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01 10:20 / 기사수정 2008.09.01 10:20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수원과 부산의 K리그가 열렸던 31일은 여러 일이 많았던 날이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줬던 이경원, 이용대, 이효정 선수가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았고, 특히나 이 날은 故 정용훈 선수를 기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주말에서의 홈경기, 그리고 여러 운이 겹쳐 수원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마치 결승전이 이뤄지는 곳처럼 북적북적했습니다. 특히나 경기장 앞에서는 올림픽 선수들이 사인회를 하고 있었지요.
▲이경원 선수
후반 시간이 끝나고, 인저리 타임 4분. 이 4분 만 막아내면 부산은 소중한 승점 3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종료직전, 송종국의 코너킥이 상대 수비에 맞고 나온 것을 김대의가 왼발로 차 넣어 골을 만들어냅니다. 10초, 아니 5초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요. 역전극이라 해도 좋을 만큼의 기쁨에 수원 팬들과 선수들은 난리가 났고, 순식간에 무승부가 되어 버린 이 상황에 부산 팬들과 선수들은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
그동안 선방을 잘 해왔던 골키퍼 이범용 선수는, 골이 들어간 후에도 한참이나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그대로 경기는 종료되고, 부산 선수들은 마치 진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응원을 온 팬들에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을 위로하듯, 팬들은 괜찮다고 손뼉을 쳐 주었고 돌아오는 선수들을 황선홍 감독은 맞이하며 일일이 등을 두드려 주었습니다. 멀리서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황선홍 감독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못한 게 아니라고, 괜찮다고요.
그라운드에서 90분 이상을 온몸으로 뛰어다니며 노력했지만, 이긴 게 아닌 무승부는 어찌됐든 부산 선수들과 팬들에게 너무나도 많은 아쉬움으로 남을 듯싶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 바로 종료 직전 터진 그 골이 야속하기도 하면서. 또는 꿈 같은 이 현실이 너무 안타깝기도 하면서요.
그래서였을까요. 경기가 끝난 후에도 부산 팬들은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지켜봤습니다. 자신들만이 느꼈던 그 아쉬움을 곱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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