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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GS 칼텍스가 대표팀의 주축이 된 이유는?

기사입력 2008.09.10 12:56 / 기사수정 2008.09.10 12: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태국 니콘라차시마에서는 제1회 AVC컵 국제 여자배구대회가 벌어집니다. 지난주에 코보컵을 마쳤던 한국여자배구선수들은 이 대회에 참가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국여자배구는 현재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5월 달에 있었던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서 카자흐스탄과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속절없이 패하며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중요한 올림픽예선전에서 최상의 전력으로 꾸며져야 할 선수구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일부 구단의 이기심으로 인해 선수차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협회와 연맹의 졸속행정은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냈습니다.

한국여자배구가 진심으로 명예회복을 노리려면 좁은 국내리그에서 백번 승리해봐야 이미 등을 돌린 팬들에게 어필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번 코보컵에 나타난 여자배구의 경기력을 보고 적지 않은 배구 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습니다.

너무나 단조로운 패턴 플레이에 세계 배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빠르고 강한 공격이 전혀 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연타공격의 반복으로 인한 경기의 흐름이 지루해져서 재미가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구기종목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주역인 조혜정 현 코보 경기위원은 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의 기본기 부재에 많은 아쉬움을 표명했습니다. 또한, 중, 고교와 프로에 걸친 한국여자배구의 자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남겼었습니다.

그리고 배구와 관련된 팬들의 게시판에서도 한국여자배구의 경기력과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는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대회에 다시 참가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국내의 좁은 리그에만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배구기술의 전반적인 발전은 국제대회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이 큽니다. 비록 이번 대회만이 아닌 내년에 있을 국제대회와 2010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서라도 국제대회의 참가를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9일 발표된 AVC컵에 참가하는 여자배구선수들의 최종엔트리를 보면 GS 칼텍스 소속의 선수들이 무려 8명이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네 팀에서 한명씩 뽑힌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한배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코보컵이 끝나고 난 뒤, 각기 다른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서로 호흡을 맞춰볼 시간적 여유가 극히 적다. 그런 의미에서 평소에 훈련을 함께 해온 특정 팀 선수 위주의 구성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현 대표팀 감독이 GS 칼텍스 소속이다 보니 이러한 엔트리가 만들어졌다"라고 최종 엔트리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했습니다.

현 국가대표 감독이 GS 칼텍스 소속의 이성희 감독이어서 자기 팀 선수 위주로 뽑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과 동시에 이번에도 타 팀에서 선수들의 국가대표 팀 차출을 막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강화분과위원회를 거쳐 상무이사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엔트리가 만들어 지기 때문에 감독이 전적으로 결정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며 "선수들의 대표팀 거부나 구단이 비협조적으로 나온 부분은 없었다. 서로간의 합의하에 최종 엔트리가 만들어 졌다"라고 밝혔습니다.

훈련기간이 극히 짧은 상황일 때, 특정 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대표팀 전력의 핵심인 김연경(20, 흥국생명)과 황연주(21, 흥국생명), 그리고 정대영(27, GS 칼텍스) 등은 지난 올림픽예선전 때 대표팀 차출 거부 건으로 징계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뒤숭숭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특정 팀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것이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대한배구협회는 이번 AVC 대회를 나름대로 중요한 대회라고 간주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대회와 국제대회가 얽혀있는 상황 속에서 모든 대회에 전력을 다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중요한 대회라고 여긴 AVC를 생각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전력을 지닌 대표팀 구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배구 팬들이 등을 돌린 점과 여자배구의 기량적인 성장을 생각했더라면 각 팀의 유망주들을 선발해 국제대회의 경험을 열어주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해 봤을 법한 일입니다.

조혜정 위원은 이번 AVC 컵의 전망에 대해 성적을 떠나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정도'로 해주는 것을 바란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남겼었습니다. 한국여자배구의 본격적인 명예회복은 내년부터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연경, 한송이(24, 흥국생명) 등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어 합세한 대표팀은 좁은 국내리그의 안주에서 벗어나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다져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진 = 이성희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C) 한국배구연맹]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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