄럽지 않게 트리플 더블 만들 뻔한 주희정, 그리고 끈질기고 또 끈질기던 모슬리. KTF의 입장으로 가장 뼈아픈 것은 조동현의 5번째 파울이다.

과연 조직력을 다져서 나온 KTF와 삼성은 2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삼성은 스케일을 살리는 전술을 개발해야 할것이고 KTF는 공격루트를 다각화하고 좀더 수비를 탄탄히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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