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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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눈부신 재능을 가진 피겨 유망주 '박소연'

기사입력 2008.10.11 06:36 / 기사수정 2008.10.11 06:3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 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에 대한 시선과 관심은 항상 대단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태라서 많은 피겨 팬들은 흥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한국 피겨에 대한 관심을 가지려면 김연아 이후에 나오는 선수들에게도 시선을 고정시켜야합니다. 어느 선수들이 재능이 있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에 따라 한국 피겨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김연아의 등장 이후, 많은 피겨 지망생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증가가 눈에 띠고 있는데 이른 아침과 늦은 밤까지 작은 스케이트를 신고서 빙판을 누비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은 확실히 예전에 비해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어린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할 '재목' 중, 한 명은 바로 이번 달 초에 있은 제·10회 전국꿈나무피겨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점수 97.44란 노비스(13세 이하) 선수로서는 나오기 힘든 높은 점수를 받고 4급 부분에서 우승한 박소연(10, 전남 나주초)입니다.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어린 피겨 선수들 가운데 박소연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피트니스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어머니인 김정숙 씨의 영향으로 박소연은 어린 시절에 무용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궁극적으로 피겨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무용보다는 단지 '굵고 짧은 것'을 하고 싶었다는 김 씨의 생각에 어린 박소연은 토슈즈 대신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에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박소연의 고향인 전남 나주와 광주 등지에서는 본격적으로 피겨를 배우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제대로 배우려면 서울로 상경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김 씨는 광주지역의 피겨 강사 추천으로 알게 된 지현정 코치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지 코치는 청소년 때의 김연아를 지도한 바 있고, 2008 트리글라프 트로피대회 노비스 우승에 빛나는 윤예지(14, 과천중)의 코치이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피겨 선수의 길로 뛰어든 박소연은 지 코치의 조련 속에서 하루에 6시간을 초과하는 많은 훈련을 받았지만 곧잘 적응해 나갔습니다. 스케이트를 신고 많은 양의 연습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하지만 박소연은 무용 이상으로 피겨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시작한 피겨는 어느새 박소연의 인생이 되었고 빠른 시간 안에 박소연의 몸속에서 잠들고 있었던 '비범한' 재능들이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서울로 올라와 훈련을 받을 때에는 나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서울에서 일정기간 동안 훈련을 받고 난 뒤,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서 훈련을 하는 과정을 반복한 박소연은 피겨의 기초를 배워가고 지 코치의 조련을 받으면서 눈부시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 코치의 눈에도 재능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박소연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르쳐주는 것들을 습득하는 흡수력이 뛰어났으며 타고난 체력과 운동신경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빙판에 적응하는 능력과 학습력이 뛰어난 박소연은 다른 선수들이 한 달 과정에 배우는 것들을 불과 2~3일에 해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처음에 빙판에 들어설 때도 두려움보다는 재미있었다고 대답한 박소연은 이제 빙판이 자신이 연기를 할 무대가 되었습니다.

더욱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위해 김 씨는 박소연을 데리고 서울에 정착했습니다. 나주와 서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던 시절을 뒤로하고 체계적인 훈련 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박소연은 예전보다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잠들어있는 재능들을 하나 둘 씩 깨워나갔습니다.

현재까지 피겨선수로 들어선 지가 2년이 조금 넘은 박소연은 순식간에 3급과 4급 과정을 합격했습니다. 앞으로 이른 기간 안에 5급과 6급 승급 시험에도 도전하겠다는 박소연은 점프를 익히는 기간도 빨랐습니다.

