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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최우수청소년 출신의 성실한 로마 MF 브리기

기사입력 2008.11.06 18:03 / 기사수정 2008.11.06 18:03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11월 4일 이탈리아 세리에A의 AS로마는 홈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FC와의 챔피언스리그 32강 A조 4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2승 2패 7득점 5실점으로 조 2위에 올랐다.

물론 32강 2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3위 지롱댕 보르도(프랑스)와 승점이 같고 자국리그에서 2승 1무 6패로 17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낙관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리그·챔피언스리그 A조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인 첼시를 완파한 것은 침체에서 벗어날 만한 계기로 충분하다.

첼시전에서 로마는 전 이탈리아대표 수비수 크리스티안 파누치(만 35세)가 1골, 몬테네그로대표 공격수 미르코 부치니치(만 25세)가 2골을 넣었고 브라질대표 수비수 시시뉴(만 28세)·이탈리아대표 미드필더 마테오 브리기(만 27세)가 각각 1도움을 기록했다.

두 골을 넣은 부치니치에게 아무래도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날 4-1-2-1-2 대형의 중앙 미드필더 중 왼쪽에 배치되어 로마 14인 중 2위, 양팀 28인 중 3위의 이동거리, 두 팀 평균 70%를 웃도는 80%의 패스정확도를 기록한 브리기도 로마 승리에 큰 힘이 됐다.

어느덧 20대 후반을 바라보는 브리기가 U-21 이탈리아대표 35경기 2골·2002년 세리에 A 최우수청소년이라는 화려한 청년기를 보냈음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리그 최다우승을 자랑하는 유벤투스에서 2000년부터 리그 11경기를 뛰긴 했지만 이후 여러 팀을 거치면서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3경기(선발 1)에 불과했다.

전년도 로마가 리그 2위·FA컵 1위·슈퍼컵 2위·챔피언스리그 준준결승의 호성적을 기록하는 동안 브리기는 28경기를 뛰었지만, 선발은 7회밖에 안 되어 주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 2회는 모두 교체투입이었으며 리그에서만 기록한 1골 2도움의 공격포인트도 대단한 것은 아녔다.

그러나 이번 시즌 브리기의 입지는 소리없이 강화됐다. 여전히 확실한 주전이라 볼만한 출전시간은 아니지만, 출전 경기 중 선발비율이 절반을 넘었고 경기당 2.2회의 반칙유도는 왕성한 활동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장점이 정립됐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2강 4경기 중 한 번만 결장했을 뿐이다. 3경기에서 평균 2.66회의 반칙유도를 기록한 브리기는 32강 3, 4차전에서 로마 선수 중 가장 긴 128.49미터의 이동거리와 팀 평균 67%를 너끈히 넘는 81%의 패스정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많이 뛰는 선수가 흔히 범하기 쉬운 잦은 경고·퇴장도 브리기와는 무관하다. 이번 시즌 브리기는 경고와 퇴장이 단 한 번도 없는 모범적인 선수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이어 중앙 미드필더로 민망한 수준인 공격포인트·유효 슛은 개선이 절실하다.

첼시전 승리를 계기로 대반격에 나서려는 로마에 공격력이 부족한 브리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고를 받지 않으면서도 중원에서 활동량과 정확한 패스를 겸비한 브리기의 성실함은 로마의 공격성이 강해질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마테오 브리기 (C) AS 로마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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