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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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대구 잡고 부진 탈출 성공

기사입력 2008.10.05 17:01 / 기사수정 2008.10.05 17:01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장지영기자] 악연은 계속되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치러진 대구와 수원의 21라운드 대결은 또 한 번 악연만 확인하는 결과로 끝이 났다. 마주할 때마다 전적과는 상관없이 대 접전을  펼치는 두 팀답게 이날 대결 역시 그야말로 혈전으로 치러졌다.

전반전 - 기선을 잡아라

전반은 원정팀의 노골적인 기선쟁탈전으로 문을 열었다. 갈 길이 바쁜 수원이 시작부터 양 측면의 미드필더까지 끌어올리며 노골적인 공격선언을 한 것. 그러나 마음이 앞선 탓인지 오히려 역습상황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원이다.

반면 홈팀은 느긋하지만 안정적인 모습으로 상대의 파상공세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선보인다. 황지윤, 레안드로, 박정식이 수원 공격진 각각에 타이트한 밀착방어를 펼치는 가운데 발이 빠른 임현우와 노련한 백영철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상대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막아낸 것.

여기에 전반 12분에는 지난 5월 10일 35미터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에닝요가 또 한 번 수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프리킥을 선보이며 수원의 조급함을 더욱 부채질한다. 백민철 골키퍼의 선방과 수원 공격진의 부정확한 슈팅까지 더해지면서 수원의 찬스는 모두 무산되고 만다.

그러나 대구 역시 득점 찬스가 아슬아슬하게 무산되기는 매 한가지다 보니 전반 30분이 다 되도록 양 팀 모두 이렇다할 득점 없이 몸싸움만 치열하다.

결국, 격한 몸싸움은 대구가 전반 27분부터 교체카드를 꺼내들게 하였다. 지난 대결에서 좋은 플레이를 선보인 에닝요가 상대의 집중마크 끝에 부상으로 나오게 된 것. 결국, 전반 27분 에닝요 대신 지오바니가 투입, 대구는 일찌감치 공격에 변화를 더하게 됐다.

이 예상 밖의 교체가 원인이었을까. 전반 33분, 결국 수원에게 골을 내주고 마는 대구다. 시작부터 적극적인 플레이로 연신 대구 문전을 맴돌던 배기종이 에두에게 패스를 연결해준 것이 그대로 골로 연결된 것.

일단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수원은 이후 거침없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대구 수비가 허둥대는 틈을 놓치지 않고 5분 만에 다시 배기종이 추가골을 만들어 낸 것. 반면 대구는 공격의 키를 쥐고 있는 에닝요가 너무 일찍 빠진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2골을 앞선 수원이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대부분을 아래로 내리며 단단하게 잠구며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오기 시작한 덕분에 더욱 공격의 물꼬가 틀어막히는 홈팀이다.

후반전 - 2% 부족한 마무리

후반이 되니 수원의 선수비 후역습 양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런 가운데 후반 시작과 함께 임현우 대신 윤여산을 투입해 흔들리던 수비를 보완한 대구는 연방 상대의 문전을 두드려보지만 수원의 밀집수비를 뚫기란 여의치 않은 상황. 오히려 최성현과 배기종 대신 서동현과 김대의를 투입해 더욱 강한 공세를 펼치는 수원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수비 역시 최성환 대신 마토를 투입해 힘을 더한 수원은 오랜만의 승리를 못박고자 했다.

그러나 역시 대구는 대구다. 후반 30분, 수원 문전에서 벌어진 가벼운 혼전 상황에서 이근호의 패스를 이어받은 단짝 하대성이 기어이 골을 만들어낸 것. 15분 이상 남은 상황에서 한골차로 따라잡은 홈팀은 연이어 맹공을 펼치기 시작한다. 여기에 전반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수비 역시 윤여산의 투입 이후 점차 안정을 되찾으며 상대의 공세를 잘 끊어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이 모자랐다. 추가시간까지 총 공세를 펼치는 대구지만 중원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가담이 이뤄지는 수원의 수비벽을 뚫기에는 2% 부족했다.

최근 연이은 부진으로 선두 경쟁에서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수원은 지난 20라운드의 대패가 좋은 약이 됐다.

지난 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던 이운재는 이날 대결에서 좋은 선방을 펼치며 경기 초반 불안하게 흔들리던 팀의 수비를 든든하게 받쳐줬으며, 한때 대구에 몸을 담았던 홍순학과 최성환 역시 친정팀의 가슴에 망설임 없이 비수를 꽂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당황할 만큼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수비는 여전히 불안을 더하는 부분.

이 승리로 다시 성남과의 선두 경쟁에 불이 붙긴 했지만 생각만큼 많은 골득실차를 늘리지 못한 터라 또 한 번 추월당할 여지를 남긴 것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비록 6강 진출은 확정지었지만 시즌 초반 독보적인 모습을 다시 보기에는 갈 길이 남은 모습이다.

한편, 대구는 경기 초반 좋은 모습을 선보였음에도 키플레이어 에닝요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너무 일찍 교체가 된 것이 화근이 됐다. 에닝요가 프리킥 과정에서의 실수로 부상을 입으며 예상 밖의 교체카드를 사용한 이후 연달아 2골이나 내주는 모습을 선보인 것. 이후 후반 하대성의 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격의 키플레이어가 빠진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는 데는 실패하며 또 한 번 안방 패배를 기록하고 만다. 게다가 승점 획득에도 실패해 6강 진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남은 대진운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이번의 패배는 그 어느 때보다 뼈저리다.

이 대결로 수원은 다시 2위로 올라서며 성남과의 선두 경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그러나 대구는 또 한 번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하위권 추락의 기로에 서고 말았다.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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