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04 09:18 / 기사수정 2008.09.04 09:18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거침없이 달리던 폭주기관차 롯데가 멈춰섰다.
7월 27일부터 무려 38일간 계속되었던 승리의 행진이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는 11연승을 달렸고 2위 두산에 3연승을 따냈다. 5위 삼성에 3연승을 얻었고 3위를 달리고 있던 한화에 4연승이나 거두었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 강팀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얻어낸 결실이었다는데 무엇보다도 그 의미가 컸다.
그러나 그 연승의 행진은 아이러니하게도 최하위에 저지당했다. 5위 삼성도 3위 한화도 그리고 2위 두산도 못해낸 일을 꼴찌가 해낸 것이다. 과연 지난밤 LG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봉중근과 송승준의 대결은 시작부터 관심을 모았던 중요한 경기였다. 서로 미국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맛보았던 국가대표라는 점에서 과연 누구의 공이 더 위력적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진검승부의 장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봉중근이 기량면에서는 송승준을 다소 앞설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지만 롯데의 상승세와 더불어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타선의 지원을 받으면 그 반대의 결과도 충분할 것으로 보이기에 섣부른 예측은 낭패를 불러올 터였다. 아니 오히려 타선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봉중근이 더 불리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둘의 승부는 무승부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6회 투아웃까지 마운드를 지켰던 봉중근이 27타자를 상대하며 6안타 1실 점(비자책)한 반면 송승준도 6이닝 동안 24타자를 상대하며 5안타 무실점 했기 때문이다. 볼넷은 각각 3개씩 허용했고 봉중근이 몸에 맞는 공 하나가 있고 송승준은 폭투가 하나 나왔다.
투구 수도 봉중근이 96개였고 송승준도 95개로 단 1개 차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국가대표끼리 막상막하의 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결국, 승부는 둘 사이에서 가리지 못하고 송승준이 최향남에게 마운드를 넘겼던 7회 초에 갈렸다. LG는 롯데 3루수 이원석의 주루방해와 이대형의 스퀴즈 번트 그리고 박용택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 등을 합쳐 3점을 뽑아냈다. 롯데도 7회와 8회에 각각 1점씩을 뽑아내며 또 다시 역전으로 연승을 이어가나 싶었지만 득점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고 그렇게 연승행진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3위 롯데와 4위 한화의 승차는 2게임 그대로였고 다만 2위 두산과의 승차는 1게임에서 2게임으로 늘어났다.
LG로서도 이날의 승리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 비록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선발 봉중근의 호투와 오상민과 정재복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의 깔끔한 위기관리가 인상적이었고 야수들의 호수비와 타선에서의 응집력도 볼 만했다.
LG는 낙오자들이 아니라 도전자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뒤늦은 감은 있지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106게임을 소화한 LG의 잔여경기는 정확히 20경기가 남았다. 선두 SK와는 7경기로 가장 많이 남아있고 7위 히어로즈와도 4경기나 남아있다. 2위 두산과 5위 삼성, 6위 KIA와는 1게임씩만 남아있으나 3위 롯데와 3경기, 4위 한화와도 3경기가 남아있다.
즉 롯데와 한화는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LG와의 일전을 불사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LG가 지난밤처럼 끈기있는 모습을 유지한다면 프로야구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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