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20 15:52 / 기사수정 2008.09.20 15:52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첼시 원정을 떠나는 것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현재 우리 팀의 전력과는 상관없이 첼시는 우리가 승리할 수도 있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경기를 하루 앞둔 20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67)이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남긴 말이다.
퍼거슨의 강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말이지만 그만큼 승리가 절실한 그의 현재 상황을 대변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겨우 4라운드가 진행됐을 뿐이지만 맨유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전통적으로 '슬로우스타터'인 맨유이기에 현재까지 그들의 행보를 시동을 걸기 위한 준비 단계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그러나 이제 슬슬 살아나야 할 시점에서 만날 상대가 하필이면 ‘푸른사자 군단’ 첼시다.
맨유전 복수를 꿈꾸는 첼시의 선수들
이번 대결은 맨유와 퍼거슨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비록 유럽축구연맹(UEFA) 수퍼컵 참가로 한 경기 덜 치른 맨유지만 이번 경기에서 패할 경우 선두 첼시와의 승점차가 9점까지 벌어지게 된다.
안 그래도 지난 시즌에 비해 중위권 팀들의 전력상승이 눈에 띄는 올 시즌이다. 초반 9점 차이는 우승을 다투는 팀으로서 매우 큰 점수 차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절박한 맨유와의 달리 첼시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지난 시즌에 당한 아픔을 되갚아주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첼시는 우승 문턱에서 무려 3차례나 무너졌다. 칼링컵 결승에선 토트넘 핫스퍼에 역전패를 당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선 초반 승점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맨유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에 맨유전을 앞둔 첼시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미하엘 발락은 “맨유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만약 우리가 승리한다면 지난 시즌과는 다른 반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필승 의지를 밝혔다.
또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보르도전에서 연속골을 터트리며 최근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 역시 "맨유가 강팀이지만 우리는 그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자신이 있다. 우리 선수들은 맨유를 꺾는데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맨유전 승리를 원하는 선수는 아마도 첼시의 주장 존 테리일 것이다. 그는 지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다행히 프리미어리그 심판국으로부터 맨시티전 퇴장으로 인한 출전 정지 취소 처분을 받은 테리는 맨유전 출전이 가능해진 상태다.
퍼거슨이 넘어야 할 스탬포드 브리지 무패신화
첼시는 현재 84경기 연속 홈 무패 행진 중에 있다. 지난 2004년 2월 아스날전 패배 이후 단 한 차례도 리그 홈경기에서 패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첼시의 본격적인 홈 무패행진이 시작된 경기는 2003/04시즌 풀럼과의 경기부터다.
이후 리그 홈경기에서 4차례 맨유를 맞이한 첼시는 3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란 이름으로 리그가 개편된 1992년 이후에도 첼시는 홈에서 맨유와 16차례 대결을 펼쳤고 6승6무4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의 기록을 살펴 볼 경우, 맨유가 스탬포드 브리지에만 오면 얼마나 작아졌는지를 알 수 있다. 1998/99시즌 0-0무승부 이후 첼시는 홈에서 맨유에 단 1패만을 허락했다.(5승4무1패) 특히, 본격적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시대가 열린 2003/04시즌 이후에는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있다.
최근 10년간 맨유의 첼시 원정경기 결과
1998/99 무승부 0-0
1999/00 첼시승 5-0
2000/01 무승부 1-1
2001/02 맨유승 3-0
2002/03 무승부 2-2
2003/04 첼시승 1-0
2004/05 첼시승 1-0
2005/06 첼시승 3-0
2006/07 무승부 0-0
2007/08 첼시승 2-1
물론 첼시가 최근 몇 년간 홈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84경기 연속 홈 무패 기록은 순수 리그 경기만을 의미한다. 리그컵, FA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까지 그 범위를 넓힐 경우 첼시는 72경기 무패행진 중에 있다.
그 와중에 첼시가 패한 경기는 두 번 있다. 첫 번째는 2005년 10월 찰튼과의 칼링컵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4-5로 진 것이며, 두 번째는 2006년 2월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2로 패한 것이다. 그 2경기마저도 가까스로 패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첼시를 상대로 이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리그 우승을 위해선 퍼거슨이 반드시 잡아야 할 첼시 원정경기다. 과연, 위기에 빠진 퍼거슨 감독이 2004년 10월 아스날의 무패행진을 저지했던 것처럼 스탬포드 브리지 무패행진마저 깨트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다가올 '수퍼 매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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