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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도 선진배구를 보고싶다

기사입력 2008.10.11 12:10 / 기사수정 2008.10.11 12:10

하완수 기자



최근에 우리 캐피탈이 구단 출범을 선언하고 모처럼 KOVO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이번 시즌부터 전격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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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V 리그가 더더욱 기다려지고 기대가 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어서 많은 배구팬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프로배구도 처음의 출범 당시의 팀의 숫자를 걱정해야 하는 때를 벗어나서 이제는 참여팀이 프로, 초청팀을 합쳐 7개 팀이 되어서 하나의 리그를 완벽하게 독립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부흥기의 기초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프로배구와는 동떨어지게 움직이고 있는 몇몇 부분들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AVC 컵을 통해서 남자, 여자 대표팀이 대회에 참여해 나란히 준우승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국가대표 2진급이 대거 포진되어서 나간 여자 대표팀의 선전은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성적이었으나 1진급들이 대거 출전한 남자대표팀이 준우승에 머문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게 합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세계 배구의 판도가 많이 바뀌고 그 외에 플레이의 방법이나 시스템들이 예전에 비해서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세계를 주도하던 브라질의 빠른 배구가 강서브와 수비로 대변되는 미국배구에 막히면서 이젠 강서브와 디그 후 이단공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스템으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배구의 흐름은 해가 갈수록 달라지는데 한국배구의 스타일이나 기술은 따라가지 못하고 점점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갈수록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번 AVC 컵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문상민과 박철우 같은 키가 좋고 점프가 좋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팀이 전혀 작전상의 고민이 보이지 않는 높은 배구를 구사하면서 상대 블로킹에 대해 고전을 했다는 부분입니다.

우리와 상대했던 이란은 우리의 플레이와는 확연히 다른 양쪽의 빠른 공격으로 1:1을 만들어주면서 블로킹을 분산시켰고  이후 고비 때마다 중앙 속공과 시간차를 구사하면서 한국의 블로킹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리시브 후나 디그 후나 똑같이 높은 토스와 작전이 결여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상대의 2인 블로킹을 계속 붙게 하였고  특히 박철우의 경우 거의 블로킹에 대놓고 때린다는 느낌의 받을 정도로  눈에 보이는 공격을 자주 보이면서 패배를 당했다는 부분이 앞으로의 걱정이 더더욱 커지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문성민 선수가 독일에 진출하면서 한 얘기 중에서 "자기 팀의 플레이나 토스가 너무 빨라 시합을 뛰면서 공격타이밍을 놓쳐서 애를 먹고 있다"는 부분만 보더라도 현재 한국배구의 속도가 세계적인 추세와는 동떨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프로배구가 7개 구단을 참여하는 운영상의 규모상의 문제가 일단 해결되었다고 본다면
이제는 이를 통한 세계 배구와의 흐름을 맞추고 최신배구 기술을 적용하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국내 배구팀의 감독중에는 김호철 감독님, 박기원 감독 등과 같이 선진배구를 몇십 년 동안 지도하고 몸으로 체험하신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세계배구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훨씬 용이합니다.

이제 배구팬들의 눈도 많이 높아졌습니다.

단지 플레이를 보고 환호하거나 열광하는 수준을 넘어서 좀 더 세밀하게 배구를 보고  전문적인 시각으로 배구를 즐기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중소도시에서 벌어진 9인제 배구 대회에 참석한 팀이 무려 120개 팀이 넘었습니다.
참고로 같은 날 다른 지역에서도 규모는 다르지만 2개의 전국규모 9인제 배구대회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프로배구가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팬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각 팀의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이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 중계가 들어오면서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인기가 한 때 시들했듯이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가 시작되면서 국내 프로축구와의 비교가 시작되면서 눈이 높아진 축구팬들로 인해 프로축구의 인기가 시들했듯이 이젠 프로배구도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가 문성민 선수부터 시작되면서 외국 클럽팀의 중계가 시작되면 언제 배구팬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모두가 가져야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국내 팬들에게 적어도 배구만은 세계의 흐름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시스템이나 플레이를 도입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우선의 승리가 아닌 5년 후 10년 후 배구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이 지금부터라도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국가대표팀의 경기에서 비록 결과는 졌지만 그들과 동등한 플레이와 빠르기로 당당히 세계배구의 흐름과 발맞추어 나가는 경기를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이번 V 리그를 통해 배구팬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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