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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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SK - 서로 제 생각대로 Team

기사입력 2008.11.06 00:26 / 기사수정 2008.11.06 00:26

안준호 기자



연패와 연승의 두 팀이 만난 SK와 오리온스의 경기.

오리온스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진 감독. 이제는 적이 되어 오리온스를 다시 만났다. 또 김상식 감독도 김진 감독이 떠난 지난 시즌 김승현 선수마저 부상으로 일찍 시즌 아웃되어 만신창이가 된 오리온스를 다시 맡아 옛 영광의 재현에 나섰다.

이 두 팀의 경기는 흡사 김진 감독의 페이스 오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아직도 작전 타임을 부르면 김승현, 김병철 선수가 김진 감독에게 작전설명을 들으러 갈 것 같은 느낌 때문이리라…

SK가 원래부터 모래알은 아니었다. 최인선 감독이 이끌던 SK는 우승도 해 본 팀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모래알팀'이라는 별명이 붙더니, 정말 더도 덜도 아닌 모래알팀이 되어버렸다.

늘 선수 구성으로만 보면 우승 후보감인데, 시즌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외국인선수가 문제를 일으키던지, 아니면 국내 선수들이 풀리지 않든지 하는 다양한 이유로 팀은 모래알로 변해갔다.

물론 성적은 알다시피 최근 몇 년간 10개 팀 중 6팀이나 간다는 플레이오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가 지난해 반짝 김진 감독의 부임 후 플레이오프라는 델 한번 가 보았다.

이번 시즌, 모두들 방성윤이 빠진 SK의 어려움을 이야기했으나, 오히려 방성윤 빠진 SK가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방난사라는 별명의 방성윤이 빠지면서 모래알팀이 약간은 진흙팀이나 반죽팀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초반에 김태술의 공백이 있다고는 하나, 도저히 김진 감독의 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어설픈 프로농구팀이 탄생할 줄 몰랐다.

방성윤의 득점력을 메우기 위해 뽑은 섀넌은 방성윤 못지 않은 나 홀로 플레이에 시즌 초반부터 모래알 분위기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물론 섀넌의 이러한 나 홀로 플레이는 SK의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섀넌이 지금처럼 SK 선수들을 믿지 못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은 기대치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게다가 섀넌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SK 광고처럼 다들 제 생각대로 T를 외치며 팀전술은 간 곳 없이 단발성 일대일 공격만 해대는 것을 보면… 아! 정말 농구 재미없게 한다는 생각이 밀려든다.

이번 시즌 SK의 기대주는 단연 김민수다. 김민수는 기존의 다른 귀화선수처럼 갑자기 국내 팀에 드래프트 되어 적응기가 필요한 선수가 아닌, 국내 대학에서부터 차근차근 대표팀까지 성장한 알토란같은 선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이러한 김민수에게도 적응기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니 김민수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SK팀 전체에게 필요한 시간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김민수 선수 역시, 국내 농구계에 입문하여 국가대표가 된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이니 국내 프로리그에서 잘 살아남아 국가대표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지금처럼 팀플레이에 전혀 녹아들지 못하고 어설픈 공격을 보여주면 곤란하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섀넌과 잘 사귀어보라고 하고 싶다. 섀넌은 다재다능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폭발적인 득점력도 좋다. 이러한 섀넌의 득점력을 따라다니며 배우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섀넌과의 공격패턴을 더 적극적으로 연습해줬으면 한다.

3, 4쿼터에서 문경은이 보여준 섀넌과의 2대2는 바로 김민수 선수가 이번 시즌에 마스터해야 할 좋은 패턴이다. 잘만 익히면 신인왕도 한번 먹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김진 감독께 한마디만 드리고 싶다.

선수들의 생각대로 T보다는 감독의 생각대로 되는 Team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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