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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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번트 없는 시리즈, 왜?

기사입력 2008.10.18 11:40 / 기사수정 2008.10.18 11:40

김영환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환 기자]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이 되어서야 비로소 양 팀의 시리즈 첫 희생번트가 나왔다.

그러나 그마저도 삼성의 3루수 조동찬의 빠른 판단에 힘입어 2루에서 이대수가 아웃되면서 희생번트가 아닌 3루 땅볼로 기록이 됐다. 그보다 3회 뒤, 12회 초에 성공시킨 박진만의 희생번트가 이번 시리즈 첫 희생번트였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은 왜 이렇게 희생번트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통계적으로 아웃카운트가 적을 수록 그리고 1루보다는 2루, 2루보다는 3루에 주자가 있을 수록 득점 확률은 높아진다. 그렇다면 주자의 진루와 아웃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을까. 답은 아웃이다. 무사 1루의 득점확률은 40%였고, 1사 2루의 득점확률은 39%였다. (2007년 프로야구 기준) 1%차면 크지 않은 수치이지만, 이것은 단지 득점확률에 불과하다. 몇 점이나 득점했는지 여부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MLB의 통계 결과 무사 1루에서는 평균적으로 0.953점의 점수를 얻은 반면, 1사 2루에서는 평균적으로 0.725점의 점수를 얻었다. 0.2점의 점수를 손해보는 셈이다. 아웃카운트를 될 수 있으면 줄이는 것이 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희생번트를 대는 것은 득점확률 및 총득점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된다.

준PO를 포함, 이번 시리즈 내내 퀄러티스타트를 챙긴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준PO에서 5이닝을 던진 배영수가 그나마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였다. 이미 감독들의 구상에는 이번 시리즈는 1~2점으로 끝나는 승부가 아닌 것이다. 1차전 김선우가 4실점을 하자 빠르게 이혜천-정재훈 카드를 꺼내든 김경문 감독의 결심은 두산의 득점력을 믿은 데서 내릴 수 있는 결단이었다.



이날 승부도 결국 양팀이 4점씩을 뽑은 데서 비로소 다시 출발하게 되었다. 경기가 후반으로 치닫자 1점에 목마른 감독들이 그제야 희생번트를 감행하기 시작했다. 믿을 만한 선발이 없는 불펜 중심의 야구가 곧 희생번트 없는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확실한 것은 희생번트가 줄어들수록 점수가 많이 난다는 점이다. 점수를 주고 받으며 시소게임을 벌이는 동안, 팬들은 애간장이 탐과 동시에 더 큰 희열을 느끼는, 2008년 포스트시즌의 풍경이다.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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