박소연은 꿈나무대회에서도 더블 악셀은 물론, 더블 점프로 구성된 콤비네이션 점프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성공시켰습니다. 연습 시에도 더블 악셀을 비롯해 모든 점프의 성공률이 80~90%에 이른다는 박소연은 이제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토룹도 거의 완성해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또한, 박소연의 강점은 타고난 '체력'에도 있습니다. '힘이 좋다'라고 평가한 지 코치는 "소연이는 체력도 상당히 좋다고 본다. 롱 프로그램을 연습하다가 안 되면 계속 반복시키면서 연습하는데 길게는 30분 내내 쉬지 않고 탄 적도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어머니인 김 씨는 "소연이는 자전거와 인라인 타는 것도 완전히 프로급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세발자전거 대신 큰 두발 자전거를 타고 다녔으며 운동신경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라고 박소연의 타고난 체력과 운동신경에 대해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박소연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연기를 마음껏 표현해 내는 '끼'도 갖추었습니다. 무용을 하던 시절에 ‘북한 예술단’이라는 별명을 지녔던 박소연은 무대에만 서면 평소에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표정과 연기를 선보여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어머니까지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무대에만 서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박소연은 피겨선수가 선천적으로 가져야 될 점프에 대한 힘과 높이, 그리고 지치지 않는 체력에 표현력을 높일 수 있는 '끼'까지 갖췄습니다.

그리고 박소연은 아직까지 큰 부상을 겪지 않고 건강한 상태의 몸으로 트리플 점프를 습득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인 김 씨는 "다른 건 모르겠지만 그래도 소연이를 가장 좋게 평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큰 부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가 피트니스 분야에 일을 하고 있어서 기초체력 훈련과 몸 풀기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뼈를 보호하려면 그것을 보호해주는 근육이 중요한데 이러한 근력을 키우는 것과 부상을 방지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김 씨는 "소연이는 피겨를 하기 전에 무용을 한 적이 있어서 지금도 몸 풀기를 중요시하고 있다. 여기에 각 부위별로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시키고 있고 빙판에 들어서기 전에 지상 훈련의 과정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또한, 소연이는 선천적으로 뼈가 강해 보인다. 그래서 간혹 '통뼈'라고 부르기도 한다"라며 웃으며 답변했습니다.

지금까지 피겨를 하면서 아팠던 거라곤 다리에 작은 물집이 생긴 것과 새 신발을 신었을 때, 발이 조금 아픈 것이 전부였다는 박소연은 빙판 위에서의 발전 못지않게 부상을 방지하는 운동도 소홀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피겨 팬들 사이에서 '종합선물세트'라 불릴 정도로 피겨에서 필요한 모든 재능을 고루 갖춘 박소연이지만 지방에서 올라와 운동을 하는 어려움과 처음에는 멋몰랐던 피겨에 드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적지 않은 고생을 치러야했습니다.

어머니인 김 씨는 "처음에는 피겨에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지 몰랐었다. 그저 막연하게 무용보다 조금 더 들겠지 하고 생각을 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나도 피겨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이 세계에 들어왔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피겨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현실이란 벽에서 부딪힌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전용피겨링크장이 없는 관계로 인해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 빙상 장을 대관해서 힘겹게 훈련을 하는 열악한 현실이 어렵다고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뜻으로 시작한 피겨지만 딸이 너무나 좋아하고 특별한 재능까지 가져서 만족스럽다고 밝힌 김 씨는 "지금까지 지 코치님이 너무 잘 이끌어 주셔서 내가 나서지 않고 모든 것을 코치님께 전담하고 있는 편이다. 학부모가 딸을 위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도 있지만 지도자를 믿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꾸준하게 잘해나간다면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소연의 첫 피겨코치이자 앞으로 트리플 점프를 비롯한 중요한 기술들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만난 지 코치는 "재능이 많은 선수를 가르치는 것은 코치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에 앞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트리플 살코와 토룹에 이어서 룹과 플립, 그리고 러츠까지 모든 점프를 트리플로 완성시킬 예정이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 봤을 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며 박소연의 성장에 대해 고무적으로 평가했습니다.

10살의 나이에 벌써부터 '빙판 위의 발레리나'란 근사한 닉네임을 얻은 박소연은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역시나 김연아를 언급했습니다. 김연아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박소연은 아사다 마오와 사샤 코헨도 좋아한다며 수줍게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취재 내내 웃음을 잃지 않은 박소연은 빙판 위를 질주할 적에도 얼굴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빙판에 들어서는 순간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다는 이 어린 소녀의 미래가 한국 피겨의 또 다른 희망으로 태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 = 박소연, 지현정 (C)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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