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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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유럽식 배구에 빠르게 적응해나가는 문성민

기사입력 2008.11.06 18:29 / 기사수정 2008.11.06 18:2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6일 새벽에 벌어진 유럽배구 챔피언스리그 PEG 스카라 벨치토프(폴란드) 전에 참가한 문성민(22, 프리드리히스 하펜)은 팀내 최고 득점인 17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배구리그인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 나선 문성민은 팀의 주전세터인 티아책과의 호흡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곡선이 아닌 일직선의 빠른 토스를 구사하는 유럽식 배구에 적응하는 것이 문성민의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국내에서 빠른 토스를 공격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문성민은 스피드를 쫓아가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지금보다 한 템포 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격성공률이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문성민은 국내에서도 가장 빠른 공격수 중 한명이었지만 국내배구보다 훨씬 빠른 플레이를 선보이는 유럽식 배구에는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오늘 새벽에 벌어진 경기를 토해 훨씬 빨리 세터와 호흡을 맞춰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팀의 플레이에 녹아든 알찬 플레이도 나타났습니다.

현재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뛰고 있는 문성민의 역할은 주 공격수로서 많은 득점을 올려주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스코어를 올려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팀의 기대에 알차게 부응한 문성민은 높은 블로킹 사이로 볼을 때려내는 기교를 보여주었으며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각의 깊이도 좋아졌습니다.

오른손 공격수로서 라이트에서 볼을 칠 때, 직선 공격도 중요하지만 대각으로 깊숙이 때릴 수 있는 기술도 매우 필요합니다.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들에 비해 오른손 공격수들이 이점에서 불리한 면이 있지만 장대같이 높은 선수들의 블로킹을 비집고 깊숙한 각에 틀어 치는 공격은 한층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블로킹을 이용하는 공격 센스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한 경력이 독일리그에 진출해서도 문성민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칭찬할 점은 공격뿐만이 아닌 블로킹에서도 팀의 공헌에 일조를 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문성민은 배구 선수치고 작은 손을 가진데다가 어깨가 조금은 굽혀있어 블로킹을 잘할 수 있는 체격조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경기대 시절과 국가대표로 뛸 때도 늘 블로킹이 약점으로 지적을 받은 문성민은 2세트 후반에서 결정적인 블로킹 두 개를 성공시켰습니다. 20점 고지를 넘어서서 접전이 펼쳐진 상황에서 나온 문성민의 천금 같은 블로킹은 팀의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경기의 3-0 승리로 문성민이 더욱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위와 후위에 있을 때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준 문성민이지만 몇 번의 공격에서는 아직도 빠른 토스를 쫓아가지 못하는 아쉬움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문성민은 애초의 전망보다 빠르게 유럽형 선진 배구에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3일에 열린 남자배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만난 경기대 출신의 장신세터 황동일(우리캐피탈 지명)은 "연습 때에는 외국처럼 빠른 토스로 기민한 플레이를 펼치지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그러한 플레이를 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빠른 배구를 추구하는 국제배구의 흐름을 쫓아가려면 유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내프로배구도 너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한층 빠르고 다양한 플레이를 펼쳐야 한국배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 국제배구의 흐름에 녹아드는 문성민처럼 국내리그의 선수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사진 = 문성민 (C) 프리드리히스하펜 홈페이지]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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