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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춘제 리그' 한국에서도 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8.10.14 00:01 / 기사수정 2008.10.14 00:01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한국과 유럽이 같은 시기에 프로축구 리그를 한다?

K리그가 유럽 리그와 같은 시기에 펼쳐질 수 있을까? 최근 일본 J리그가 2010년부터 유럽과 같은 방식인 8월에서 5월까지 리그를 진행하는 이른바 ‘추춘제’를 시행한다고 밝히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일정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와 여러 가지 조건이 다른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같은 시기에 과연 리그를 치를 수 있을까? 일본이나 중동 쪽이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올 수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동절기에 날씨가 온화한 편이고 중동은 겨울이라는 개념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최근 기상 이변이 많다고는 하지만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프로리그 중 축구와 야구 등 야외에서 하는 종목들은 날씨가 춥지 않은 봄부터 늦가을까지 열리고 있다. 추운 겨울에는 실내 체육관에서 경기를 하는 배구나 농구 등이 열리게 된다. 일본이나 AFC가 세계적인 트랜드를 따라잡기 위해 가을부터 경기를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후조건 상 선수들, 그리고 관중들도 이러한 ‘추춘제’ 리그 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를 살펴보자. 유럽의 기후는 대부분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몰려있는 서유럽 쪽에는 대서양이 인접해 있어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바로 유럽의 빅3리그라고 할 수 있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의 리그가 열리게 된다.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열리는 시스템이 가장 적절한 곳인 것이다.

모든 나라의 산업이나 문화는 그 지역의 기후조건에 맞춰서 발달해 왔다. 축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선수와 팬들이 축구를 보기 편한 기후에 맞춰서 열리는 것이 당연하다. 유럽도 오래전부터 그들 지역의 기후에 맞춰 리그 시행 시기를 정한 것이고, 우리나라 등 아시아 국가들도 우리쪽의 기후에 맞게 리그 시행 시기를 결정한 것이다. 축구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가는 것은 좋지만 리그 시행 시기까지지 따라간다는 것은 좋은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AFC 등의 생각에 맞춰 고민하고 있다면, 우리나라가 세계적 트랜드에 뒤쳐진다 생각하지 말고 우리나라 축구팬들, 그리고 직접 뛰고 있는 선수들을 생각하면서 리그 운영을 하기를 바란다.

‘추춘제 리그 시행’을 프로 스포츠의 고른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축구, 야구 등이 봄부터 늦가을까지 열린다면 실내 스포츠인 농구, 배구 등은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열리게 된다. 각 종목마다 분명 팬들이 다르겠지만 일반 잠재적인 스포츠팬들을 고르게 흡수하여 프로 스포츠들이 고르게 발전하려면 지금과 같은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축구, 야구를 보고 11월부터 3월까지는 농구, 배구를 보면서 프로 스포츠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전체적인 스포츠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트랜드를 따라가기에 앞서 우리의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우리에게 맞는, 하지만 세계적인 트랜드에는 뒤쳐지지 않는 리그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K리그가 나아가야 할 목표라고 본다. 무조건적인 리그 시행 시기의 변경보다는 제도적인 내실을 더욱 다져 가면서 K리그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최영민 명예기자(ymchoi@footballcorea.com) / 사진 = 풋볼코리아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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