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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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3월 8일자 경기 Review

기사입력 2005.03.10 03:46 / 기사수정 2005.03.10 03:46

이철규 기자
첼시 VS 바르셀로나 4:2 (1,2차전 합계 5:4)

전반전은 10번들의 뛰어난 기량과 마르케즈의 공백이 절실하게 느껴졌던 경기였습니다. 로벤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잉글랜드 축구의 기대주라는 것을 증명한 조 콜의 패스가 빛을 발하면서 이른 시간에 3골을 기록하는 등 바르셀로나의 3가지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 들었습니다.
 
팀내 NO.1 수비형 미들 에드미우손과 2번째 옵션인 모타의 장기부상에다 수비진에서 올라와 훌륭히 역할을 수행해주던 3번째 옵션 마르케즈마저 부상당함으로써, 레이카르트 감독은 알베르티니와 헤라르드 중 미드필드의 공중볼 싸움에 좀 더 능하다고 판단한 헤라르드를 기용했었습니다.
 
그러나, 4번째 옵션에 불과한데다 많은 출장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헤라르드는 첼시의 조직적이며 강력한 압박에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바르셀로나가 가지는 양날의 칼인 지오의 오버래핑 이후 빈공간에 대한 커버플레이에 실패함으로써 조 콜의 패스에 이은 첼시의 날카로운 카운터 어택을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바르셀로나의 다른 약점 중 하나인 수비시 공중볼 커팅에 약점을 가지는 것과 맞물려 초반 대량실점을 하고 만 것이지요.
 
지울리의 부상 이후 슬럼프 때문에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지나치게 왼쪽과 중앙에 치우치게 되는 또다른 약점 때문에 첼시의 막강 수비진에 쉽게 막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대로 바르셀로나가 허무하게 무너지는 가 싶었는데요. 바르셀로나에는 AC밀란과의 경기에서 판타스틱한 골을 성공시키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호나우딩요가 있었습니다.
 
1차전 페레이라에게 봉쇄당한 것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3실점 이후, 침착하게 PK를 성공시키는 것과 함께 마법과 같은 아웃프론트 슈팅으로 도저히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골을 만들어 내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냅니다. 경기 스코어 3:2가 되면서 실질적인 바르셀로나의 역전으로 전반전이 마무리가 되었지요.
 
그러나, 첼시의 중앙수비듀오와 체흐가 보여준 뛰어난 모습들은 좀처럼 바르셀로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고 그 이전에 수비형 미드필더 중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적료를 기록한 마켈렐레가 바르셀로나 공격의 템포를 끊어 놓았습니다. 볼 점유율은 60%대를 넘나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첼시의 전술인 미드필드에 상대의 볼을 묶어 놓은 이후 역습이라는 공식에 당하면서 계속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한 것이지요. 이때, 사실상 바르셀로나가 이기고 있는 경기였음에도 첼시가 보여준 침착함은 무척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논란의 여지가 많기도 하지만 중요한 타이밍에 테리의 헤딩골이 터집니다. 이 골 직후 지울리와 막시 로페즈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당시 첼시의 기세는 선수교체 이후 짧지만 분명히 생기는 미세한 틈을 놓칠 것 같지 않아 다소 늦은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결국 첼시의 잠그기를 풀어내지 못하고 바르셀로나가 패배합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의 약간은 불미스러운 행동이 있었지만 양 팀다 보여준 경기력은 이름에 걸맞는 것이었고 휘슬이 울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멋진 경기였습니다.
 
 
AC밀란 VS 맨체스터 UTD 1 : 0 (1,2차전 합계 2:0)

프리미어 리그 적응에 실패했던 크레스포의 한풀이였던 1, 2차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장내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다름아닌 야프 스탐이었지요. 오랜 부상을 떨쳐내고 최근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으면서 전성기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는 경기내내 수비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면서 맨체스터의 공격을 봉쇄했습니다.
 
양 팀의 공격은 카카와 긱스가 주도했는데요. 무엇보다 한 선수에게 치중하기보다는 명문구단다운 노련함과 완성도 높은 팀 조직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1, 2차전 내내 수준 높은 경기내용이었습니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짧은 패스워크와 이를 막는 강력한 협력수비와 맨마킹의 압박 속에서도 ‘왼쪽의 절대자’ 긱스는 자신의 이름값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카카 역시 크레스포의 포스트플레이와 코스타의 패스를 등에 없고 시종일관 날카로운 모습을 유지했었지요.
 
이후, 경기 중 코피 때문에 포츈과 교체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카푸가 빠른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크레스포의 막을 수 없는 헤딩골로 연결이 되면서 사실상 승패가 갈렸습니다. 경기 말미에 어린 선수들의 약간의 불미스러운 행동이 있기는 했으나 양 팀다 후회없는 최선을 다한 경기였고 명승부였습니다. 
 

리옹 VS 브레멘 7 : 2 (1,2차전 합계 10:2)

리옹이 윌토르의 해트트릭과 에시앙의 2골로 브레멘을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무참하게 무너뜨리면서 8강에 합류했습니다. 1차전 패배를 설욕하고자 완전히 부상으로 출장이 어렵다고 알려진 클라스니치와 클로제, 발데스 3톱으로 나섰는데요. 리옹역시 말루다와 윌토르, 고부라는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맞섰습니다.
 
경기의 승패는 골 결정력에서 갈렸습니다. 초반 5분내에 2번의 득점기회를 발데스가 무산시킨 것과 8분만에 윌토르가 노련하게 주어진 기회에 득점을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를 경기 8분만에 결정지어버리면서 브레멘의 의욕을 꺽어버렸던 것입니다. 교체 출장을 했을 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던 발데스의 골 결정력이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최선을 다하던 브레멘의 전면 공격을 쿠페골키퍼가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고부와 윌토르가 브레멘의 수비진을 헤집으며 에시앙에게 깔끔한 어시스트를 선사 연속 득점을 이루면서 기세를 살렸습니다. 이후, 미쿠와 이스마엘이 득점하면서 따라붙었지만 불타오른 리옹의 기세를 꺽기에는 역부족이었던 한판이었지요. 노장 윌토르의 진가와 최근 각 명문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던 에시앙뿐 아니라 유기적인 움직임에 공격적 마인드로 임한 리옹의 한판승이었습니다.


이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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