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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기자회견 "이번 올림픽은 모두의 승리…장애인 체육인에게 따스한 눈길을"

기사입력 2008.09.17 16:28 / 기사수정 2008.09.17 16:28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경주 기자] 열전을 거듭했던 베이징 패럴림픽이 이제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다. 

불편한 몸, 부족한 관심과 열악한 훈련 환경속에서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며 최선을 다한 선수단을 대표해 육상의 홍석만, 탁구의 문성혜, 수영의 민병언이 대회 마감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내내 세 선수와 김성일 선수단장, 장향숙 대한 장애인 올림픽 위원회 회장은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훈련 환경의 개선을 소리 높여 주장했다. 이하는 회견 전문


Q. 대회를 마감하는 느낌은?

홍석만 선수(이하 홍) :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인데 처음으로 단체 종목을 동료와 같이 뛰면서 호흡 맞출 수 있었던 기회를 가져 좋았다. 개인적으로 결혼 후 생긴 후 첫 메달이다. 가족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3~4년 이상 올림픽을 준비하며 운동에 매진하느라 가족들이 많이 고생했다. 좋은 성적으로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현지에 오기 전에도 많은 걱정 했다. 다른 선수들도 훈련 많이 했을 것이고, 중국 텃세도 심할 것이고. 나에 대한 견제도 있을 것이고. '선수 개개인에게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나?'라는 질문은 별로 중요치 않다고 본다.

메달보다는 내가 만족할 성적과 기록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올림픽에 대해 만족한다. 이번 대회 이후의 계획은 아직 없지만 후배와 가족들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문성혜 선수(이하 문) : 올림픽이 나의 꿈이었다. 목표는 4강이었는데 동메달까지 따내 무척 기뻤다. 정말 나한테는 행운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큰 기쁨을 얻었다. 여자 탁구 사상 첫 메달을 내가 따게 된 것도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민병언 선수(이하 민) :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서 장애인수영계에 좋은 소식을 안겨준 것 같다. 모두가 1위로 입상할 것이라고 기대하다 보니 부담이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금메달보다 은메달을 획득으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경험만큼 좋은 것은 없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번 경험 통해 다음 올림픽 때 더 좋은 소식 들려드리고 싶다. 도움 줬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드린다. 잊지 못할 올림픽이 될 듯하다. 장애인수영계에 많은 발전 있었으면 좋겠다. 나 말고 다른 선수들도 앞으로 좋은 결과 내줄 것이라 기대한다.

김성일 선수단장 :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선수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것이 많다.

우선 선수들 너무 잘해줬다. 대단히 만족한다. 처음에 큰 부상 없이 연습한 실력 이상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성적에 상관없이 우승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땀 흘린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다들 열심히 해줘서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 올림픽이 끝나고 이들의 또 다른 올림픽이 시작되는데 훈련 열심히 계속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장향숙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장(이하 장) : 여기 모여있는 선수들을 비롯하여 메달을 따냈던, 그렇지 못했든 간에 모든 선수들의 경험이 소중하다고 이 자리에서 얘기하고 싶다. 대단히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 기쁘다. 우린 선수단에 박정민, 이종례, 김기홍 등 한 종목에 혼자 출전, 고독하고 외롭게 훈련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떠오른다.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호응과 격려와 박수에도 감사를 드린다.

널리 알리기 위해 호흡한 언론인에게도 진심으로 공을 돌리고 싶다. 이 모든 사람들 박수와 호응과 노력이 선수들의 수준을 앞으로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홍석만 선수가 앞서 후배들을 위한 일을 앞으로 하고 싶다고 했는데, 홍석만처럼 장애인체육 발전 위해 공로를 세운 사람들이 후배들 가르칠 수 있는 계기도 만들고 싶다.

국회에서는 법으로서 장애인실업팀 창단에 어려움이 없도록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공기업과 사기업들은 장애인체육팀 운영이 기업들의 이미지 개선과 사회적 공헌의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실업팀을 많이 창단해달라. 적극적으로 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겠다. 선수들의 마음 담아 움직일 테니 많은 관심 기울여 달라. 이것이 런던 장애인올림픽의 첫 테이프를 끊는 일이라고 믿는다.

선수단장님을 많이 고생시켜 송구스럽다. 지도자분들, 선수, 가족 여러분 등 후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우리 선수들은 스포츠맨으로서 큰 경쟁에 뛰어들었고 때론 이기기도 하고 때론 지기도 했다. 큰 변화의 무대에 서 보았고, 그 경험은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그 가치를 통한 기쁨을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

Q. 베이징이 우리나라와 가깝다 보니 장관, 국회의원 등 격려 방문자가 많았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장애인스포츠 발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있나?

장 : 직접 와서 격려해준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거리상으로 가까워도 마음이 멀었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들을 직접 보고 격려해 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방문 기간 동안 느낀 바가 많다는 얘기를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애인체육의 지원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되는지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라며 "앞으로 같이 논의해서 대책을 마련해 보자."라고 다짐했다.

해단식도 공항에서 간단히 끝낼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자랑스럽게 거창한 해단식을 거행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주었다. 무엇보다 서로 장애인 체육에 대해 이해도를 같이하고 대책을 함께 찾아 나설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김 : 지자체들이 실업팀 창단에 문제가 되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고 들었다. 국회의원들에게 "장애인실업팀 창단이 공무원 정원 문제와 부딪히지 않게 법안으로 보장해 달라."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되면 지자체 단체장들이 팀 창단을 수용하지 않겠나. 심층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Q. 코리아 하우스는 장애인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텐데 IPC 선수위원 선거에서 김임연 선수가 고배를 마셨다.

장 : 김임연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코리아 하우스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김임연이 충분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홍콩 외에는 모두 유럽인이 당선됐다. 그것은 국제무대에서 아직도 우리 선수들이 언어문제나 유대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하는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코리아 하우스를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본래 목표했던 바의 80%는 해냈다 본다. 외국에서 코리아 하우스 오픈 자체를 놀라워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선수들 인터뷰도 매일 진행했고, 체계적인 정보 전달 노력에 대해서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소중한 첫 경험이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Q. 비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야구선수들도 열악한 시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다. 시설과 환경에 대한 문제점은 없었나?

홍 : 아직 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의 훈련이 국내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외국은 많은 경기, 이벤트를 수시로 만들어 교류경기와 초청대회를 하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다. 자주 경기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다. 이웃 나라 일본도 그런 면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민 : 탑팀이라는 제도가 처음 생기면서 많은 투자와 도움을 받았고, 전지훈련을 통해 비약적인 기록 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구청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레인을 빌려 쓸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내가 훈련할 수 있는 전용 레인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일반인이 수영하는 시설과 별 차이가 없는 이런 환경에서 경기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전지훈련도 좋지만 평상시에 혼자 작성한 프로그램대로 훈련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평상시 훈련에도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문 : 운동을 몇 년째 하면서 정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탑팀 제도에 대해서는 문제점도 있다.

국가대표에 발탁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자비로 외국대회도 나가며 꿈을 키워나갔다. 결국, 탑팀에 발탁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대회 출전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첫 출전이라고 해서 탑팀에 들지 못하는 것은 공평성에 어긋난다고 본다. 신인들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나눠줬으면 좋겠다.


[사진=(사진 왼쪽부터) 폐막 기자회견에 참가한 육상 홍석만, 탁구 문성혜, 수영 민병언(C)대한 장애인 체육회 제공]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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