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2 20:37 / 기사수정 2008.11.02 20:37
[엑스포츠뉴스=곽도원 기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부산과 서울의 경기결과였다. 부산아이파크는 지난 2일 정규리그 25라운드에서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전반 13분 일찌감치 터진 이승현의 선제골과 후반 최광희의 추가골을 더해 서울을 상대로 2-0 완승을 하였다.
성남과 수원을 차례로 격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서울이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13위로 하위권을 맴돌던 부산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하리라고는 귀네슈 FC서울 감독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토록 놀라웠던 부산의 저력에는 미드필더진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미드필더 안성민이 있기에 가능했다.
부산은 이날 안정환, 주승진, 서동원, 도화성 이렇게 무려 네 명의 주전선수가 부상과 경고누적이라는 이유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팬들 사이에 많은 우려를 낳았다. 특히 중앙 미드필드 지역을 책임지던 서동원과 도화성의 결장은 부산에게 치명적이었다. 상대팀 서울은 자타공인 최고조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부산 황선홍 감독의 혜안이 돋보였다. 과감히 꺼내든 안성민-핑구 조합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은 경기 내내 서울의 이청용과 기성용 등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들과 중원싸움에 전혀 밀리지 않으며 부산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특히 부산의 미드필더 안성민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리그 전반기 이강진과 함께 부산의 중원을 책임졌던 안성민은 부상 등의 이유로 후반기 서동원과 도화성에 밀려 그다지 많은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찾아온 선발 찬스에서 그는 화려하진 않지만 부산의 공격과 수비를 매끄럽게 이어주며 후반 43분 수비강화를 위해 김유진과 교체될 때까지 '청소부'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의 환호에 모처럼만에 환하게 웃으며 윗 유니폼을 벗어 던져 준 안성민의 얼굴엔 만족감이 가득했다. 적어도 올해 출장한 16경기에서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지난 9월, 경기장에서 기자와 잠깐 동안 나누었던 대화에서 "조금 더 공격적이고 화려한 역할을 하고 싶지 않나"는 질문에 그는 "물론 골도 많이 넣고 싶죠. 그러나 감독님의 지시대로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되뇌었었다. 그리고 그 말은 이날 경기에서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팀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안성민은 이날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이승현, 최광희와 함께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사진=안성민 ⓒ곽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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