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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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 종영①] 송지나 작가였기에 아쉬움 남는 '용두사미'

기사입력 2017.09.20 10:30 / 기사수정 2017.09.20 09:34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왕은 사랑한다'가 초반 기대치와 달리 정치적 서사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로맨스 역시 급하게 마무리돼 많은 시청자가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지나 작가의 각색을 거쳤기에 더욱 아깝다.

지난 19일 종영한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사전제작드라마다. 제작 초기, 작가진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방영을 앞두고 송지나 작가가 직접 원작 소설을 각색한 사실이 알려지며 드라마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송지나 작가는 1990년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카이스트' 등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최근까지도 '태왕사신기', '힐러' 등 흥행작품을 남긴 스타 작가 중 한 명. 대표작인 '모래시계' 등을 보고 자란 세대뿐만 아니라, '모래시계'는 모르지만 '힐러'는 본 요즘 세대까지 포용한 몇 안 되는 베테랑 작가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송지나 작가 특유의 맛깔나는 말투와 대사가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당겼다. '역시 송지나'라는 말이 들릴 만큼 흡인력 있는 대본이었다. 이미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들도 송지나 작가의 각색이 궁금해 드라마를 보기도 했다.

왕원(임시완 분)을 둘러싼 정치적 지형을 그리는 데 송지나 작가는 집중했다. 혼혈왕자라는 왕원의 약점, 충렬왕(정보석)과 원성공주(장영남)의 갈등, 왕원과 왕린(홍종현)의 아슬아슬한 우정 등 이런 상황 속에서 왕원이 왜 권력에 눈을 뜨게 되고 어떻게 진짜 왕이 되는지가 관건인 것처럼 보였다.

특히 혼혈왕자인 왕원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반원파 송인(오민석)이 왕원과 충렬왕, 왕원과 왕린 사이를 이간질하고 역모를 작당하면서 로맨스만큼이나 중요한 정치적 서사가 탄탄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왕원이 권력에 욕심을 드러낸 건 은산(임윤아)을 향한 사랑 때문이었고, 이 부분은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못했다. 왕원의 광기나 집착 역시 원작에 비하면 한없이 약하게 그려졌다. 같은 서사라도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송지나 작가의 필력과 임시완의 연기를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또 왕원의 흑화를 위해 카리스마있던 원성공주의 사망을 이용하고, 최고의 악인으로 보였던 송인도 마지막 회에서 왕원, 왕린에게 빈틈을 보이면서 최후를 맞이했다. 일면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였던 은산이 마지막에 왕린과 해피엔딩을 맞아 왕원을 떠난다는 결말도 이승휴(엄효섭)의 내레이션으로 처리되면서 너무 많은 내용을 압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유스토리나인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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